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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 걱정 없이 뇌 속의 치매 원인 제거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나왔다
염증 걱정 없이 뇌 속의 치매 원인 제거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나왔다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2.08.22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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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심각한 염증 부작용을 없앤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Gas6 융합단백질, 항체 치료제보다 더 효과적으로 알츠하이머 질병 인지 기능 개선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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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치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그 원인에 따라 구분하는데, 약 62% 이상이 알츠하이머성 치매다. 우리나라 역시 65세 이상 치매 환자 4명 중 3명은 알츠하이머형 치매이다.

알츠하이머는 베타 아밀로이드로 구성된 병원성 아밀로이드 섬유 응집체에 의한 연쇄적인 작용으로 발병된다는 아밀로이드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알려졌다. 비정상적으로 39~43개의 아미노산으로 잘린 아밀로이드 조각들의 응집체가 뇌에 쌓이면서 시냅스 손상과 세포 독성으로 발병한다는 것이다.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를 표적으로 하는 ‘아두헬름’이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승인받기는 했지만, 약효와 부작용에 관한 논란이 여전히 지속하고 있다.

이에, 부작용 없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 관한 필요성이 지속해서 대두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심각한 염증 부작용을 없앤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했다.

Gas6 융합단백질의 모식도. 죽은 세포를 제거하는 기작을 응용해베타 아밀로이드를 TAM 포식 수용체를 통해 제거하게 유도함으로써 항체 치료의 문제점인 염증 반응을 획기적으로 해결한다(사진=KAIST)
Gas6 융합단백질의 모식도. 죽은 세포를 제거하는 기작을 응용해 베타 아밀로이드를 TAM 포식 수용체를 통해 제거하게 유도함으로써 항체 치료의 문제점인 염증 반응을 획기적으로 해결한다(사진=KAIST)

◇KAIST, 심각한 염증 부작용을 없앤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KAIST는 생명과학과 김찬혁, 정원석 교수 공동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단백질 치료제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세포 포식작용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응용한 ‘Gas6 융합단백질’을 제작하고,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단백질 응집체)를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치료제를 개발했다.

KAIST 생명과학과 박사과정 정현철, 이세영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 8월 4일자 온라인 출판됐다.(논문명: Anti-inflammatory clearance of amyloid beta by a chimeric Gas6 fusion protein).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는 면역세포에 존재하는 항체 Fc 수용체의 활성 증가에 따른 베타 아밀로이드의 제거를 주요 기전으로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Fc 수용체의 활성화에 의한 염증성 면역 반응이 필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염증에 취약한 뇌에 부종이나 출혈이 생길 수 있음이 보고 되어 왔으며, 시냅스 손상과 인지 기능 회복 저하도 예상된다.

아두헬름과 같은 항체 치료제를 처방받은 환자들에게서 뇌부종(ARIA-E) 및 뇌 미세혈관출혈(ARIA-H)과 같은 뇌 염증성 부작용들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어, 알츠하이머병의 항체 기반 치료제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증폭됐다.

연구팀은 현 알츠하이머병 치료 전략의 문제점들을 극복하고자 ‘Gas6’이라는 세포 제거에 관련된 단백질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융합단백질을 제작했다.

(사진=)
Gas6 융합단백질에 의해 억제되는 신경 독성 및 염증 반응. a-c,베타 아밀로이드를 항체 치료제(Aducanumab)를 통해 제거하게 유도할 경우 신경 독성(a-b: 빨간 색 신경세포가 사멸하여 노란색 덩어리로 관찰됨)과 강한 염증 반응(c: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을 유발한다. 이와는 반대로 Gas6 융합 단백질 (αAβ-Gas6)을 통해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할 경우 신경 독성과 염증 반응이 모두 사라짐을 관찰할 수 있다(사진=KAIST)

◇Gas6 융합단백질, 항체 치료제보다 더 효과적으로 알츠하이머 질병 인지 기능 개선

Gas6은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죽은 세포들을 제거하는 과정을 매개하고 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항염증 효과를 통해 조직의 항성성 유지에 필수적이다. 따라서 Gas6 단백질의 죽은 세포를 인지하는 부위를, 항체의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하는 부위로 교체함으로써, 선택적으로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면서 항염증 효과를 가진 융합단백질(anti-Abeta-Gas6)을 제작 및 생산한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이 융합단백질이 뇌 안에서 선택적으로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함과 동시에 염증 반응을 오히려 억제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융합단백질은 아두카누맙과 같은 기존의 항체 치료제가 가지는 면역 반응에 의한 염증 작용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알츠하이머 질병 쥐 모델에서 뇌 안에 쌓여있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효과적으로 감소시켰다. 아울러 항체 치료제의 부작용을 유발하는 혈관에 쌓인 베타 아밀로이드를 뇌 미세혈관 출혈 없이 유의미하게 줄였으며, 또한 알츠하이머병에서 무분별하게 일어나는 미세아교세포에 의한 시냅스 제거 현상도 현격히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이 같은 다양한 장점들로 인해 Gas6 융합단백질은 항체 치료제보다도 더 효과적으로 알츠하이머 질병 쥐 모델의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개발한 Gas6 융합단백질은 다양한 뇌 질환에서 뇌 안의 침착을 보이는 독성 물질을 염증 반응 없이 선택적으로 제거 가능한 다목적 플랫폼이다. 이러한 형태의 치료제 플랫폼은 알츠하이머 질병뿐만 아니라 다양한 퇴행성 신경질환 및 자가 면역질환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많은 항체 기반 치료제가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는 뇌 조직 및 혈관에 쌓이는 베타 아밀로이드가 올바른 방식으로 청소되지 않았기 때문ˮ이라며 “Gas6 융합단백질을 통해서는 베타 아밀로이드가 염증 반응 없이 청소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낮을 뿐만 아니라 높은 인지 기능의 향상도 기대할 수 있을 것ˮ이라고 말했다.

KAIST 연구팀은 이번 Gas6 융합단백질 치료 기술을 기반으로 2021년 8월에 일리미스테라퓨틱스(Illimis Therapeutics, 대표이사 박상훈)를 설립했고, 향후 이를 통해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GAIA-Abeta, ILM01) 개발뿐 아니라, 표적을 타우 등으로 치환하는 치료제도 개발하여 다양한 확장 및 임상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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