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8:55 (토)
[인터뷰] 써큘러바이오, 곤충 ‘동애등에’ 기반 유기성 폐자원 순환 시스템 구축
[인터뷰] 써큘러바이오, 곤충 ‘동애등에’ 기반 유기성 폐자원 순환 시스템 구축
  • 신서경 기자
  • 승인 2024.03.20 15: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애등에 사육 업체에 어린 유충 L3 공급∙∙∙효율성∙수익성 향상 효과
사육된 다 큰 유충 L6 재수매∙∙∙사료화해 최종 소비자에 공급 계획
“농업 부산물로 키운 L3 기반 사육 시 품질 향상 통한 해외 진출 가능”

 

(사진=)
써큘러바이오 박희석 대표(사진=써큘러바이오)

[바이오타임즈] 전 세계적으로 음식물의 3분의 1이 버려지고 있으며, 매년 약 9억 3,000만 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쏟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많은 양의 음식물을 처리하기 위해 매년 1조 원 이상을 사용 중이다. 음식물뿐만 아니라 채소, 과일 등의 경우도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분류되면 매립∙소각되며 낭비되고 있다.

써큘러바이오는 유기성 폐자원의 순환 시스템으로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 현재 곤충 ‘동애등에’(Black Black Soldier Fly) 사육을 통해 유기성 폐자원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유기성 폐기물은 좁은 의미로는 ‘음식물류 폐기물’을, 넓은 의미로는 ‘자연 상태에 두면 산화되면서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물질’을 의미한다. 동물 사체, 농∙축∙어산 폐기물, 화학적 공정 처리 후 폐기되는 미생물 등이 유기성 폐기물에 속한다.

써큘러바이오는 동애등에 유충을 활용한 기술로 이런 유기성 폐기물을 자연 분해하고, 유충∙부산물을 이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을 전개 중이다.

박희석 대표는 “동애등에를 유기성 폐자원으로 사육하고 이를 다시 양계나 양어 사료로 활용한다”며 “즉 유기성 폐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동애등에 먹이로 쓰면 이를 먹고 자란 동애등에 유충이 다시 가축 사료가 돼 인간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게 된다”고 전했다.

박희석 대표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동애등에 성충(사진=써큘러바이오)
동애등에 성충(사진=써큘러바이오)

◇ 활용도 높은 고영양 곤충 ‘동애등에’에 집중

써큘러바이오는 박희석 대표를 포함한 5인이 2022년 공동으로 창업했다. 박희석 대표는 LG그룹, LS그룹 등 대기업에서 전략 기획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에 대한 관심을 갖던 중, 이용욱 박사와 신영희 이사를 만나 ‘곤충을 통한 자원 순환 시스템을 만들자’는 방향성에 공감해 써큘러바이오를 설립했다.

현재 써큘러바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는 이용욱 박사는 생물학 박사로 곤충 기업 ‘푸디웜’의 기술 고문을 역임한 후 곤충 사육 기술 개발을 지속해왔다. 신영희 이사는 생물학 전공으로 곤충 사육 기술 개발을 통해 관련 특허를 다수 출원한 바 있다.

동애등에는 다른 곤충에 비해 성장이 빠르고 단백질, 지방 등의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다. 또 먹이 스펙트럼이 넓어 음식물 잔반, 농업 부산물 등 다양한 먹이를 먹는다. 사육된 동애등에 유충은 양어, 양계, 양돈업자 등에게 사료로 쓰이며, 이를 통해 다시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 수 있다. 

써큘러바이오는 동애등에 유충 사육에 필수적인 산란∙부화 기술에 특화된 어린 유충(이하 L3)에 우선 집중했다. 일정한 크기의 어린 유충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면 그 이후 단계 사육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써큘러바이오는 현대차그룹 계열의 현대서산농장, 서동팜, GIF&T 등 동애등에를 사육하는 여러 업체에 L3 공급을 진행∙협의 중이다.
 

(사진=)
써큘러바이오의 솔루션(사진=써큘러바이오)

박 대표는 “지금껏 산란∙사육 전체를 다 관리해야 했던 동애등에 사육 농가들은 써큘러바이오를 통해 L3를 공급받아 이후 단계 사육만 하면 된다”며 “이를 통해 사육 기간 단축, 품질 개선 등 전체적인 효율성 향상과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써큘러바이오는 나아가 사육된 다 큰 유충(이하 L6)을 재수매해 이를 건조∙가공 처리한 후 사료화해 최종 소비자에게 공급하고자 한다. 현재 L6 자체 사육을 위해 설비를 구축 중이다. 설비 구축이 마무리되면 유충을 키운 뒤 양어, 양계 업체 등에 사료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유충 사육 과정에 발생하는 탈피각, 성충 사체 등 부산물로부터 키토산 추출, 동충하초 등 고부가 원료를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동애등에 건조 유충(사진=써큘러바이오)

◇ 그린 바이오 넘어 화이트∙레드 바이오 영역으로 확장 목표

써큘러바이오는 위닝트리투자조합, 비티비벤처스투자조합 등으로부터 총 5억 2,000만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현재 사육 설비 확충을 위해 추가 투자 유치 활동을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곤충이 ESG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며, 수익성 관점에서도 매력적이라는 점을 투자 유치 비결로 꼽았다.

그는 “곤충 산업은 유망하지만 아직 개발의 여지가 많이 남은 미지의 영역”이라며 “곤충은 소∙돼지에 비해 같은 양의 단백질을 얻기 위해 발생하는 탄소 발생량이 2,000분의 1에 달할 정도로 매우 친환경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필요한 자원 손실을 막고 먹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지만, 아직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국내 곤충 산업은 매우 열악한 실정”이라며 “국내 곤충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R&D, 거점 단지, 시범 사업 등이 좀 더 확대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써큘러바이오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사육 기술과 설비를 바탕으로 회원사를 모집할 예정이다. 동애등에 사육에 관심을 갖고 사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회원사에 사육 기술을 전수하고 L3을 공급함으로써 좀 더 용이하게 동애등에 사육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또 회원사들이 유충 사육을 마치면 그 유충을 재수매∙사료화해 전체적인 사육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농업 부산물로 키운 L3을 기반으로 사육을 하게 되면 품질 향상을 통해 해외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궁극적으로 써큘러바이오는 곤충을 매개로 ‘먹거리 문제 해결’이라는 그린 바이오(Green Bio)를 시작으로 ‘친환경 문제 해결’ 측면의 화이트 바이오(White Bio), ‘의료’ 분야의 레드 바이오(Red Bio)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자 한다”며 “여러 업체와의 협업과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국내를 넘어 해외 곤충 산업을 리드하는 선두 업체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바이오타임즈=신서경 기자] ssk@biotimes.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