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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R&D우수성과-3] 한국인 맞춤형 유전체분석용 칩 상용화
[보건의료R&D우수성과-3] 한국인 맞춤형 유전체분석용 칩 상용화
  • 심선식 기자
  • 승인 2020.02.28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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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건연구원, 한국인 질병유전체 연구에 최적화된 맞춤형 유전체분석용칩을 개발하여 개인별 맞춤치료 연구에 기여

[바이오타임즈]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015년부터 해마다 '보건의료R&D 우수성과 사례집'을 발간해왔다. 올해는 지난달 14일에 발간됐으며, 사례집에는 30개의 성공사례와 함께 국내 보건의료R&D의 현황을 정리 제시했다.

바이오타임즈는 이번 취재를 통해 보건의료R&D의 현황을 조망하고 우수성과 사례를 소개하여, 사례집의 편찬목적인 연구정보의 원활한 공유와 활용을 극대화하여 국내 보건의료 R&D 촉진에 보탬이 되고자 시리즈로 게재한다.

본 회에서는 우수성과 사례 중  「한국인맞춤형 유전체분석용 칩 상용화」 소개와 대표연구자인 김봉조 과장(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연구과) 인터뷰를 싣는다.

 


유전체 정보를 생산하는 방법 2가지, NGS와 유전체칩


본 사례의 과제명은 「한국인 칩을 이용한 만성질환 연관 유전인자의 임상활용 기반 구축」이며, 「형질분석연구」의 일환으로 지난 2016년 1월에 시작하여 2018년 12월에 종료됐다. 총 12.8억원의 연구비가 지원됐다. 

유전체 정보를 생산하는 방법은 2가지인데,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와 유전체칩(SNP chip)이다. 유전체칩은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는 수십만 개 이상의 유전변이를 포함하고 있다. NGS분석에 비해 낮은 실험 비용과 낮은 수준의 컴퓨터 계산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미 알려져 있는 유전체정보를 대상으로 연구를 하는 경우에는 NGS분석보다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상용칩들은 서양인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한계가 지적되어왔는데, 아시아인에 대한 유전체 대표성이 낮고 NGS분석으로 새롭게 발굴된 유전체정보를 포함하지 않아 질병에 연관된 새로운 유전변이를 발굴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유전체정보는 인종에 따라 유전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어 공통적인 부분과 서로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 질병의 유전적 요인 발굴 연구는 인종의 유전적 구조와 유전변이의 빈도 차이에 따라 서로 다르게 관찰될 수 있기 때문에 각 인종 유전체 연구에 최적화된 유전체연구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최근 전 세계에서 자국민 유전체정보에 최적화된 유전체칩을 제작하고 이를 대규모 유전체정보 생산 및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인 질병유전체 연구에 최적화된 한국인칩 개발


국립보건연구원은 약 10여 년간 축적된 유전체분석연구 노하우(기술)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유전적인 특성을 잘 반영된 한국인맞춤형유전체분석칩(Korea biobank array, 이하 한국인칩)을 개발했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상용칩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기존 상용칩은 서양의 기술로 개발되어 유럽인종 중심으로 디자인됐기 때문에, 이 칩으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연구할 경우 약 60~70%의 정보만 활용이 가능했던 한계점이 존재했다. 한국인 중심의 유전체분석칩인 한국인칩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개발되어 기술이전을 통한 상용화에 성공했다. 상표권 등록(상표명: KNIH Biobank Array)까지 마쳤다. 

한국인칩 사진 (제공: 국립보건연구원)
한국인칩 사진 (제공: 국립보건연구원)

 


(인터뷰) 적은 인력과 자원으로 '할 수 있을까?' 편견 깨는 것이 가장 힘들어


(김봉조 과장,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연구과)

보건의료R&D 우수성과로 선정됐는데 소감은 어떠한가?

이번 한국인칩의 개발로 국내 유전체연구 분야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또한 한국인 대상 유전체정보의 표준화를 통한 유전체연구 인프라(기반)를 구축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로써 정부 연구기관으로서 국내 유전체 연구 활성화에 기여하게 되어 큰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해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한국인칩 개발 기획 단계였던 2013년에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는 세계 최초로 자국민 유전체칩 개발에 성공했다. 이 당시 전 세계적으로 보아도 영국 바이오뱅크를 제외하고는 유전체분야 선도국에서도 자국민 유전적 특성을 반영한 유전체칩 개발을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였다. 이러한 국제적 상황 하에서, 적은 인력으로 유전체연구과가 할 수 있을까라는 편견을 깨고 설득하는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그리고 당시 국내에 이 분야 경험을 지닌 전문가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것도 외국 선진국에 비해 어려운 점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사업 기획을 했던 2013년도에는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이에 굴하지 않고, 지적받았던 부분을 최대한 보완하고 설득하여 국내 유전체연구 관련 전문가 20여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2014년도에 본격적으로 한국인칩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한국인칩 연구팀과 함께한 김봉조 과장 (앞 줄 왼쪽에서 세번째, 사진제공: 국립보건연구원)
한국인칩 연구팀과 함께한 김봉조 과장 (앞 줄 왼쪽에서 세번째, 사진제공: 국립보건연구원)

주요 성과와 향후 계획은 어떠한가? 

한국인칩은 기존 서양인 중심으로 디자인된 상용칩과 비교하였을 때 한국인 질병유전체 연구에 최적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비용면에서도 약 4~5배 저렴한 비용으로 유전체정보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이렇게 개발된 한국인칩 제작 기술을 국내 민간사업체 6곳에 기술이전을 통해 상용화하여 국내 연구자들에게 손쉽게 보급함으로써, 국내 유전체연구 활성화 및 국가연구개발 예산 절감에 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질병관리본부에서 기존 구축한 코호트 정상인 인체자원을 이용하여 한국인칩을 통해 생산된 약 7만 2천여 명의 유전체정보는 공개 분양을 통해 국내 모든 연구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다.

향후 이러한 한국인 유전체정보 생산을 다양한 질병군으로 확대하여 생산하고 공개하여 많은 연구자들이 질병유전체 연구를 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도록 할 것이다. 또한 질병관리본부 유전체연구과에서도 기 생산된 대규모 한국인칩 유전체정보를 이용하여 한국인의 질병 예측, 예방 및 개인 맞춤의학 실현을 위한 정밀의료에 기여할 계획이다.

[바이오타임즈=심선식 기자] macsim18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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