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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비만약' 삭센다·위고비 부작용 파장 커지나…EMA 조사 착수
'인기 비만약' 삭센다·위고비 부작용 파장 커지나…EMA 조사 착수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07.14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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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센다·위고비(오젬픽) 부작용 사례 논란
EMA, 리라글루타이드 및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비만약서 자살 충동 부작용 접수
GLP-1 제제 전체 조사 확대 고려에 마운자로도 조사 대상
식약처도 예의주시…”조치 방안 강구할 것”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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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비만 치료제가 거대 시장으로 확대되며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인기 비만약으로 인기몰이 중인 ‘삭센다’와 ‘위고비(오젬픽)’를 투여 받은 환자가 자살 또는 자해 충동을 느낀다는 이상반응이 보고돼 논란이 일고 있다.

◇비만 인구 급증에 치료제도 수요 급팽창...공급 넘어서는 인기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와 위고비는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을 일으키며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더 뛰어난 감량 효과를 가진 미국 일라이릴리의 당뇨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까지, 비만 치료제는 거대 시장으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를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비만 유병률이 급속도로 상승해 그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체중감량 효과를 대폭 늘린 신약들이 FDA 허가를 받으며 치료제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속도로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만 치료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효능과 환자 편의성이 개선된 신약 출시로 인해 시장은 한동안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24억 달러(약 3조 원)였던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30년 540억 달러(약 70조 원)에 이른다.

삭센다와 위고비는 노보노디스크 매출의 두 축을 담당하는 제품이다. 두 품목으로 회사는 지난해매출 168억 6,400만 크로네(2조 1,338억 원)를 달성했다. 전 세계 시장의 16.5% 수준이다. 오는 2025년까지 비만 치료제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33%, 연 매출 250억 크로네(4조 6,000억 원) 이상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리라글루타이드 성분의 삭센다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유사체로 승인 받은 전 세계 최초의 비만 치료제다.

위고비는 세마글루티드 성분의 주사제다. '오젬픽'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FDA와 EMA 등에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됐다. 하지만 체중감소 효과가 확인돼 위고비라는 상품명으로 또 다시 승인돼 차세대 비만 치료제로 떠오르는 품목이다.

하지만 최근 이들 약품을 투여 받은 환자가 자살 또는 자해 충동을 느낀다는 이상반응이 보고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그 수요가 상당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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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위세 꺾이나…삭센다, 위고비 이어 마운자로까지 조사 대상 포함

최근 유럽의약품청(EMA) 안전위원회는 아이슬란드 의약품청이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삭센다와 오젬픽 투여 환자로부터 자살 또는 자해 충동 이상반응을 보고받고 해당 제품 성분의 안전성을 조사·평가에 나섰다고 밝혔다.

EMA는 삭센다와 오젬픽의 주성분인 리라글루타이드, 세마글루타이드를 함유한 의약품을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GLP-1 제제 전체로 조사 확대 여부도 고려하고 있다.

조사결과에 따라 초강력 다이어트 약으로 관심을 끈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도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EMA의 이번 조사는 오는 11월 완료될 예정이다.

음식물 섭취에 따라 분비되는 인체 호르몬인 GLP-1은 뇌의 시상하부에 전달되어 배고픔을 줄이고, 포만감을 증가시켜 식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리라글루티드와 세마글루티드는 GLP-1 수용체 작용제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GLP-1과 비슷한 효과를 내 주기적으로 주사하면 체중의 15∼20% 가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부작용, 그것도 자살 및 자해 충동 이상반응은 민감한 사안 중 하나일 수 밖에 없다.

유럽연합은 의약품 제품 정보에 자살 및 자해 충동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EMA 산하 안전위원회(PRAC)는 "보고된 사례가 의약품 자체와 관련이 있는지, 환자의 기저질환이나 기타 요인과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자살 행동이 모든 GLP-1 수용체 작용제에 대한 부작용으로 명시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이들 품목 처방 시 자살 및 자해 충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환자에게 알리도록 권고한다.

FDA의 유해 사건 보고 시스템(FAERS)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이후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환자 중 자살 충동을 느낀 사례는 60건, 리라글루타이드의 경우 2010년 이후 이러한 사례가 최소 70건에 달한다.
 

◇'연 매출 600억' 삭센다, ‘꿈의 다이어트약’으로 불리는 위고비 부작용 논란….국내에 미칠 영향은?

비만 신약의 부작용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상황에도 관심이 쏠린다. 삭센다는 지난 2017년, 위고비는 올해 4월 각각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삭센다는 국내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품목으로 국내 연매출 600억 원에 육박하는 제품으로, 올해 1분기에만 전년 동기대비 50% 이상 증가한 15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국내에서 삭센다, 위고비에 대한 자살 및 자해 충동 등의 부작용은 허가 사항에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해당 성분들의 부작용으로 어지러움, 구토, 두통, 설사, 변비, 복통 등만 기재돼 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식약처는 EMA 공식 자료를 확인하고, 관련 업체에 해당 관련 정보 수집을 요청 중이라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후 제출된 자료, 국외 조치 현황, 국내 이상사례 모니터링 등을 검토해 필요한 조치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제약사 보고에 의존한 이상사례 정보 수집만으로 실제 부작용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약제와 자해 또는 자살 충동 간의 연관성을 확정 짓기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도 나온다.

비만한 환자가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체중이 줄면서 자해 또는 자살 충동 등 위험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다.

업계 전문가는 “비만한 환자는 주로 우울증을 동반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약제 관련 기존 연구에서 이 같은 위험이 보고되지 않았고, 유럽에서 보고된 사례는 총 3건이기에 아직 연관성을 확정 짓기 어렵다"며 "삭센다와 위고비 등 비만 신약에 대한 자살 및 자해 충동 간 연관성이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들 제품을 보유한 노보노디스크 측은 현재까지 자체적으로 안전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약물과 자살 및 자해 충동의 인과관계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사용자의 안전을 최우선시해 EMA의 조사에 협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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