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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 치료, “알츠하이머병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 찾는 게 중요”
알츠하이머병 치료, “알츠하이머병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 찾는 게 중요”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2.04.14 2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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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위험의 60~80%는 유전적 요인이 기여
영국치매연구소, 알츠하이머 발병 관련 42개 추가 유전자 발견
면역 체계에 의한 뇌 손상 기전, 염증 유발 종양 괴사인자(TNF) 유전자 클러스터 발견
알츠하이머병 치료 신약 개발 위해서는 질병 유전자의 지속적인 후보군 발굴이 중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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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치매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알츠하이머병은 아직 발병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완벽한 예방과 치료가 불가능하다.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아밀로이드 베타로 구성된 병원성 아밀로이드 섬유 응집체에 의한 연쇄적인 작용으로 발병된다는 아밀로이드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알려졌다.

알츠하이머는 아밀로이드-베타(Aβ) 반점(plaque)과 타우(Tau) 신경섬유 엉킴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발병 원인은 뇌 속 아밀로이드, 콜린성 뉴런, 수상돌기 뉴런, 미토콘드리아, 대사이상, 그 외에 산화 스트레스와 신경염증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결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다양한 장애 요인으로 인하여 근본적인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실정이다.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를 표적으로 하는 ‘아두헬름’이 지난해 세계 최초로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승인받기는 했지만, 약효와 부작용에 관한 논란이 여전히 지속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질환의 새롭게 발견된 유전자 우선순위(Prioritization)(사진=한국바이오협회)
알츠하이머 질환의 새롭게 발견된 유전자 우선순위(Prioritization)(사진=한국바이오협회)

◇영국치매연구소, 알츠하이머 발병 관련 42개 추가 유전자 발견

전 세계 알츠하이머 환자는 약 5,000만 명으로 추산되며, 세계보건기구 WHO는 향후 2050년 1억 1,4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이 알츠하이머병의 막대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발병 원인이 알려지지 않아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영국치매연구소(UK Dementia Research Institute)가 알츠하이머 발병 관련 42개 추가 유전자를 발견해 화제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새로운 42개 유전자 발견’이라는 리포트에서 영국치매연구소가 유전체 상에서 DNA 염기서열의 다양성을 분석해내는 GWAS(Genome-Wide Association Study) 메타 분석을 통해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으로 보이는 잠재적 후보 유전자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전자(Gene)는 신체의 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며, 유전자의 작은 변화와 같은 문제가 발하면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는 것은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알츠하이머 위험의 60~80%는 유전적 요인이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영국치매연구소는 알츠하이머 발병과 관련된 42개의 추가 유전자를 발견했다.

대부분의 알츠하이머 환자는 60대 중반 이후에 증상이 뚜렷해지는 후기 발병 알츠하이머병 형태를 가지며, 대표적으로 APOE 유전적 변이가 있으면 위험이 증가한다. 그중에서도 APOE ε4 대립 유전자가 있으면 알츠하이머 발병이 더욱 높아진다.

APOE는 체내 지질 및 콜레스테롤 운반체로 E2, E3, E4 세 가지 유전형이 있으며, 그중 APOE4 유전형을 가진 사람의 경우 치매 발병 위험이 3~15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와 관련해 국립보건연구원 조철만 박사팀은 APOE4가 자가 포식작용에 관여하는 FoxO3a를 억제하여 치매 환자 뇌에서 발견되는 인산화된 타우단백질의 축적을 유발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낸 바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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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 치료 신약 개발 위해서는 질병 유전자의 지속적인 후보군 발굴이 중요

영국치매연구소는 GWAS 메타분석을 통해 알츠하이머 환자군 111,326 케이스, 대조군 677,663 케이스를 비교한 결과, 알츠하이머 발병과 관련하여 총 75개의 위험 유전자를 확인했으며, 그중 42개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유전자를 추가로 발견했다.

새로 발견된 위험 유전자 중 하나는 면역 체계에 의한 뇌 손상 기전에 관련된 것이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뇌 면역세포 기능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뇌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물질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감지하면 활성화되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포식·분해하는 청소부 역할을 한다.

해당 연구에서는 유전자 경로 분석(Pathway enrichment analysis)을 통해 LUBAC이라는 면역조절 알츠하이머병 및 치매와 뇌의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의 관련성을 확인했다.

또 하나, 새로 발견된 위험 유전자 중 하나는 염증 유발 종양괴사인자(TNF) 유전자 클러스터다. 이 유전자 클러스터는 면역-염증 반응에 중심 역할을 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TNF-α)과 관련된 것으로, 이는 뉴런 시냅스 손실 등 퇴행성 질환의 분자생물학적 표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뇌에서 항-TNF-α는 아밀로이드 플라그와 타우의 인산화를 감소시킨다.

이와 연관하여 최근 알츠하이머의 치료 방향은 아밀로이드 베타의 형성 과정과 분해 과정, 일련의 면역-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한국바이오협회 김지운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 발병 예측 및 기전 규명을 위해 대규모 코호트를 기반으로 리스크 유전자를 새롭게 발견한 데 의의가 있으며, 향후 이는 유전적 지표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히며 “알츠하이머의 근본적인 질병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는 높지만 현재까지 승인된 신약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질병 유전자의 후보군을 계속해서 발굴하는 것은 질환 발생 위험도의 예측도를 높이고 알츠하이머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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