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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는 알츠하이머병 진단·치료제 개발 전쟁 중..."이것" 명심해야
지금 세계는 알츠하이머병 진단·치료제 개발 전쟁 중..."이것" 명심해야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2.05.30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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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 규모, 2026년까지 연평균성장률 6.5% 상승 전망
글로벌 시장의 미충족 수요 매우 높아, 조기진단의 필요성 부각
전 세계서 임상 3상에 진입한 신약 후보 물질은 31개, 원인 조절 치료제가 대부분
치료제 개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및 민간 기업에 대한 장기적인 전략과 투자가 중요
‘완화’의 개념이 아닌, 명확한 원인 ‘치료’의 개념으로 변화해야 할 것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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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치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그 원인에 따라 구분하는데, 약 62% 이상이 알츠하이머성 치매다. 우리나라 역시 65세 이상 치매 환자 4명 중 3명은 알츠하이머형 치매이다.

알츠하이머는 아밀로이드 베타로 구성된 병원성 아밀로이드 섬유 응집체에 의한 연쇄적인 작용으로 발병된다는 아밀로이드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알려졌다. 발병 원인은 뇌 속 아밀로이드, 콜린성 뉴런, 수상돌기 뉴런, 미토콘드리아, 대사이상, 그 외에 산화 스트레스와 신경염증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결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다양한 장애 요인으로 인하여 근본적인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실정이다.

◇글로벌 시장의 미충족 수요 매우 높아, 조기진단의 필요성 부각

전 세계 알츠하이머 환자는 약 5,000만 명으로 추산되며, 세계보건기구 WHO는 향후 2050년 1억 1,4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MARC 리서치 자료에 의하면, 글로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63억 4,000만 달러에 달하며,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 6.5%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알츠하이머병 약물들은 인지기능을 개선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목적 위주이며, 아직 근본적인 치료 약물이 없어 글로벌 시장의 미충족 수요가 매우 높다.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를 표적으로 하는 ‘아두헬름(Aduhelm)’이 지난해 세계 최초로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승인받기는 했지만, 약효와 부작용에 관한 논란이 여전히 지속하고 있다.

아두헬름은 임상 1상(PRIME 연구)에서 경증 알츠하이머병 대상으로 아밀로이드 베타 제거에서의 안전성(Safety)과 효능(Efficacy)을 확인했고, 패스트트랙(Fast Track)의 과정을 밟았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중증 알츠하이머병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시험에서 충분한 유효성을 입증받지 못해 임상 4상을 진행하는 조건으로 조건부 허가(가속화 승인, Accelerated Apporval)를 받은 상황이다. 또한, 유효성 입증 서류 부족 사유로 2022년 4월 20일 바이오젠에서 유럽의약품청(EMA) 승인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이처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상황에서 조기진단을 통해 관리 및 진행을 늦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부각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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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이오협회의 브리프 ‘알츠하이머병의 진단과 치료제 개발 동향’에서도 현재 근원적 치료법이 없지만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단계(Preclinical 또는 Prodromal 단계)에서의 조기진단 및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의 사용은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 개발에서 매우 효과적인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에는 진단 기술이 발달해 환자의 뇌척수액으로부터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을 측정해 질환 감별이 가능하다. 2022년 5월 4일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아밀로이드 플라그의 조기 발견을 위한 최초의 ‘Lumipulse G β-Amyloid Ratio(1-42/1-40)’ 체외진단(IVD) 테스트에 대한 마케팅을 허용했다. Lumipulse 테스트는 인간의 뇌척수액에서 발견되며 플라그 형성이 가능한 특정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 1-42와 1-40 농도의 비율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의료진이 환자의 특징적인 징후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뇌척수액 검사법의 경우 침습적이며,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는 국내에서의 비용은 120만~180만 원이고 해외는 4,000~5,000달러로 가격이 비싸고 방사선 노출 위험도 존재해 수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범용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어렵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기존 검사의 단점 보완이 가능한 대안으로서 혈액 내 바이오마커 기반의 알츠하이머병 진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유망한 혈액 내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로 아밀로이드베타(Aβ), 타우(Tau), 인산화 타우(phosphor-Tau)가 알츠하이머병 증상과 직접적인 마커로 알려져 있으며, 미세신경섬유 경쇄(Neurofilament light chain, NfL), 교섬유산성단백질(Glial fibrillary acidic protein, GFAP)등의 마커도 신경독성에 따른 마커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이 밖에도, 다양한 혈액진단 검사 및 대사체학 기반 검사 등을 추가하여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진단 정확도, 민감도, 특이도 등 진단 성능을 향상할 수 있는 진단 방법이 지속해서 개발되고 있다.

임상 3상 단계의약물용도별 분포(사진=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임상 3상 단계의 약물 용도별 분포(사진=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전 세계서 임상 3상에 진입한 신약 후보 물질은 31개, 원인 조절 치료제가 대부분

미국국립보건원이 운영하는 임상시험정보사이트(clinicaltrials.gov)의 2022년 1월 5일자 자료를 기준으로, 2022년 알츠하이머병 신약 임상 상황을 보면 전 세계에서 143개 신약후보물질을 대상으로 총 172건의 임상시험이 시행됐다.

임상 3상에 진입한 신약 후보 물질은 31개(임상 47건)로, 임상 2상 82개(임상 94건), 임상 1상은 30개(임상 31건)로 연구가 진행됐으며, 이 중 원인 조절 치료제(Disease-modifying therapy, DMT)는 143개의 전체 후보 물질 중 119개(83.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21년도 신약 임상에서도 DMT의 경우, 126개 전체 후보 물질 가운데 104개를 차지하며 82.5%의 높은 점유율을 보인 만큼, 해당 용도의 후보 물질은 꾸준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인지기능 강화제(Cognitive Enhancer) 14개(9.8%), 신경 정신행동 증상 개선제(Neuropsychiatric and behavioral)가 10개(6.9%)로 나타났다. 원인 조절 치료제(DMT)의 종류는 바이오의약품 40개(33.6%), 저분자 의약품 79개(66.4%)로 구분됐으며, 원인 조절 치료제(DMT) 용도의 후보 물질 임상은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 계열이 20개(16.8%), 타우 단백질 표적 계열이 13개(10.9%)로 나타났다.

◇‘완화’의 개념이 아닌, 명확한 원인 ‘치료’의 개념으로 변화해야 할 것

국내 바이오·제약업계도 줄기세포치료제, 펩타이드 의약품 등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젬백스앤카엘은 식약처로부터 중증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펩타이드 의약품에 해당하는 ‘GV1001’에 대해 3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으며, 차바이오텍은 줄기세포치료제 기반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아리바이오는 단일 기전 약물에 집중해 온 다국적 제약사들과는 다르게, 약물 하나로 여러 작용을 하는 ‘다중기작’ 약물을 개발 중이다. 에이비엘 바이오는 바이오 항체 치매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며, 브이티바이오는 T세포의 일종인 조절 T세포(Treg)를 이용한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세포 치료제로 ‘VT301’을 개발 하고 있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알츠하이머 환자 뇌 신경세포에서 과 발현된 특정 microRNA가 알츠하이머 질환의 원인일 수 있음을 밝히고, 뇌세포 투과율을 높이는 독자적인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과 결합한 anti-microRNA ASO를 개발 중이다. 메디포럼도 치매 치료 후보물질 ‘PM012’의 임상 2b·3상을 진행 중이다. PM012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소의 생성을 촉진하고 포도당 대사를 촉진해 신경세포의 재생도 증가시킨다.

이 밖에도, 셀트리온은 국내 경피용 약물전달시스템(DDS) 개발 기업 ‘아이큐어’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료용 도네페질(Donepezil) 패치제에 대한 식약처 품목허가를획득했다. 지금까지 도네페질은 제형 개발의 어려움으로 경구용으로만 상용화됐다. 하지만 알약은 복용량 제한이 있고, 치매 환자 특성상 복용을 잊는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소화기를 통해 흡수되기 때문에 위장관계 부작용뿐 아니라 혈중 약물 농도 변동이 수반되는 문제점이 지적돼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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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의 임상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의 조건으로 높은 민감도(Sensitivity)와 특이도(Specificity)가 요구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진단 개발법에도 이러한 점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치료제 개발의 경우에도 성공률이 매우 낮고, 최근 임상 3상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지만, 치료제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22년 기준 170여 개의 글로벌 파이프라인을 통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김지운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연구원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신약 개발의 성공확률이 낮은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및 민간 기업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과 투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현황 중 원인 조절 치료제(DMT)의 연구가 가장 많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전 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의 근원적인 치료를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앞으로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완화’의 개념이 아닌, 명확한 원인 ‘치료’의 개념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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