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 코로나19 치료의 ‘게임 체인저’될까?
스테로이드, 코로나19 치료의 ‘게임 체인저’될까?
  • 양원모 기자
  • 승인 2020.06.1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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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대 합동 연구팀 “스테로이드계 약물 ‘덱사메타손’, 코로나19 중증 환자 사망률 낮춰”
항염증 효과 탁월한 스테로이드, 코로나19 치료제로 급부상
부작용 우려 있어 신중히 써야 한다는 의견도

[바이오타임즈] 전 세계 제약, 바이오 업계가 코로나19 치료제 찾기에 혈안인 가운데 스테로이드가 ‘게임 체인저(국면 전환 요소)’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테로이드계 약물이 코로나19 치료에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이 쏟아지면서다. 스테로이드는 소염제, 해열제, 항생제 등 사용 폭이 넓으면서 효과까지 탁월해 ‘만병통치약’이라는 별명이 있다. 한편에선 부작용 등을 이유로 신중론도 제기된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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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사메타손, 코로나19의 대항마?

16일 BBC 등 외신은 영국 옥스퍼드대 합동 연구팀이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중증 코로나19 환자 2000명을 대상으로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 ‘덱사메타손’을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투여한 환자들의 사망 위험률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최대 40% 감소했다고 밝혔다. 임상에서 첫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확인된 것이다. 특히 자가격리 중인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험에선 1명만 빼고 상태가 호전되는 극적인 결과가 관찰됐다.  

스테로이드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코르티솔 스테로이드’ 두 가지로 나뉜다. 운동선수들이 도핑에서 적발되는 스테로이드는 근육 생성을 촉진하는 아나볼릭을 말한다. 반면, 코르티솔은 근력을 약화하는 대신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이번 임상에서 효과를 나타낸 덱사메타손은 코르티솔 스테로이드의 일종이다.

덱사메타손은 관절염, 천식, 백혈병, 대장염, 빈혈 등 다양한 내과 질환의 치료제로 쓰인다. 가격도 저렴하다. 약값 비싼 미국에서도 덱사메타손의 한 달치 약값은 25달러(약 3만 원)에 불과하다. 영국에선 개당 5파운드(약 76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안전성도 입증됐다. 덱사메타손은 1961년 의료용으로 승인된 뒤 60년 가까이 전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다. 

 

왜 스테로이드인가

스테로이드는 ‘코로나 전쟁’ 초기부터 잠재적 치료제 후보군으로 언급됐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4월 코로나19로 중증 폐렴이 생긴 환자 2명에게 혈장 치료와 스테로이드 치료를 병행한 결과 폐렴 증상이 거의 사라졌다고 국제 학술지에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 항바이러스제에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던 환자들이었다. 

스테로이드가 치료제로 눈길을 끈 건 강력한 항염증 효과 때문이다. 이름(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서도 알 수 있듯 코로나19는 염증 완화 없이 완치를 기대하기 힘들다. 코르티솔 스테로이드는 사이토카인, 케모카인 등 체내 염증성 물질의 작용을 차단한다.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이 10~15분 정도로 짧은 것도 장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옥스퍼드대 합동 연구진의 시험 결과에 대해 “흔한 스테로이드가 코로나19 중증 환자에 유익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환영할 만한 소식이자 (코로나19를 극복할) 획기적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경증 환자들에겐 큰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며 “증상이 가벼운 이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더 많은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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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로이드, 코로나19 치료에 보조적 역할”

한편으론 덱사메타손을 비롯한 스테로이드 약물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작용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덱사메타손은) 코로나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치료제라기보다 염증 반응을 완화시켜줄 목적으로 쓰는 약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 약으로 인해 다른 치료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고, 보조적인 치료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코로나 치료제로서 스테로이드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WHO도 합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스테로이드에 부정적이었다. 부작용 때문이다. 코르티솔 스테로이드는 인체의 면역 작용을 억제해 염증 반응을 차단한다. 문제는 면역력 저하로 바이러스 방어에 취약해지면서 오히려 감염 위험률이 올라가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코르티솔 스테로이드는 문제 부위에 국소적으로 투여하는 형태의 치료가 이뤄진다. 

정은경 본부장은 “의학 전문가들은 (덱사메타손이) 염증 반응을 줄여줄 수 있지만, 면역을 같이 떨어뜨려 다른 부작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고 있다”며 “좀 더 체계적인 임상 연구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임상 전문가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양원모 기자] ingodzo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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