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발견 어려워 정기 검사 필수
2030년 글로벌 간암 시장 규모 12조 원 전망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간암 치료 새로운 치료 옵션 제시
HLB의 간암 신약, 간독성 높은 환자에서도 효능 입증
압타머사이언스, 간암치료제 임상 1상 진입 ‘임박’
[바이오타임즈] 사망률이 높은 난치성 암종으로, 효과적인 약물이 많지 않은 간암 시장에 국내 기업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간암 치료에 새로운 옵션을 제시해 주목받는가 하면, 글로벌 9호 신약이자 한국 제약·바이오 역사상 첫 글로벌 항암제 탄생의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 초기 발견 어려워 높은 사망률 보여… 정기 검사가 필수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간 자체에 신경세포가 매우 적어 염증이나 간암이 발생해 70~80%가 파괴돼도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간암은 세계에서 매년 100만 명의 환자가 생겨나고 83만 명이 사망하는 난치성 암종이다. 국내에서도 7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지만 초기 발견이 어려워 다른 암종에 비해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간암 신규 환자는 1만 5,131명으로 갑상암, 대장암, 폐암, 위암, 유방암, 전립선암 다음으로 많았다.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간암 환자의 생존율은 39.3%로 전체 암 상대 생존율 72.1%의 절반을 넘는 수치를 보였다. 특히 40~50대 암 사망률은 1위로,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5년 상대 생존율이 4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의료계 전문가는 "만성 간질환이나 B/C형 간염, 알코올성 지방간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등은 간암 치료를 어렵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위험 요소가 있는 경우라면 정기적으로 선별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또한 "간암은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예후가 좋지 않으므로 정기 검사를 통해 미리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 간암 단계별 치료법은... 맞춤형 면역 치료 요법 개발 중
간암은 종양 크기, 종양 림프절 혹은 혈관 침범 여부,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에 따라 4단계로 나눈다. 초기 단계에는 간을 절제하는 수술이 이뤄지고 종양의 크기가 1~2㎝ 미만이라면 고주파 열 치료로도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간이식지만 초기 발견이 쉽지 않아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라면 대퇴동맥 혈관을 통해 간 동맥으로 카테터를 넣어 항암제와 색전 물질을 직접 주입하는 간동맥화학색전술(TACE·Transcatheter arterial chemoembolization)을 가장 많이 시행한다.
종양의 크기가 크고 암이 혈관을 침범했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진행성 간암에는 경구 항암제나 주사 항암제를 사용해 질병 진행을 늦추는 방법을 쓸 수 있다. 현재 간암 1차 치료제 시장은 2020년 FDA 허가를 받은 로슈의 티센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맞춤형 면역 치료 요법 등이 개발 중으로, 향후에는 면역 치료가 중요한 치료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효과적인 치료 약물이 적고, 사망률이 높은 난치성 암종으로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만큼, 글로벌 간암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1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글로벌 간암 신약 기대감 높이는 HLB·압타머사이언스는 올해 임상 진입
HLB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허가 절차가 막바지에 들어서며, 올해 글로벌 1호 K-항암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HLB는 글로벌 개발 및 특허권을 보유한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에 대한 첫 투자 이후 16년 만에 첫 신약 성공을 앞두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현재까지 미국 FDA의 신약 허가를 받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신약 8종 중 시장 규모가 가장 큰 항암제 분야의 성과는 전무했다.
HLB의 간암 신약이 승인되면 글로벌 9호 신약이자, 한국 제약·바이오 역사상 첫 번째 글로벌 항암제가 탄생하게 된다.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은 글로벌 3상(CARES-310)에서 환자의 간기능 정도(ALBI 1, 2등급)에 상관없이 환자의 전체생존기간(mOS)과 무진행생존기간(mPFS)에서 일관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또한 약물 유발 간독성(DIH)이 있는 환자나 간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도 높은 효능을 보였다.
회사 측은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티센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 대비 범용성이 높아 계열내 최고(Best-in-class) 약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간암 치료제 1차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으면 3년 내 연간 2조 원을 넘는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HLB는 현재 미국 39개 주에서 의약품 판매 준비를 마쳤다. 지난 10월에는 병용 물질이자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인 캄렐리주맙의 간암 분야 글로벌 판권(한국, 중국 제외)까지 확보했다.
압타머 복합체(BiFAp) 플랫폼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압타머사이언스는 올해 고형암 치료제 'AST-201'의 임상 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다.
회사는 간암을 표적으로 하는 첫 번째 신약 파이프라인인 AST-201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위해 필요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AST-201은 간암이나 폐암 환자의 암세포에 많이 발현되는 GPC3 수용체를 표적으로 한 ApDC (Aptamer -Drug Conjugate)계 약물이다.
압타머는 3차원 입체 구조로 표적 물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일 가닥 핵산 물질이다. 기능적으로 항체와 유사하지만, 차별화된 물성으로 항체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GPC3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압타머에 항암제로 사용되는 젬시타빈을 접합한 물질이다. 췌장암, 폐암 치료 목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젬시타빈은 간암의 경우, 약물 분해효소가 많아 치료 효과가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압타머와 결합한 ApDC 형태의 AST-201에서는 간암 세포에 대한 선택적 표적 전달 및 체내 안정성을 기반으로 우수한 약효를 보여 효과적인 약물이 많지 않은 간암 치료에 새로운 옵션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오는 1분기 AST-201 IND 신청 이후 후속 물질 개발도 가속할 방침이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