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FR, ALK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면역-화학 병용요법의 임상적 효능 입증
[바이오타임즈]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대표 서범석)은 유전자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한 면역-화학 병용요법 임상 3상 연구에서 AI 기반의 ‘루닛 스코프’를 탐색적 바이오마커로 적용한 결과가 종양학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JCO(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게재됐다고 24일 밝혔다.
JCO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펴내는 국제학술지로 글로벌 논문 피인용 지수(Impact Factor)가 50.739에 이르는 종양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로, 루닛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I 바이오마커 관련 최신 연구를 JCO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박세훈 교수 연구팀이 주도했으며 임상시험의 추가 탐색적 바이오마커 분석으로 루닛 스코프를 사용해 연구 효과를 극대화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비소세포폐암에서 발생하는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및 ALK(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 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아테졸리주맙, 베바시주맙 등 면역항암제와 화학항암제 병용요법의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했다.
일반적으로 EGFR, ALK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에는 표적항암제가 강한 효과를 보여주는 반면, 면역항암제의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표적항암제 역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내성이 발생해 면역항암제를 활용하는 치료 옵션에 대한 수요가 높다.
이 같은 미충족 수요(Unmet Needs)에 대해 과거 글로벌 대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면역-화학항암제 병용 요법에 대한 연구가 있었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표적항암제 치료를 진행 중인 EGFR, ALK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항암제를 활용한 면역-화학 병용요법의 임상적 효능을 입증한 3상 임상시험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국내 16개 의료기관에서 EGFR 변이 환자 215명과 ALK 변이 환자 13명 등 총 228명을 2:1 비율로 무작위 배정했다. 또한 면역항암제 예후 예측을 위해 루닛 스코프를 활용, 암 조직에서 면역세포인 종양침윤림프구(TIL)의 공간적 분포를 분석 및 면역표현형을 평가했다.
연구팀은 환자군을 둘로 나눠 한쪽에는 아테졸리주맙, 베바시주맙 및 파클리탁셀, 카보플라틴 병용요법(이하 ABCP 치료군)을, 다른 한쪽에는 페메트렉시드 및 카보플라틴 또는 시스플라틴 병용요법(이하 PC 치료군) 후 임상적 유효성을 비교 평가했다.
그 결과, 연구의 1차 평가지표로서 암의 진행이나 악화 없이 환자가 생존하는 기간을 뜻하는 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mPFS)은 ABCP 치료군이 8.48개월로, PC 치료군 5.62개월에 비해 유의미하게 길었다. 약물 투약 후 종양 크기가 줄거나 완전히 사라지는 비율을 의미하는 객관적 반응률(ORR)은 ABCP 치료군이 69.5%로, PC 치료군 41.9%보다 높았다.
또한 연구팀은 루닛 스코프 IO를 적용해 면역세포인 종양침윤림프구(TIL) 분포에 따른 면역표현형(IP)을 평가했다. 그 결과, TIL 발현율 20% 이하 그룹에서의 무진행 생존 기간(PFS)은 ABCP 치료군 8.28개월, PC 치료군 6.93개월로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TIL 발현율 20% 이상 그룹의 PFS는 ABCP 치료군 12.91개월, PC 치료군 4.86개월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이 같은 결과는 루닛 스코프를 적용하면 TIL 분포에 따른 면역 활성 여부를 정밀하게 판독할 수 있으며, 이는 곧 기존 항암치료제에 비해 면역항암제를 병용했을 때 임상적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는 환자군을 선별하는 데 유용한 정보가 됨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이번 연구는 최근 개최된 세계 3대 암학회인 유럽종양학회(ESMO 2023)에서 ‘최신 임상 연구 초록(Late-breaking Abstract)’으로 채택되며 AI 바이오마커에 대한 학계와 산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며 “특히 이번 연구가 과거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수 차례 실패했던 임상이란 점에서 향후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와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얻기 위한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동반 진단 모델 개발 등 협업 활동이 한층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정민구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