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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디지털 치료제, 코로나19 사태로 중요성 커져
美 디지털 치료제, 코로나19 사태로 중요성 커져
  • 나지영 기자
  • 승인 2020.06.09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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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정신적 고통 겪는 환자 1,000% 증가
FDA, 디지털 치료제에 대해 일시적 규제 완화
AI 상담 챗봇과 명상 프로그램 등 제공 유형도 다양화 추세

[바이오타임즈] 미국이 정신 건강 관련 디지털 치료제의 규제를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4월 14일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의사의 처방을 통해서만 진료할 수 있는 인지 행동 및 정신 건강 디지털 치료제에 대해 임시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보인다.

이는 미국 내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불안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병원 방문이 어려워진 탓에 정신질환을 앓던 환자들의 치료가 어려워지면서 내린 결정이다. 한 마디로 디지털 치료제를 활용해 의료 서비스 공급이 부족한 현실을 타개하겠다는 것이다. 정신 건강과 관련한 디지털 치료제 기업 테라퓨틱스의 관계자는 이번 FDA의 결정이 디지털 치료의 안착과 품질 표준 마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예정이며, 향후 디지털 치료법이 표준 치료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인 45%가 정신적 고통 겪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보건 정책 연구 기관인 카이저 패밀리 파운데이션(Kaiser Family Foundation)이 지난 3월 25일부터 30일까지 18세 이상 성인 1,2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코로나19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45%에 달했다. 이 중 19%는 코로나19가 자신의 정신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변화는 장기간에 걸쳐 나타났다. 사람들은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죽음의 공포, 이동제한 및 도심폐쇄(Lock down), 실직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통계를 보면 지난 4월 한 달간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정신 건강 핫라인으로 문자 상담을 요청한 미국인은 2만 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1,00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정신건강 분야는 의료진 크게 부족...디지털 치료제로 극복 시도

한편, 현재 미국의 정신 건강 치료 분야는 인프라 부족과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정신 건강 치료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의 컨설팅 회사 메릿 호킨스(Merrit Hawkins)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현재 미국에서 활동 중인 정신과 의사는 30,451명으로 미국 인구 10만 명당 9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도시를 벗어나면 정신과 치료는 더욱 받기 힘들어진다. 미국의 예방 의학저널은 2018년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 비 도심 지역(non-metropolitan)에 정신과 의사가 부재한 곳이 65%에 이른다고 밝혔다.

디지털 치료제는 의료 서비스 공급이 부족한 정신 건강 분야에서 이미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현재 병원에서는 원격 진료뿐만 아니라 디지털 치료도 활용하고 있으며, 이미 출시된 1만여 개의 정신 건강 관련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 기기가 있으면 누구든 다운로드받아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은 매칭을 통한 의료 전문가 상담부터 인공지능(AI) 기반의 상담 챗봇, 명상 프로그램, 사용자의 감정 변화를 분석할 수 있는 일기 작성에 이르기까지 여러 영역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제공된다.

 

디지털 치료제, 전문 치료 영역에서도 적용 확대

한편, 미국은 인구 비중이 큰 베이비부머(1946~1964년생) 세대의 은퇴로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2017년 65세 이상 은퇴자가 사상 최초로 5,000만 명을 넘어섰으며, 25년 이후에는 7,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인구 고령화는 심각한 의료 인프라 부족 문제로 이어지는데, 디지털 치료제가 이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의과 대학 협회(AAMC)는 2030년에 이르면 인구 고령화로 주치의와 전문의가 12만 명이 부족할 것이며, 디지털 치료제가 미국 헬스케어 시장에 닥친 인력난과 자금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의 회장이자 CEO인 개리 샤피로는 “와이어리스 혈압 측정계, 심전도 측정 센서 등 퍼스널 헬스 기기의 활용은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고 정확하다”며, “원격으로 환자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은 환자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받아 의료진이 환자가 병원을 방문한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병을 치료,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건강 모니터링 및 케어 역할을 하는 디지털 치료제 제품 및 서비스 사례는 다음과 같다.

미국 내 건강 모니터링 및 케어 역할을 하는 디지털 치료제 제품 및 서비스

출처: 각사 홈페이지
출처: KOTRA

디지털 치료제는 전문 치료 영역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불면증, 약물중독, 물질 사용 장애 등을 치료하는 목적의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는 피어 테라퓨틱스는 최근 FDA가 디지털 치료제 관련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한 것을 기회 삼아 조현병 치료 프로그램 '페어-004'를 선보였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정신 건강 분야에서 디지털 치료제의 활용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국 디지털 치료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국내 기업들은 기회를 포착하고 진출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바이오타임즈=나지영 기자] jyna19@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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