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0:20 (토)
[2023 결산①-이슈] 의료 AI 열풍 속 비만·신약 테마 ‘강세’
[2023 결산①-이슈] 의료 AI 열풍 속 비만·신약 테마 ‘강세’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12.14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료 AI 전성시대… 제이엘케이·루닛·뷰노 등 매출 급성장
국내 기업들 제형 변경으로 틈새 공략… 한미약품, 한국인 특화 비만약 출시 기대
신약 후보물질 개발 증가세… 1.800여 신약 후보물질 개발 중
블록버스터 특허 만료로 바이오시밀러 시장 연평균 17.8% 성장

지난 1년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세계적 흐름인 AI 의료 열풍 속에 비만치료제, 신약 개발 등 신시장 선점을 위해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차세대 항암제로 떠오른 ADC, CAR-T 치료제, 이중항체 등 미래 유망 바이오 기술 분야에서도 각자의 전략으로 K-바이오의 역량을 한껏 과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 올해 제약바이오 ‘의료 AI’ 주도... 의료영상 분석 AI 기술 '선두'

[바이오타임즈] 최근 몇 년 동안 인공지능(AI) 기술은 의료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하며 큰 변화를 불러왔다. 올해 역시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된 테마는 ‘의료 AI’로 관련 기업들의 글로벌 성장이 지속됐다.

AI 솔루션은 다양한 질환을 조기 진단해 의료비 부담을 낮추고 부족한 의료 인력을 보완하는 등 의료 분야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헬스케어 분야에서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2022년 10억 7,000만 달러(약 1조 4,300억 원)에서 2032년 217억 4,000만 달러(약 29조 5,000억 원)로 20배 가까이 급증할 전망이다.

국내 의료 AI 기업은 자체적인 연구개발(R&D) 및 국내외 공동연구 개발과 더불어 기술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최근 5년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한 AI 의료 품목은 15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I 의료 영상분석 분야는 국내 기업이 선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요국 특허청에 출원된 의료영상 분석 AI 기술의 전 세계 현황 분석에 따르면 세계 100위 내 한국 출원인이 16인에 달한다.

의료 AI 개발 기업인 제이엘케이, 뷰노, 루닛, 셀바스헬스케어, 딥노이드, 셀바스AI 등은 올해 3배 이상 주가가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제이엘케이는 뇌졸중 솔루션 100여 개가 병원 공급을 완료하면서 가파른 매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코스닥 상장 1호 의료 AI 기업이자 인공지능 분야 혁신 의료기술 최초로 비급여 적용을 받은 기업으로, 올해 주가가 8배나 폭등했다.

핵심 서비스인 AI 뇌졸중 솔루션 ‘메디허브 스트로크’는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영상을 분석해 뇌졸중 전주기를 커버할 수 있는 총 11개 제품으로 구성된다.

루닛은 해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줬다. 해외 국가 및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AI 솔루션 도입 의료기관을 대폭 확대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세안과 중동 지역에 루닛 AI 솔루션을 잇달아 공급했다. 루닛 AI 솔루션을 도입한 전 세계 의료기관 수는 3,000곳에 달한다.

루닛은 AI 응급질환 자동 분류 솔루션(루닛 인사이트 CXR Triage),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루닛 인사이트 MMG', 유방 단층촬영술 AI 영상분석 '루닛 인사이트 DBT' 등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뷰노는 지난 6월 국내 의료 AI 의료기기 최초로 미국 FDA 혁신 의료기기로 지정됐다. 최근 FDA에서 AI 뇌 정량화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브레인' 승인을 획득한 데 이어 심정지 예측 솔루션 '딥카스'와 흉부 CT 영상 판독 보조 '렁CT' 추가 승인을 준비하고 있다.

뷰노의 AI 솔루션은 빠른 속도로 의료 현장에 도입되며 국내에서도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유럽, 일본, 중국에 진출해 글로벌 인지도를 높인 데 이어 미국 진입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 비만치료제 개발 ‘가속’…한미약품, 독자 기술로 개발해 임상 3상 단계 진입

비만치료제는 올 한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가장 큰 화두였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이슈에 일라이릴리가 미국 헬스케어 업종 부동의 1위였던 존슨앤드존슨을 넘어 시총 1위에 등극하는가 하면, 덴마크 회사 노보노디스크도 LVMH를 꺾으며 유럽 증시 내 시총 1위를 차지하는 등 해외 증시에서 비만치료제에 관한 관심이 지속해 이어졌다.

비만치료제는 의약품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주요 질환 치료제군 중 가장 높은 성장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늘면서 심혈관계 질환, 관절 질환, 수면 무호흡증 등 비만과 관계가 높은 만성 대사 질환으로 적응증이 확대되고, 임상시험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잇달아 입증하면서 확장성도 커지고 있다. 제형과 투약시기 개선 등에 따라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획기적인 비만치료제의 등장으로 시장의 규모가 2030년까지 1,000억 달러(약 13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23년 3월 WHO는 비만치료제를 필수의약품 목록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도 독자적인 기술로 신약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기전, 제형 변경 등을 통해 개발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특히 비만치료제인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수용체 작용제에 대한 시장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제약사도 비만치료제 시장을 점령한 GLP-1 억제제 계열 비만약 개발전에 합류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한미약품이 GLP-1 신약의 3상에 진입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 계획 승인을 받아 개발하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로,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와 식욕억제를 돕는 GLP-1 호르몬 유사체로 작용한다. GLP-1 호르몬은 혈당 조절과 체중 감소를 돕는 효력을 가지고 있다.

회사는 이를 3년 내 상용화할 방침으로,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한국인 특화 비만약으로 시장 석권을 자신하고 있다.

GLP-1 신약 및 후발 주자의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스위스 로슈가 미국 암젠과 함께 주요 비만 시약 개발사로 급부상하고 있는 등 외국계 제약사들이 시장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로슈는 비만약 선도물질 ‘CT-388’을 보유한 카못 테라퓨틱스을 인수해 GLP-1 억제제 계열 비만약 개발전에 뛰어들며 글로벌 임상 2상 준비를 마친 비만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후발 선두권 기업인 암젠은 투약 편의성을 높여 월 1회 주사 방식의 GLP-1 신약 후보 ‘AMG133’의 임상 1상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 혁신 의약품으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 기대감↑… 블록버스터 특허 만료에 K-바이오도 ‘출사표’

국내 기업들은 자체 개발한 혁신 의약품으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기업들의 공격적인 R&D 투자가 이어지며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도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에서만 1,800여 개의 신약후보 물질이 개발 중으로, 내년 그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약 개발 속도가 빨라지며 FDA 승인을 받는 국내 신약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개발한 혁신 신약 중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이 기대되는 기업은 5개 사다. 최근 미국에서 신약 허가를 획득한 셀트리온의 ‘짐펜트라’(자가면역질환), 임상 3상을 완료하고 미국 허가가 유력한 유한양행의 ‘렉라자’(비소세포폐암), 국내 최초로 FDA 허가 획득한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뇌전증치료제), 미국 이어 국내 허가도 완료한 한미약품 ‘롤론티스’(호구감소증), 4조 규모의 중국 시장 진출한 HK이노엔 ‘케이캡’(위식도역류질환) 등이다.

특히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국내 바이오기업은 발 빠르게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착수해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키트루다’, '프롤리아', ‘악템라’, ‘아일리아’ 등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잇따른 특허 만료에 따라 향후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더욱 가속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현황 및 매출 전망’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지난해 286억 2,000만 달러(약 38조 7,000억 원)에서 연평균 17.8%씩 성장해 2028년 765억 1,000만 달러(약 103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수많은 개발 경험과 막강한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어 특허 문제만 문제없이 해결한다면 시장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제형 변경 전략으로 매출 성장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에 따라 기존 정맥으로 투여했던 치료제가 피하투여로 변경될 경우 특허가 연장되고,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이 대폭 개선돼 추가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알테오젠이 꼽힌다. 알테오젠은 제형 변화 플랫폼 기술과 바이오시밀러 기술력을 갖췄다고 평가받으며 글로벌 위상을 높이고 있다.

정맥주사(IV)에서 피하주사(SC)로 약물 전달 방식을 바꾸는 기술인 ‘하이브로자임’은 알테오젠의 원천기술이다. 병원에서 4~5시간 맞아야 하는 IV 제형과 달리 SC 제형은 5분 내로 주사할 수 있다. 알테오젠은 이 기술을 미국 바이오 기업 할로자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