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4:30 (토)
[인터뷰] 팡세 이성준 대표, “’세포배양육’으로 고기의 맛과 향기를 한 번에”
[인터뷰] 팡세 이성준 대표, “’세포배양육’으로 고기의 맛과 향기를 한 번에”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4.03.08 12: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구 증가, 기후변화 등에 따른 식량 부족 문제 ‘눈 앞’
2040년 전 세계 배양육 시장 규모 611조 원 성장∙∙∙전체 육류 시장 35% 전망
팡세, 고기 소비하는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로 ‘배양육’ 주목
“합리적∙고품질의 세포배양육 공급 기술 확보∙∙∙의미 있는 성장 이끌 것”
팡세 이성준 대표(사진=팡세)
팡세 이성준 대표(사진=팡세)

[바이오타임즈] 인류 역사와 함께해온 고기는 우리 식탁에 소중하게 자리 잡은 음식이지만, 탄소배출 등으로 지구에 많은 부담을 준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금의 육류 생산 방식은 인간으로 인한 탄소배출량의 14.5%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인구가 100억 명으로 늘어난 2060년에는 육류 소비가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축산업계는 세계 인구 증가와 기후변화로 예견된 식량 부족 문제가 눈 앞에 다가온 만큼,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한 세포배양육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AT커니(Kearney)에 따르면 전 세계 배양육 시장규모는 2040년 4,500억 달러(약 611조 원) 규모로 성장해 전체 육류 시장의 35%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후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 육류를 소비하는 일상적인 소비의 한 형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와 푸드테크 업계도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022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배양육 안전성 평가 및 제조∙가공 가이드라인」과 대체 단백질 식품의 정의∙명칭∙유형 등 관리체계 마련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배양육 등 세포배양식품을 10대 핵심 기술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연구개발(R&D)에 들어갔다. 배양육과 관련해 식품 관련 대기업 및 중견∙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개술 개발과 투자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팡세는 대체육이 고기를 소비하는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식용이 가능하면서도 식감을 보유한 배양육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성준 대표는 “100년이라는 시간 동안 세포 실험은 지속해서 진행돼 왔지만, 실험이 한계에 다다르던 상황”이라며 “이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인체에 가까운 조직이나 장기 수준의 정밀 실험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 조직∙장기를 정밀하게 생산할 수 있는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이 이에 대한 해답이라고 생각해 팡세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성준 대표를 만나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 봤다. 
 

세포배양육 바이오 프린팅 장면(사진=세포배양육)
세포배양육 바이오 프린팅 장면(사진=세포배양육)

◇인간→동물 근육 세포로 교체∙∙∙한우 세포 이용한 ‘세포배양육’ 개발 착수 

배양육은 살아있는 동물의 줄기세포를 채취한 뒤 이를 세포배양기술로 성장시켜 얻은 대체육이다. 고기를 얻기 위해 가축을 키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자원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고기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동물을 죽이지 도축할 필요도 없어 동물친화적이라는 평가다. 기존 축산보다 토지사용량,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소비량 등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어 축산업을 대체할 친환경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5년 설립된 ‘팡세’(Pensées)는 바이오 프린팅 장치 개발을 시작으로 균질한 암세포 구조체(Cancer Spheroid), 간&뇌 장기 유사체(Organoid) 모델을 개발한 푸드테크 스타트업이다. 2021년부터는 특허 받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 적용 범위를 넓혀 식감이 살아있는 프리미엄 배양육을 개발하고 있다. 

먼저 팡세는 연구원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3D 바이오 프린팅 장치 ‘비타릭스’(Vitarix®)를 개발해 시장에 출시했다. 이후 비타릭스를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실험이 가능한 다양한 인공 조직 모델을 지속해서 선보였다. 

이성준 대표는 “인공 조직 모델은 ‘오가노이드’라고 불리는 작은 크기의 장기 유사체인데 다양한 세포가 조직을 이뤄 실제 몸 안의 장기처럼 기능하는 세포구조체”라고 설명하며 “팡세는 바이오 프린팅 기술로 항암제 개발에 이용할 수 있는 여덟 종류의 암 조직 모델과 신약 독성 평가에 사용 가능한 간&뇌 오가노이드 모델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팡세는 지난 2021년 ‘세포배양육’에 대한 기회를 발견했고 한우 세포를 이용한 세포배양육 개발에 착수했다. 이 대표는 “세포배양육은 오가노이드와 같이 특수한 분야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대중이 널리 소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며 “이미 팡세가 개발에 필요한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던 만큼, 인간의 줄기세포에서 동물의 근육 세포로 교체해 생산한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새포배양육을 활용한 요리(사진=팡세)
새포배양육을 활용한 요리(사진=팡세)

◇실제 고기와 같은 맛∙식감 보유∙∙∙파일럿 공장 통한 양상 가능성 증명 목표 

이 대표는 팡세의 강점으로 도축육과 비교되는 합리적인 가격을 꼽았다. 여기에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실제 고기와 흡사한 외관과 식감을 지녔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그동안 식물성 대체육은 전통육에 비해 15%가량 비싼 데다 세포 배양육은 1인분, 150g의 생산 가격이 100만 원에 육박하는 등 전통 육류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점에서 대중화하기 어려웠다”며 “팡세의 배양육은 생산 공정 개선을 통해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공급한다는 점, 고기와 동일한 세포 구성으로 실제 고기와 같은 맛과 식감을 지녔다는 점에서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2021년에는 세포배양육에 대한 자사의 경쟁력과 성장세를 봤던 팡세는 빠르게 사업검증(PoC, Proof-of-Concpet)을 완성했다. 이듬해에는 다양한 세포배양육을 활용한 요리를 개발해 시식회를 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식물성 대체육과 달리 실제 고기와 맛과 향이 흡사하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요리에 대한 참석자 만족도는 90%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를 토대로 팡세는 올해 한우 세포를 이용한 고품질 세포배양육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준비하고 있으며 합리적인 가격의 생산∙판매를 위한 파일럿 공장도 설립 중이다. 

이 대표는 “시판 허가와 공장 설립을 위해 25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공장 설립으로 양산 가능성을 증명한 후 국내와 미국, 싱가포르 당국의 판매 허가를 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팡세는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의 세포배양육을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만큼, 세포배양육 시장의 의미 있는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