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맞춤형 화장품, K뷰티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가능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 K뷰티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가능
  • 나지영 기자
  • 승인 2020.05.26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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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정보 활용해 피부 특성 최적화된 맞춤형 화장품에 주목
세계 최초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 제도 3월 14일 시행
'K뷰티 이끌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급부상

[바이오타임즈] 이전까지 유전자 검사는 질병 예방 및 조기 진단이나 친자 확인 등에 활용되었지만, 최근에는 뷰티 산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형 화장품 기업들이 유전체 분석기업과 협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중소형 화장품 기업이나 공공기관까지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에 주목하고 있다. 유전자 정보를 활용하면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피부 특성에 맞춰 최적화된 개인 맞춤형 화장품을 만들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맞춤형 화장품 시대’ 본격 개화

지난 3월 14일 국내에서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 제도가 시행되면서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 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은 개인의 피부 특성이나 선호도에 따라 매장 내에서 즉석에서 재료를 혼합하거나 소분한 화장품이다.

화장품 업계는 지난 2016부터 유전체 분석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당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생명윤리법)'이 개정되면서 유전자와 관련된 소비자 서비스 (DTC, Direct-To-Consumer)가 가능한 분야가 4개에서 12개로 늘었고, 이에 따라 유전체 분석 업체들도 대거 생겨난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을 도입하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공을 들였다. 2017년 7월, 정부는 ‘화장품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해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을 명시했으며, 2018년 2월에는 보건복지위원장이 이를 대안 법률로 공포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은 ‘K뷰티 미래 화장품 산업 육성방안’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한국이 2022년까지 ‘세계 3대 화장품 수출국’으로 도약해 한해 9조 원 이상의 수출 실적을 기록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이 이 목표 달성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중심축임은 분명하다.

특히 올해 유전자검사서비스 인증제 2차 시범사업에서는 DTC가 가능한 분야가 총 70개로 대폭 늘어났다. 이 중에서도 피부 관련 분야가 많이 늘었다. 구체적으로는 여드름, 기미와 주근깨, 피부염증, 피부 노화, 색소침착, 태양 노출 후 반응, 튼 살과 각질 등으로 다양하다.

 

해외의 맞춤형 화장품... 비대면 방식의 IT 기술 접목에 주력

그렇다면 해외의 뷰티 산업 동향은 어떨까? 미국의 Skin Authority는 뷰티 코치가 온라인이나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킨케어 방법과 각종 팁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고객들은 코치에게 이메일이나 스카이프, 페이스타임 등으로 연락을 취해 솔루션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비대면 방식으로 개개인의 피부 특성, 선호도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맞춤형 화장품을 제공한다.

프랑스의 Romy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한 방식의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고객에게 제공해 라이프 스타일, 생활환경 등의 개인 정보를 수집한다. 이를 기반으로 고객 개인의 피부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기업 로레알은 올해 가전제품 박람회 ‘CES 2020’에서 인공지능 기반의 가정용 개인맞춤형 화장품 디바이스 ‘페르소(Perso)’를 선보였다. 페르소는 4단계 과정을 거쳐 맞춤형 화장품 배합을 즉석에서 만들어낸다. 이후 사용자의 개인 선호도, 피부 상태, 생활환경 등의 정보를 꾸준히 수집해 업데이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렇듯 해외에서는 비대면 방식의 IT 기술에 집중하는 추세다.

 

로드숍 쇠락의 대안으로 맞춤형 화장품 급부상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면 국내는 왜 화장품 산업에 주력하고 있을까? 현재 한국은 세계 4위의 화장품 강국이다. 로레알, 에스티로더, 샤넬, P&G 등 글로벌 명품 화장품 기업들이 한국의 화장품을 테스트베드로 삼을 정도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2019년 말 기준 가맹산업 현황’을 살펴보면 2019년 전국의 화장품 가맹점 수는 25만 개 이상, 가맹본부 수는 5,175개, 브랜드 수는 6,353개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개점률이 4%인데 반해 폐점률은 16.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화장품 로드숍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국내의 대표 로드숍인 이니스프리의 매출이 2019년 기준 전년 대비 8% 하락했으며, 영업이익은 626억 원으로 22% 감소했다. 에뛰드하우스도 매출이 18% 감소해 1,800억 원이었다. 잇츠한불의 영업이익도 2018년 199억 원에서 2019년 109억 원으로 반 토막이 났으며, 토니모리의 매출도 5% 줄어든 1,720억 원이었다.

이러한 화장품 시장의 침체 속에 새로운 대안으로 맞춤형 화장품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국내 맞춤형 화장품 시장은 50억 원도 채 되지 않는 작은 규모를 보이지만, 점차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블루오션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맞춤형 화장품을 K-뷰티의 난항을 타개할 핵심 분야로 보고 있다. 개인의 피부 특성과 선호도를 고려한 화장품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한, IT 기술 등을 활용한다면 미개척 분야인 맞춤형 화장품 시장에 선제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맞춤형 화장품의 핵심 요소인 트렌드를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청년들이 맞춤형 화장품 관련 업종에 종사할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뷰티 업계는 환영…발생 가능 부작용에도 대비해야

바이오코리아가 최근 개최한 ‘K-뷰티 바이오 포럼’에서 테라젠바이오 홍경원 이사는 ‘유전체 기반 맞춤형 화장품 연구 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 발표에서 홍 이사는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의 현황을 알아보고, 피부 특성 분류방법, 유전적 분류방법의 차이를 설명했다. 홍 이사는 “맞춤형 화장품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피부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설문조사나 피부 측정에 의지하고 있다”며, “피부의 타고난 특성을 확실히 알기 위해서는 유전자를 통한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한편, 고객들도 맞춤형 화장품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이 16세 이상 인터넷 사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맞춤형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는 61%로 상당히 높다.

반면, 전문가들의 입장은 사뭇 달랐다. 맞춤형 화장품의 필요성과 가능성에는 동의하지만, 실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위협과 위생에 더 세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의 맞춤형 화장품 시장은 아직 규모가 적다. 하지만 개인 맞춤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최첨단 기술도 도입되면서 향후 급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맞춤형 화장품은 화장품 분야에서도 아직 새로운 분야인 만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선도적 모델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분야의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등장으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어 여유롭게 바라보고 있을 단계는 아니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면서 기술성과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타임즈=나지영 기자] jyna19@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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