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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이슈②] 비만 신약으로 '아메리칸 드림' 노리는 국내 기업은?
[비만약 이슈②] 비만 신약으로 '아메리칸 드림' 노리는 국내 기업은?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08.31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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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세계서 비만약 가장 비싸고 비만 인구 수 가장 많아…의료비 지출 지속 증가
비만약 개발기업, 미국 진출 시 매출 확대 가능성 높아
비만약 성장세에 국내 기업도 개발 도전장…한미약품,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등 미국 시장 공략나서

비만 치료 시장을 둘러싼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의 각축전이 주사제를 넘어 경구제로 확장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당뇨 및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한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와 그 뒤를 바짝 뒤쫓는 미국 일라이 릴리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경구제 개발로 더 큰 시장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커지는 비만약 시장에 국내 기업들도 속속 진입 중이다. 이들 기업은 최대 수익을 안겨줄 미국을 타깃으로 글로벌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편집자 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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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만 치료제 수요 높고 약값도 최대…최대 수익 기대할 수 있는 미국 시장 공략해야

[바이오타임즈] 비만 치료제 개발 기업들이 반드시 공략해야 하는 국가로 미국이 꼽힌다. 전 세계 제약 시장의 과반을 차지하는 미국은 최대 의약품 시장이자 비만 치료제가 가장 비싼 국가이기도 하다.

또 다른 국가보다 비만 환자가 많아 치료제 수요가 크다는 점도 비만 신약 개발 기업이 미국 시장을 반드시 공략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미국은 전체 인구에서 BMI(체질량지수) 30 이상인 비만 환자 비율이 33.5%다. 영국 25.9%, 캐나다 21.6%, 독일 16.7%, 네덜란드 13.8%, 스위스 11.3% 등 다른 비교 대상 국가 평균 17.1%와 큰 차이를 보인다.

미국의 보건 전문 비영리기관 카이저패밀리재단(KFF)은 최근 미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의 비만 치료제 한 달 치 가격을 비교해 공개했다.

'위고비'의 한 달 치 처방 가격은 미국에서 1,349달러(178만 원)다. 반면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는 각각 328달러(43만 원), 296달러(39만 원)으로 미국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마운자로'의 한 달 치 처방 가격은 1,023 달러(약 135만 원)로 네덜란드의 2배, 일본의 3배 수준이다. '오젬픽' 역시 미국이 일본보다 5배 이상, 영국과 프랑스에 비해 10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국에서 비만 치료에 사용된 비용은 연간 1,730억 달러(약 230조 원)로 추정된다. 성인 비만 환자는 건강한 사람보다 연간 의료비 지출이 평균 1,861달러(약 246만 원) 더 많았다. 실제로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매출 비중도 미국이 크게 차지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많은 비만 인구와 높게 형성된 약값으로 인해 미국 시장 내 상업화가 이뤄지면 국내 시장 판매 이익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관측한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미국은 비만 환자가 많아 비만약 수요가 높기 때문에 향후 더 많은 의료비 지출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기에 약값도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편으로,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 입장에서 반드시 진출해야 할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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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지는 시장 규모에 국내 기업도 도전장…미국 진출 성공 가능성 높이는 기업은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비만 인구가 2035년 19억 1,4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4% 수준으로 증가하리라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비만약 시장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20년 24억 달러(3조 원)에서 지난해 100억 달러(13조 원)로 4배가량 성장했으며, 2030년에는 1,000억 달러(13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커지는 비만약 시장에 국내 기업들도 속속 진입 중이다. 특히 최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미국 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의학적 도움을 통해 비만을 치료하려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향후 더 많은 제약사가 비만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비만약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선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내 기업들은 기술이전, 원천기술 개발 등의 다양한 전략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특히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등은 임상 결과에서 삭센다, 위고비 등 기존 치료제 대비 우수한 효능을 입증해 세계 시장의 시선을 끌고 있다.

두 회사는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 방식으로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가 직접 개발하는 만큼 미국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아 미국에 진출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미국 머크에 기술이전된 한미약품의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현재 임상 2b상 진행 중이다. 앞서 임상 2a상에서 NASH 환자 대상으로 경쟁 약물인 위고비·오젬픽 대비 더 좋은 간지방함량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2b상에서는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위고비 2.4㎎ 용량 등과 효과를 비교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이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한 NASH 치료제 'YH25724'는 최근 임상 1상을 개시했다. 18세 이상 성인이고, BMI 지수가 25 이상인 비만·과체중 56명을 대상으로 약의 내약성을 평가한다. 

당초 두 회사의 약물은 당뇨병 치료제와 NASH 치료제를 적응증으로 개발됐다. 하지만 체중감량 효과가 입증되면서 비만 치료제로 적응증을 변경해 출시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유전성 비만 치료제 ‘LB54640’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미국 임상 2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LB54640은 포만감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MC4R(멜라노코르틴-4 수용체)의 작용 경로를 표적하며, 1일 1회 먹는 치료제다. 지난해 6월 미국 FDA로부터 ‘POMC(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 결핍증’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ODD, Orphan Drug Designation)됐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신약개발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연내 미국에서 비만 치료제 'DA-1726' 임상1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할 예정이다. DA-1726은 옥신토모듈린 유사체(Oxyntomodulin analogue) 계열의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후보 물질이다. 동아에스티는 임상 신청 후 내년 상반기 중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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