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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말 떠다니는데 에어컨까지 가동"…탁구장·당구장 개인방역 불가능
"비말 떠다니는데 에어컨까지 가동"…탁구장·당구장 개인방역 불가능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20.06.0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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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켓·당구봉 등 운동 용품도 공동 사용해 더 위험
"마스크 벗어야 할 정도로 운동하지 말아야"
일시적 폐쇄 안내문이 붙은 서울 양천구 신월동 양천탁구클럽. 2020.6.8/뉴스1 © News1
일시적 폐쇄 안내문이 붙은 서울 양천구 신월동 양천탁구클럽. 2020.6.8/뉴스1 © News1

[바이오타임즈] 8일 오전 지하1층에 위치한 서울 서초구의 한 탁구장. 평일 오전임에도 손님 세 명이 탁구에 열중이다. 반복되는 랠리에 숨이 찼는지 한 손님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스마트폰을 보며 잠시 숨을 고르는 손님도 있었다.

지난 5일 양천구에 거주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지역 내 탁구장 여러 곳에 출입한 사실이 밝혀진 뒤 탁구장을 비롯한 볼링장과 당구장 등 생활체육시설이 코로나19 지역사회 집단감염의 새 전파경로가 되고 있다.

운동을 하다 보면 평상시보다 숨이 가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말 차단율이 높은 방역용 마스크를 착용하기 어렵다. 결국 마스크를 벗고 운동하게 돼 감염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탁구 라켓, 볼링공, 당구봉 등 운동 용품을 공용으로 사용하는 것 역시 감염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지난 6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아무래도 운동을 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마스크 미착용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키웠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이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5.29/뉴스1 © News1

실제로 방역당국의 역학조사에서 양천구 탁구장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이날까지도 추가로 발견되고 있다. 그동안 학교나 클럽, 종교시설에 비해 적은 인원이 모여 주목받지 않았던 소규모 생활체육시설이 지역사회 전파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생활체육시설에 가는 것이 걱정된다"는 게시글이 심심찮게 발견된다. 한 네티즌은 "친정 아버지가 5월 초에 탁구장에 다니셔서 당분간 친정에 방문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아버지도 양천구 탁구장에서 감염이 발생하고 나서는 쉬신다"고 밝혔다.

다른 네티즌은 "볼링장에 괜히 놀러갔다가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소식이 들리면 불안할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시기에 꼭 운동을 해야 하냐"며 "끝날만 하면 계속 확진이 발생해 너무 힘들다"는 반응도 있었다.

전문가들도 생활체육시설 방문을 우려스러운 눈길로 바라본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운동을 하다보면 숨이 차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간단한 일회용 마스크를 착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게 밖으로 나온 비말이 공중에 떠다니고 날씨가 더워져 에어컨까지 틀면 감염이 더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볼링장이나 탁구장, 당구장에서는 앞 사람이 쓰던 물건을 쓰게 되기 때문에 사용하고 나면 닦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렵고 제대로 안 닦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도 "생활체육시설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손위생이 잘 지켜지지 않는 환경 자체는 전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이용해야 한다면 개인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천 교수는 "일반인이 방역용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장시간 운동하기는 어렵다"며 "체육시설을 이용해야 한다면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하고, 숨이 차 마스크를 벗어야 할 정도로 운동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체육시설의 공용물품에 대해서는 "(업주는) 손님이 사용한 용품을 바로 배치하기 보다는 닦은 뒤 최소 한나절 이상 지난 용품을 배치해야 하고, 공용물품을 이용한 사람은 반드시 손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도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음료수나 물 같은 것들도 나눠 마시지 않아야 한다"며 "전반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져 발생하는 일들인데 경각심을 다시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양천구 목동탁구클럽에 일시적 폐쇄 명령서가 붙어 있다.  2020.6.6/뉴스1 © News1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양천구 목동탁구클럽에 일시적 폐쇄 명령서가 붙어 있다. 2020.6.6/뉴스1 © News1

<기사출처_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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