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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크, “GLP-1은 새로운 기회 영역”∙∙∙비만치료제 시장 합류 예고
머크, “GLP-1은 새로운 기회 영역”∙∙∙비만치료제 시장 합류 예고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4.01.05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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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만연맹, 과체중 인구 비율 2020년 38%→2035년 51% 예측
머크, GLP-1 잠재적 기능 인지∙∙∙새로운 기회로 떠올라
일라이 릴리, ‘릴리다이렉트’ 개설로 비만치료제 배송 서비스 시작∙∙∙접근성↑ 비용↓
손쉬운 접근 따른 약물 오∙남용 우려도∙∙∙“단순 미용목적 의약품 아니야”
사진=머크 공식 엑스
사진=머크 공식 엑스

[바이오타임즈] 현대인의 잘못된 식습관으로 비만 환자가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 인구는 1975년 이후 약 50년간 3배가량 증가했으며 세계비만연맹(World Obesity Federation)은 과체중 인구 비율이 2020년 38%에서 2025년 42%, 2035년 51%에 이를 것을 예측했다. 

실제로 비만은 제2형 당뇨병, 심장질환, 뇌졸중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해 건강을 위협하는 만큼,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한 부분이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늘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 간 비만치료제 개발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미국 제약기업 머크(Merck)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Glucagon-Like Peptide-1)에 주목하며 비만치료제 열풍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블룸버그(Bloomberg)>는 5일(현지시각) 머크가 새로운 비만치료제 ‘GLP-1’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보도에 따르면 머크 롭 데이비스(Rob Davis) 최고경영자(CEO)는 4일 골드만삭스그룹(Goldman Sachs Group)이 주최한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체중감량과 함께 당뇨병, 지방간, 심혈관 등의 질환을 호전시키는 치료법을 찾는 중”이라며 “의약품 거래뿐만 아니라 자체 개발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데이비스 CEO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에 대한 실험용 GLP-1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동안은 GLP-1의 잠재적 기능을 인식하지 못했다”면서도 “당뇨병이나 지방간, 심혈관질환 등의 치료에 도움을 준다면 이는 머크가 새로운 기회를 볼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GLP-1이란? 

‘GLP-1’은 인크레틴(Incretin) 호르몬 중 하나로 식사 후 소장에서 분비된다.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Iinsulin) 분비는 촉진시키고 혈당을 높이는 글루카곤(Glucagon) 분비는 억제시킨다. 그러나 GLP-1이 체내에서 매우 빠르게 분해돼 지속적인 효과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만큼, 비만에 대한 직접 치료제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게 제약∙바이오업계의 시각이다. 

이런 이유로 제약∙바이오업계는 비만치료제, 특히 당뇨병 치료제로서 ‘GLP-1 유사체’에 주목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GLP-1 유사체로 만든 약제의 장점은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세포(β-cell)의 민감도를 증가시켜 인슐린을 분비한다는 것”이라며 “저혈당 부작용이 적은 데다 직접 뇌의 식욕 중추를 억제해 식욕을 낮추는 등 체중감량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음식물이 위에서 배출되는 것을 지연시켜 소장에서 탄수화물의 흡수를 느리게 만들어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는다”면서도 “췌장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췌장염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는 다른 치료법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릴리다이렉트(사진=일라이릴리 공식 페이스북)
릴리다이렉트(사진=일라이릴리 공식 페이스북)

◇비만치료제 접근성↑∙∙∙“단순 미용목적 사용 안 돼” 

한편 제약∙바이오업계는 GLP-1을 이용한 비만치료제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반면 비만치료제로 알려진 약품 대부분은 당뇨병 등의 치료를 위해 개발된 만큼, 단순히 체중감량을 목적으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비만치료제가 원격의료 범주에 들어오면서 당뇨병이나 비만 환자가 단순히 체중감량을 원하는 소비자가 비만치료제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자 약물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 제약기업 일라이릴리(Eli Lilly)는 4일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릴리다이렉트’(LillyDirect)를 개설했고 젭바운드(Zepbound) 등 일라이 릴리의 의약품 14개를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일라이릴리를 비롯해 텔레닥(Teladoc Health), 로(Ro), 눔(Noom), 웨이트워처스(WeightWatchers) 등 원격의료 플랫폼은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 등의 제약사가 개발한 약품을 처방했지만, 직접 의약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소비자는 릴리다이렉트로 의사와 원격에서 상담할 수 있으며 일라이릴리의 ‘저축카드’(Savings Card) 사용도 가능하다. 일라이릴리는 제3자약국(Pharmacy Dispensing)을 통해 특정 약물을 직접 집으로 배송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비만치료제를 소비자가 직접 구입함으로써 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약에 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일라이 릴리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일라이릴리는 비만치료제 접근성에 대한 문제를 배제하지 않았다.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마운자로’(Mounjaro)는 릴리다이렉트를 통해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라이릴리 측은 “마운자로는 젭바운드와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지만, 미용 목적의 체중감량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마운자로는 제2형 당뇨병이나 비만 진단을 받은 사람에게만 처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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