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서만 신약개발 연간 매출 1,000억 원 ‘훌쩍’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글로벌 의약품 시장을 뚫은 선도적 신약 평가
셀트리온, ‘램시마SC' 유럽 점령 이어 미국 시장에서도 선전
[바이오타임즈]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신약개발 역량에 대한 긍정적인 동력이 확인되고 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발간한 ‘2022년 한국 임상시험 산업 정보 통계집’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비중은 미국, 중국, 영국에 이은 4위다.
글로벌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은 총 2만여 개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3.1%(2,627개)에 달한다.
국내 연구개발 중심 제약·바이오 기업(2023년 기준 투자액 500억 원 이상) 15곳은 최근 5년간 R&D 투자를 확대했다. 2019년 총1조 6,320억 원이었던 투자액은 지난해 2조 3,161억 원까지 늘었다. 약 42%가 증가한 수치다.
신약개발 성과도 지속해 이어진다. 시장에 출시된 LG화학의 당뇨 치료제 ‘제미글로’, 보령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은 국내 시장에서만 연간 매출 1,000억 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시장성을 인정받았다.
대웅제약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도 지난 3월 기준 누적 처방액 833억 원을 기록하며 올해 매출 1,000억 원 달성이 예측된다.
특히 SK바이오팜과 셀트리온 등은 FDA의 신약 허가 관문을 뚫고,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과 유럽 현지에서 경쟁자들과 당당히 겨뤄 연간 수천억 원 매출을 올리면서 K-신약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이들 기업은 올해 K-신약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줄 태세로, 머지않아 ‘잘 키운 신약’ 하나로 1조 원 매출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글로벌 의약품 시장을 뚫은 선도적 신약 평가
SK바이오팜은 미국 시장에서 K-신약 역사상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자체 개발한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이후 출시되면서 지난해 미국에서만 2,700억 원대 매출을 올렸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분기 기준 흑자를 냈으며, 지난해 매출 3,549억 원 중 90% 이상을 세노바메이트로 채웠다. 올해는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 연간 흑자에 도전하고 있다.
업계는 세노바메이트의 매출이 대부분 해외에서 창출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약 2,700억 원을 비롯해 유럽, 일본 등에서 나오는 세노바메이트 판매 대금과 해외 기술수출료 등으로 약 3,500억 원을 벌어들였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단일 품목의 신약 하나만으로 연간 수천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은 국내 제약바이오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올해는 연간 흑자 달성으로 미국에서 신약을 직접 판매하는 비즈니스모델의 수익성을 입증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인다. 업계는 올해 세노바메이트가 미국에서만 각 4,0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셀트리온, ‘짐펜트라'로 미국 시장서 선전...올해 성과 기대감 높아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치료제 ‘램시마SC(미국 상품명: 짐펜트라)’는 지난해 미국에서 신약으로 승인받은 이후, 미국 주요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 등재 계약을 체결하는 등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유럽에서 판매 중인 '램시마' 제품군 역시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5개국(EU5)에서 처방 확대를 이어가며 시장 영향력을 입증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램시마와 램시마SC는 EU5에서 약 74%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램시마SC는 염증성 장 질환(IBD)에서 처방 선호도가 높은 인플릭시맙을 장소에 상관없이 편리하게 자가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분기마다 성장세를 이어왔다.
유럽에서 램시마SC 매출 확대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미국에서도 블록버스터 의약품 입지를 굳힐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올해는 미국에서의 더 큰 성과가 기대된다. 지난 3월 셀트리온 주주총회에서 서정진 회장은 “연말까지 미국 내 2,800개 병원을 7개 지역으로 나눠 직원들과 함께 돌려고 한다”며 짐펜트라 조기 안착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짐펜트라의 맹활약으로, 올해 5,000억 원 이상 판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