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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치료제 테코비리마트 504명분 도입 확정, 초기 대응 충분할까?
원숭이두창 치료제 테코비리마트 504명분 도입 확정, 초기 대응 충분할까?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2.07.06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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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치료제 504명분 9일 도입…3세대 백신 5,000명분 계약 진행
WHO "감염 90%가 유럽서 발생…긴급조치 필요" 경고
미국에선 대응 느려 확산 키운다 지적도…

[바이오타임즈] 원숭이두창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치료제와 백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와 같은 대유행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한 빠른 확산세에 WHO의 긴급조치 촉구에 이어 미국에선 확산 속도에 비해 대응이 지나치게 느리다는 비판도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방역당국, 원숭이두창 치료제 '테코비리마트' 7월 중 도입...효과는?

중앙방역대책본부가 5일 원숭이두창 대응을 위해 치료제와 백신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 치료제인 '테코비리마트' 504명분은 오는 9일 도입될 예정이다.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가 있는 3세대 두창 백신 '진네오스' 5,000명분(1만 도즈)을 국내 공급하기 위한 계약도 진행 중이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도입되는 치료제 물량은 초기 대응에 충분한 수준"이라며 "향후 발생 양상을 고려하면서 필요하면 추가로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도입되는 원숭이두창 치료제는 테코비리마트다. 미국 시가테크놀로지가 사람두창(천연두) 치료를 위해 개발한 항바이러스제다. 지난 2008년 발표된 임상 1상 시험결과에서 바이러스 성장 억제 효과가 있으며,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상 2상 시험은 진행 중이다.

테코비리마트는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원숭이두창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성인과 몸무게 13kg 이상 소아에게 투여가 가능하다.

 

(사진=미국 시가테크놀로지)
국내 도입되는 원숭이두창 치료제 '테코비리마트'(사진=미국 시가테크놀로지)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 2018년 임상시험과 동물실험 결과를 토대로 경구용 캡슐 제형의 테코비리마트를 승인했다. 지난 5월에는 경구용 캡슐 투약이 어려운 환자를 위한 정맥주사 제형도 승인했다.

뒤이어 캐나다와 유럽 의약품청(EMA)이 각각 2021년 11월과 2022년 1월에 차례로 테코비리마트를 승인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5월 30일 테코비리마트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효과적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럽의약품청과 노르웨이 의약품청(NOMA)은 두창 백신 접종 후 부작용 발생 시에도 테코비리마트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또 치료제 외에 3세대 백신 '진네오스(또는 임바넥스)' 도입을 위해 제조사 바바리안 노르딕과 협의 중이다.

현재 정부는 원숭이두창에 85% 효능을 보이는 2세대 두창 백신 3,502만명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접종방식이 까다롭고 부작용 우려가 있다. 1명당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는 3세대 백신은 일반적인 피하주사 방식으로 접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에서 이러한 3세대 백신을 의료진과 밀접 접촉자 등에 접종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원숭이두창에 노출된 뒤 4일 안에 백신을 접종하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고 노출 후 14일 안에 맞으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세계 확진자 90% 나온 유럽, 2주 새 또 3배 폭증…WHO, 긴급조치 촉구 요구

각국이 치료제와 백신 확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가장 많은 지역인 유럽에서는 최근 2주 동안 확진자가 3배나 늘었다.

WHO는 유럽 내 빠른 속도로 퍼지는 원숭이두창을 두고 긴급조치를 요구했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 중 90%가 유럽의 31개국, 확진자는 4,500건에 달했다.

한스 클루게 WHO 유럽 지역 국장은 “원숭이두창이 유럽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영향을 받지 않은 지역으로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며 “확산세를 막기 위해선 유럽 국가 간의 조율을 거쳐 긴급 조치에 돌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HO는 지난달 23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 여부를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원숭이두창이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하지만 원숭이두창 확산 사례를 모니터링 한 뒤 다시 PHEIC 결정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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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대응 가능 VS 대응 느리다

미국에서는 희귀 감염병인 원숭이두창 감염 확산이 계속되면서 이 질병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원숭이두창 진단, 백신접종, 치료제 처방 모두 느려 이 질병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 정부는 아직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미국 정치 전문지 더힐은 지난 3일(현지시간) "감염병 또는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미국 행정부가 원숭이두창 발병에 대응이 너무 느려 해당 질병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며 "코로나19 유행 초기 행한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지원 단체인 '프렙포올(Prep4All)' 제임스 크렐렌슈타인 설립자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예방 가능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코로나19 초기 대응으로부터 교훈을 얻은 것이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미국 CDC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7월 1일 기준 전 세계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는 52개국에서 5,783건 보고됐다. 영국이 1,235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독일(1.054명), 스페인(800명), 프랑스(498명), 미국(459명), 포르투갈(402명), 네덜란드(288명), 캐나다(287명), 이탈리아(192명) 등이다.

이 같은 이례적인 확산세에 국제선 증편과 각국의 출입국 제한 조치 완화로 인한 해외 입국량 증가가 원숭이두창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 유증상자의 자발적 신고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대 21일(3주)에 달하는 긴 잠복기 특성상 조기 발견이 추가 전파를 막을 수 있는 최선의 예방책이라는 입장이다.

임숙영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지난달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원숭이두창은 21일이라는 긴 잠복기로 인해서 입국 현장에서는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발생 국가 방문 이후 의심 증상이 있는 이들의 자발적인 신고와 적극적인 검사가 국내 유입을 막고 지역사회 확산을 억제하는 데 가장 중요한 선행조치"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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