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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가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찜'한 K-바이오 스타트업은?
글로벌 제약사가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찜'한 K-바이오 스타트업은?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07.20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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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제약사들, 오픈이노베이션 활발
공동 연구개발 및 기술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확대 전망돼
독일 머크 주관 2023 유망 바이오 스타트업 발굴 공모전 개최…1위는 바이오오케스트라
큐리진, 파맵신, 드노보바이오테라퓨틱스, 업테라 등 본선 진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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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글로벌 기업이 바이오벤처와 기술 협력하거나 공동 연구 기회를 모색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최근 주목받는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이 있다.

◇머크가 눈여겨본 국내 유망 바이오 기업은?

글로벌 제약사 머크는 제1회 ‘2023 유망 바이오 스타트업 발굴 공모전(2023 Korea Advance Biotech Grant Program)’ 시상식을 13일 개최했다.

머크의 생명과학 사업부문인 머크 라이프사이언스는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맞닥뜨린 과제를 이해하고 차세대 유망 의약품을 개발·상용화하는 과정을 지원함으로써 국내 바이오 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이번 공모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머크 그룹 산하 벤처 캐피털 회사인 엠벤처스(M-Ventures)와 머크의 바이오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바이오오케스트라 △큐리진 △파멥신 △드노보테라퓨틱스 △업테라 등 다섯 개 기업이 본선에 진출했다.

회사 측은 "모두 기술의 완성도와 신규성, 성장가능성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본선에 진출했고 수상 기업으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김용석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프로세스 솔루션 북아시아 비즈니스 대표는 "앞으로 우수한 역량을 가진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과 고유한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유망한 스타트업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 가겠다"고 밝혔다.

대상에 해당하는 머크 그랜드 어워드(Merck Grand Award)에는 바이오오케스트라가 선정됐다. 그외 큐리진, 파멥신, 드노보테라퓨틱스, 업테라가 본선 진출에 진출했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최근 한화 1조 1,05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에 성공한 약물전달 플랫폼 ‘BDDS’ 개발과 사업화 계획을 주제로 공모전에 참가했다.

회사는 BDDS의 하나로, 세포 표적 약물 전달 기술에 리보핵산간섭(RNAi) 물질을 결합한 뇌 표적 나노의약 플랫폼 ‘BiTRiN’을 보유하고 있다. BDDS는 최근 한화 1조 1,05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 큐리진은 RNAi 기술 및 유전자 재조합 바이러스를 활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두 개 이상의 유전자를 동시에 표적하는 ‘멀티 타깃 알고리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비표적(오프타깃) 효과 등의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기술이다. 이 플랫폼 기술로 다양한 질환에 대해 적응증을 확장한다는 목표다.

가장 앞선 단계의 신약후보물질은 ‘CA102’다. 전임상 단계를 진행 중으로 방광암, 췌장암, 두경부암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CA102는 암 특이적 전달체로 개조한 아데노 바이러스에 짧은헤어핀리보핵산(shRNA)을 탑재해 암 발생 및 전이에 관여하는 mTOR과 STAT3 유전자를 동시에 억제한다.

항체치료제 개발기업 파멥신은 지난해 12월 미국 머크(MSD)로부터 VISTA 표적 면역항암제 ‘PMC-309’의 임상에 필요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무상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번 임상에서 키트루다 병용 임상도 진행한다.

PMC-309는 면역억제 세포에 있는 VISTA에만 결합하는 특이성을 가진 IgG1 단일클론 항체치료제로, 차세대 면역항암제로 평가받는다.

종양미세환경(TME) 내 다양한 PH 조건에 상관없는 우수한 결합력과 적응면역(T 세포 활성화)에만 작용하는 기존 약물과 달리 선천면역(단핵구활성화, M1 대식세포 증식)과 적응면역을 모두 활성화하는 차별화된 기전을 가진다. 

드노보바이오테라퓨틱스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법으로 다양한 질병 치료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mRNA은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유전정보를 담아 체내 세포로 전달하는 매개체다. mRNA 플랫폼 기술은 코로나19 mRNA 백신의 전면적 보급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이 확인됐다.

회사는 면역세포 중 NK세포를 활용해 암을 사멸시키는 이중항체를 mRNA로 만드는 항암 신약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업테라는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인 프로탁(PROTAC) 기반 혁신 신약개발 전문기업이다. 바이오 제약 업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인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Targeted protein degradation, TPD)은 체내 단백질 분해 시스템(Ubiquitin Proteasome system, UPS)을 이용해 표적(질병 원인) 단백질(Protein of Interest, POI)을 제거하는 기술로써 새로운 신약 개발 플랫폼으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회사는 타깃 선정부터 비임상 후보물질 도출까지 약 2년이 소요된 ‘PLK1 PROTAC’의 신속하고 성공적인 연구개발 경험과 생세포 분석(Live cell assay) 플랫폼, 화학-단백질체학(chemo-proteomics) 등 우수한 프로탁 연구개발 인프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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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이노베이션은 이제 필수 영역..."국내 바이오 스타트업과의 협업 사례 늘어날 것"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술의 혁신을 둘러싼 모든 과정에서 외부의 기술이나 지식,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개념이다.

각자의 부족한 부분을 채움으로써 시너지를 도모하는 것, 즉 비용은 줄이고 혁신의 가능성과 속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해 발간한 ‘2021년 한국의 해외 대기업 오픈이노베이션 현황’에 따르면 지난 5년 사이 국내 인큐베이터 및 액셀러레이터 형태의 혁신 랩 13개,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6개, 1~10명 정도로 작은 규모인 안테나 조직이 3개 설립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성장세를 고평가한 결과다.

글로벌 제약사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확대하는 이유는 미국·유럽과의 기술 격차가 크지 않을뿐더러 신약개발로 소요되는 시간 단축 및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요인은 ‘비용 절감’이다. 신약 물질 연구부터 시작해 치료제 개발까지는 대략 10년 여의 시간이 걸린다. 이 기간 동안 인건비를 포함한 연구비에 지출되는 비용은 수천 억에 달한다. 이미 연구개발을 진행해 온 바이오텍과의 기술이전은 이 같은 신약개발 단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최대 의약품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과 유럽에 비해 기술력이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도 국내 스타트업을 눈여겨보는 이유로 꼽힌다.

국내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 제안은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오랜 연구 끝에 신약 물질을 도출했지만 개발을 위한 임상단계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은 까닭이다.

대기업이 태생적으로 유연하고 빠른 스타트업의 잠재력을 경쟁력으로 활용해 혁신을 꾀할 수 있다면, 스타트업에게는 스케일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업계는 국내 기업들의 실질적인 성과를 기반으로 공동 연구개발과 기술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동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글로벌 스케일업을 위해 국내 스타트업이 먼저 협업을 제안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에서 협력 제안을 먼저 해오는 경우가 많다”며 “글로벌 제약사의 경우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스타트업 육성뿐만 아니라 향후 기술 거래까지 생각할 수 있어 향후 이러한 사례는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은 다국적 사와의 협업이 필요한 반면, 그들 입장에서는 국내 기업을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 부족하다”며 “협업을 추진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정부 주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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