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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정복 목표 美 캔서문샷에 韓 기업 속속 합류, 어떤 기술력 인정받았나
암 정복 목표 美 캔서문샷에 韓 기업 속속 합류, 어떤 기술력 인정받았나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3.09.04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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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서 문샷’ 추진을 위한 공공·민간 협력체 ‘캔서 엑스’에 국내 기업 7곳 합류
미국 정부의 지원받아 글로벌 기업과 나란히 암 진단과 치료 기술, 항암 신약 연구개발 참여
캔서 엑스 참여를 발판으로 오픈 이노베이션 및 글로벌 진출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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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미국 바이든 정부가 향후 25년 내 미국의 암 사망률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로 추진 중인 캔서 문샷(Cancer Moonshot) 프로젝트에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 문샷’ 추진을 위해 미국 암연구소인 모핏암센터(Moffitt Cancer Center)와 디지털의학학회(DiME)가 주축이 돼 설립한 공공·민간 협력체 ‘캔서 엑스’(Cancer X)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이 총 7개로 늘어났다.

캔서 문샷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 암 예방·조기 발견·치료제 개발을 위해 국가적인 지원을 하겠다며 처음 언급됐으며,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 중이다.

2016년 처음 발표된 이 프로젝트는 2017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연되다가 지난해 2월 바이든 대통령 중간선거 전국 유세로 부활해 올해 4월 세부 추진 계획 초안이 발표됐다. 지난 7년간 18억 달러(약 2조 2,000억 원)의 투자가 계획된 바 있다.

미국 복지부, 국립보건원(NIH), 국립암연구소(NCI) 등이 참여한 세부 추진 계획 초안에 따르면 ▲암 예방 ▲암 조기 검진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 ▲암 치료를 위한 건강 관리 시스템 최적화 ▲ 데이터 사용 확대 ▲인력 최적화 등 8개 세부 목표가 공개됐다.

캔서 엑스에는 현재 전 세계 총 112개 기업·기관이 참여 중으로, 존슨앤존슨, 다케다,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와 MD 앤더슨 암 센터, 인텔 등 의료기관, 진단·바이오 기업, IT 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루닛,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젠큐릭스, 큐브바이오,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 HLB파나진, 싸이토젠 등이 합류해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글로벌 기업과 나란히 암 진단과 치료 기술, 항암 신약 등을 공동 개발한다.

이들 국내 기업은 캔서 엑스 참여를 발판으로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공공기관이나 연구기관에 자사의 기술력을 인정받음으로써 눈도장을 찍을 수 있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사진=캔서 엑스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캔서 엑스 홈페이지 갈무리)

◇캔서 엑스 참여를 발판으로 오픈 이노베이션 및 글로벌 진출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

루닛은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캔서 엑스에 합류했다. 캔서 엑스의 92개 창립 멤버로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루닛이 포함됐다.

캔서 엑스로부터 먼저 러브콜을 받은 루닛은 AI 암 진단 기술력과 AI 바이오마커 기술력을 높게 인정받았다. 루닛의 주요 제품으로는 암 진단 관련 영상 판독 솔루션 ‘루닛인사이트’와 암 치료 관련 이미징 바이오마커 솔루션 ‘루닛스코프’가 있으며, 폐암과 유방암 진단·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루닛 인사이트 제품을 사용하는 의료기관은 전 세계 2,000곳을 돌파했다. 특히 글로벌 의료 AI 업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분기 매출 100억 원을 올해 1분기에 처음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루닛은 캔서 문샷에서 자체 보유한 인공지능(AI) 기반 영상분석과 항암치료 예후 관리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7월에 캔서 엑스에 합류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현재 혈액 기반 췌장암 진단 키트 기술과 췌장암 유발 단백질인 PAUF를 중화하는 표적치료제 ‘PBP1510’를 개발 중이다. PBP1510은 지난 2020년 FDA를 비롯해 유럽의약품청(EMA)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며, 최근 미국 FDA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회사의 설명에 따르면 캔서 엑스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자체 고유표적 물질인 PAUF 단백질 인자에 기반한 췌장암 치료 전략이 캔서문샷의 취지와 부합한다고 판단해 프로젝트의 멤버로 최종 선정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미국 정부의 지원과 캔서 엑스 멤버들과의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췌장암 항체신약 PBP1510과 췌장암 진단키트 개발 및 상용화에 더욱 속도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고형암 치료제 ‘PBP1710’ 등 다른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술적, 사업적 파트너십을 찾는 새로운 기회로 삼겠다고 설명한다.

젠큐릭스는 국내 암 분자진단 기업 중 처음으로 참여한다. 회사 측은 표적항암제 개발에 필수인 동반 진단 기술력을 인정받아 캔서 문샷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반진단이란 특정 약을 사용하기 전에, 약효를 볼 환자를 미리 선별해 내는 진단법을 뜻한다.

회사는 폐암 유전자 돌연변이 선별용 유전자증폭(PCR) 검사 기술 ‘드롭플렉스’를 활용해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할 계획이다.

'캔서 문샷'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공공·민간 협력체 ‘캔서 엑스’(Cancer X)의 참여 기업들(사진=캔서 엑스 홈페이지 갈무리)
'캔서 문샷'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공공·민간 협력체 ‘캔서 엑스’(Cancer X)의 참여 기업들(사진=캔서 엑스 홈페이지 갈무리)

EDGC는 혈액이나 척수액을 활용해 유전자를 분석하는 ‘액체생검’ 진단 기술인 ‘온코캐치’를 활용해 글로벌 기업과 협력한다는 목표다. EDGC의 이번 캔서 엑스 멤버 합류는 주력 기술인 ‘온코캐치’의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EDGC의 온코캐치는 혈액에 존재하는 세포유리DNA(cfDNA: cell-free DNA) 중 극미량으로 암세포 유래 순환 종양 DNA(ctDNA)을 검출한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해 암 발생과 관련된 후생유전학적 변화인 메틸레이션(Methylation) 패턴을 측정하며 극초기에 암 진단이 가능하다.

세계 최초로 제한효소법(Restriction Enzyme Based Method)을 활용해 DNA 메틸레이션을 분석하는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 국내 특허등록도 마쳤다. 온코캐치 제한효소법은 암DNA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마커를 분석해 암을 극초기에 발견한다. 암 재발 유무 및 맞춤형 표적 항암제 선택에도 활용된다.

EDGC는 캔서엑스 합류를 계기로 북미 시장 진출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미국 콜로라도 주 소재의 클리아랩(CLIA LAB) 인수도 마무리 단계로, 검사 센터와 연계한 정부 및 민간 기업들과의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HLB파나진은 인공 유전자 소재를 활용한 암 분자진단 기술력을 인정받아 캔서 엑스에 합류했다. HLB파나진은 세계에서는 유일하게 펩타이드를 합성해 만든 인공 DNA인 ‘PNA’(펩타이드 핵산)를 개발, 대량 생산능력을 갖춘 기업이다. PNA를 기반으로 각종 암 유전자 변이(EGFR, KRAS, PIK3CA 등)를 정밀 검출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폐암, 유방암, 갑상선암 등에 대한 정밀 진단키트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HLB파나진은 캔서 문샷 프로젝트 합류를 계기로 인공 유전자 소재를 활용해 세포 내 변화를 분석하는 ‘분자진단’ 기술로 미국 내 기업들과 협업하고, 향후 진단뿐 아니라 치료 분야로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 FDA의 본 심사에 진입한 HLB의 리보세라닙의 미국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큐브바이오는 소변을 기반으로 암을 진단하는 기술력을 높게 평가 받아 캔서 문샷에 합류했다.

회사는 다양한 암 바이오 마커 연구를 기반으로 암 조기 진단 키트와 암 진단기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소변 기반 암 스크리닝 제품을 동남아시아 8개 국가에 수출했다.

회사 측은 진단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해 빅데이터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소변을 검체로 활용해 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체외 진단 기술을 내세워 연구에 참여할 예정이다.

싸이토젠은 고유의 CTC(Circulating Tumor Cell, 순환종양세포)분리 기법을 통한 액체생검기술을 활용하는 진단, 치료효과 모니터링, 재발예측, 약물선정 등의 진단기법을 기반으로 캔서엑스에 합류한다.

싸이토젠은 자체 개발한 고밀도미세다공칩(HDM Chip)을 활용해 중력을 기반으로 CTC를 손상 없이 분리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적용한 액체생검 플랫폼인 SmartBiopsyTM을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셋업하고 있다. 현재 미국 NIH(미국국립보건원), 마운트 사이나이의과대학병원(Mt. Sinai Hospital)과 렌슬리어 공과대학교가 협력하며 뉴욕시에서 지원하는 CEPM(정밀의료센터)에 해당 플랫폼의 배치가 진행 중이다.

또 싸이토젠은 미국의 애보트사와 MD앤더슨 암 센터 등 주요 제약사 및 의료기관을 파트너사로 두고 있는 미국의 CLIA LAB 엑스퍼톡스(ExperTox)를 인수 완료하는 등 미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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