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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확률 낮은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국내 기업의 개발 현황은?
성공 확률 낮은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국내 기업의 개발 현황은?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3.06.13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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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브비 등 파킨슨 치료제 개발 중인 유수의 기업들, 좋지 않은 결과 잇달아 발표
파킨슨병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9년 115억 달러(14조 9,500억 원) 전망
근본적인 병의 원인을 개선하는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여전히 높아
메디헬프라인·에이비엘바이오·카이노스메드·에스바이오메딕스 등 국내 기업도 개발 한창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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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전 세계 약 1,000만 명이 앓고 있는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PD)은 알츠하이머병과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이다.

국내 인구 10만 명당 파킨슨병 유병률은 27.8명이다(질병관리청 자료). 1만 명 가운데 2~3명꼴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60세 이후 발병률은 10만 명당 166명으로 6배 가까이 치솟는다. 급격한 인구 고령화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어, 2040년 약 1,420만 명의 환자가 발병할 것으로 예측된다.

파킨슨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뇌의 흑질 부위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되어 도파민 부족으로 인해 느린 동작, 떨림, 강직 및 보행 장애 등의 운동 증상과 인지기능 저하, 정신과적 증상 등의 비운동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정상인보다 무려 6배 이상 높으며, 사망률도 3배나 높다. 이 병은 세포가 죽어가는 속도가 정상적인 노화 속도에 비해 빠르고, 뇌의 특정 부위가 주로 손상되는 특징이 있다.

지금까지 연구 개발된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 수술치료, 물리치료 등 3가지가 있다. 이 중에서는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기존의 파킨슨병 치료제들은 도파민(Dopamine) 보충제 혹은 증상완화제로서, 파킨슨병의 근본적 원인이 되는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의 죽음을 억제하는 치료제는 없다. 파킨슨병 치료는 환자가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하는 것이 1차 목표이며, 최소 용량의 약물로 진행하는 치료를 지향하고 있다.

현재 도파민 효능제, COMT 효소 억제제, 마오-B 효소 억제제, 레보도파(Levodopa) 등을 사용해 환자가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처방이 이루어지고 있다.

도파민이 뇌혈관 장벽(blood-brain barrier, BBB)를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도파민 생성을 위해서는 레보도파를 사용해 뇌혈관 장벽을 통과하고 뇌에서 뉴런이 도파민으로 전환시킨다. 다만 레보도파는 처방 후 6년 이상이 경과하면 약 75%의 환자에서 이상운동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은 질환의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임상에서의 어려움 등으로 높은 투자 비용 대비 성공 확률은 매우 낮다. 최근 파킨슨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던 유수의 기업들도 좋지 않은 결과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애브비는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ABBV-951의 미국 FDA 승인에 실패했으며, 펩트론이나 디앤디파마텍 등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임상 2상에서의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병의 원인을 개선하는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여전히 높다. 파킨슨병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9년 35억 달러(4조 5,500억 원)에서 2029년 115억 달러(14조 9,500억 원)로 연평균 12.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이 2019년 기준 약 18억 달러(2조 3,400억 원)로 전체 파킨슨병 시장의 51.5%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이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시장의 성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신약 개발에 한창이다. 각 기업이 개발 중인 파킨슨병 치료제의 차별성은 무엇이며, 개발 단계는 어디까지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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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헬프라인·에이비엘바이오·카이노스메드·에스바이오메딕스 등 국내 기업도 개발 한창

메디헬프라인은 지난 3월 국내에서 천연물 기반 파킨슨병 신약 후보 ‘WIN-1001X’의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WIN-1001X의 주성분은 고본·원지·용안육 20%에탄올 건조엑스 등으로 이뤄져 있다.

회사에 따르면 WIN-1001X는 세포 내 노폐물을 처리하는 ‘오토파지’ 시스템을 활성화해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한다. 오토파지 활성 유도 기전은 퇴행성 질환치료제 개발을 위해 전세계에서 활발히 연구되는 분야로, 임상 단계에 돌입한 제품은 손에 꼽힌다.

메디헬프라인은 앞서 진행한 임상 2상에서 WIN-1001X를 투여한 군에서 운동 증상이 유의적으로 개선된 것을 확인했으며, 약물과 관련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회사 측은 WIN-1001X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올해 미국 FDA에 임상 2상 IND 제출을 준비 중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1월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의 미국 임상 1상을 개시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1월 사노피와 ABL301에 대한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에이비엘바이오가 임상 1상 완료를 책임진다.

ABL301은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B(Grabody-B)’ 플랫폼 기술 적용으로,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인 알파-시뉴클레인(alpha-synuclein)의 축적을 억제하는 항체를 뇌 안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해 치료 효과를 높인 이중항체 후보물질이다. 그랩바디-B 플랫폼은 IGF1R을 타깃해 다양한 중추신경계(CNS) 질병에 대한 치료제 후보물질의 혈액뇌관문(Blood-Brain Barrier, BBB) 침투를 극대화한다.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있어 약물의 BBB 투과는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에이비엘바이오는 ABL301 임상 1상을 통해 새로운 BBB 셔틀 타깃 IGF1R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카이노스메드는 파킨슨병 치료제 ’KM-819‘를 미국 임상2상 part1b에 진입해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고 지난 5월 17일 밝혔다. KM-819는 그동안 건강한 사람에게 투여하면서 안전성을 입증해왔으며, 이번 투여는 파킨슨병을 가진 질환자에게 KM-819를 투여한 것이다.

KM-819는 알파시누클레인을 직접적으로 타깃해 저해시키거나 다른 단백질을 타깃하는 기존 파킨슨 치료제와는 달리 동시에 듀얼 액션 기능을 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가진 퇴행성 뇌신경계 혁신 신약이다.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의 사멸에 관여하는 FAF1(Fas-Associated Factor1)의 과활성을 억제해 신경세포의 사멸 방지 및 보호 효과를 가져오며, ▲알파시누클레인의 축적에 관여하는 자가포식(autophagy) 활성을 증가시켜 알파시누클레인(α-synuclein)의 응집을 저해하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기능이다.

카이노스메드는 Part1b 단계를 조속히 마무리해 올해 안으로 Part2 단계에 진입해 유효성 평가에 집중할 계획이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인간 배아줄기세포 유래 중뇌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세포치료제(A9-DPC)의 임상 시험 1단계 저용량 투여를 완료했다고 지난 5월 25일 밝혔다. 이번 임상 시험은 파킨슨병 진단 후 5년 이상 지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1/2a상으로,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 중이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임상시험 대상자 12명 중 현재 저용량군 3명에 대한 세포치료제 투여를 완료해 이상 반응 등을 확인하는 단계이며, 세포치료제 투여 후 아직 특별한 이상 증세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으면 올해 안에 12명 대상자에 대한 임상 투여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포치료제 A9-DPC는 회사가 보유한 원천기술인 TED 기술(배아줄기세포의 신경 분화 표준화 기술)을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높은 수율의 신경 전구세포로 분화 유도한 후, 여기에 또 다른 신호 조절 저분자 화합물들을 처리해 파킨슨병 관련 중뇌 부위에 특이적으로 존재하는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로 분화 유도한 것이다. 앞서 A9-DPC의 효력과 관련해 인간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파킨슨병 원숭이 모델에서 행동 개선을 확인했으며, PET-CT를 통해 이식한 도파민 신경세포가 뇌 내에서 정상적으로 기능함을 입증한 바 있다.

엔케이맥스의 자회사 엔케이젠바이오텍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동정적 사용 승인을 받은 파킨슨 환자에게 자사의 NK세포치료제인 SNK01의 첫 번째 투약을 마쳤다고 지난 3월 29일 밝혔다.

엔케이맥스의 배양 기술이 적용된 SNK01은 뇌로 이동에 필요한 CXCR3, CX3CR1 수용체 발현이 높아 뇌혈관 장벽(Blood Brain Barrier) 통과가 가능하다. 또한 다량의 인터페론 감마를 분비해 미세아교세포 활성을 높여 알파시누클레인을 식균하고 손상된 신경세포를 제거한다. 비정상 단백질 제거를 표적으로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와 달리 SNK01은 비정상 단백질과 손상된 신경세포 제거를 통한 뇌 속의 전반적인 환경을 개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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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은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회사인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와 경구형 파킨슨병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생균 치료제(LBP, Live Biotherapeutic Products)를 공동으로 개발한다.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는 국내외 마이크로바이옴 파킨슨병 치료제 분야에서 선행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회사로, 경구형 파킨슨병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파이프라인(LB-P4)을 보유하고 있다. LB-P4는 자연계에서 분리한 단일 미생물을 활용한 경구 치료제로, 파킨슨 동물모델에서 운동능력 개선과 신경세포 보호 효능을 확인했다.

셀트리온은 개발 단계에 따라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에 연구비 등을 지원하고,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가 초기 개발 단계를 완료하면 셀트리온이 임상 및 허가를 담당하게 된다.

비보존제약은 지난 1월 파킨슨병 및 치매를 포함한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을 찾았고, 올해 상반기 내 전임상 연구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다중 타깃 접근법의 파생적 결과로 새로운 타깃 조합들을 발견했으며, 새로운 적응증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얻었고, 전임상 시작 전 특허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넥스모스는 지난해 파킨슨병 치료제인 항산화 DNA 압타머 복합체 NXP031을 동물모델에 적용한 결과, 파킨슨병 치료 효능을 확인했다. 이 회사는 DNA 압타머(Aptamer)를 통해 산화를 지연 또는 억제함으로써 항산화 물질의 안정성과 효능을 극대화하는 원천물질인 압타민(Aptamin)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원천기술을 보유 중이다.

‘NXP031’은 뇌 관류 장애의 주요 원인인 활성산소(ROS)를 제거하는 항산화 기전을 활성화시켜 퇴행성 뇌 질환의 근본적인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혈액 및 뇌 내에 활성형 항산화 물질의 농도를 높여 파킨슨병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이는 파킨슨병 치료제로써 NXP031의 의약적 가능성을 강력하게 의미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재 넥스모스는 비임상 단계로 본격적으로 임상 시험을 계획하고 있으며, 기술이전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신약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한올바이오파마는 미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파킨슨병 신약 개발사 ‘빈시어 바이오사이언스’(Vincere Biosciences, 이하 빈시어)에 공동 투자한다고 오늘(13일) 밝혔다. 이 투자로 3사는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력 및 임상시험 설계, 환자 후보군 선정 등 빈시어의 AI(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한 협력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빈시어는 지난 2018년 파킨슨병의 권위자인 스프링 베루즈(Spring Behrouz) 박사가 설립한 바이오 기업으로 독자적인 AI 플랫폼을 활용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치매 등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거나 수명이 다하면 세포가 이를 제거하는 ‘미토파지(Mitophagy)’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 기능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면 신경퇴화, 근육약화는 물론 더 나아가 파킨슨병 등의 퇴행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빈시어의 후보물질은 체내 미토파지 활동을 강화시켜 건강한 미토콘트리아의 비율을 높이고, 파킨슨병의 진행을 저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빈시어는 신약개발 과정에 AI 기술을 접목해 기존의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접근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3사는 이번 협력으로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 생산적인 파트너십을 도모할 계획이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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