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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보다 작은 나노미세먼지, 우리 몸에 더 깊숙이 침투해서 오래간다
초미세먼지보다 작은 나노미세먼지, 우리 몸에 더 깊숙이 침투해서 오래간다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2.05.23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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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와 나노미세먼지 모델 입자 제작, 생체 분포 패턴을 형광 이미징 기술로 규명
나노미세입자가 폐에서 다른 장기로 퍼지는 데 걸리는 기간은 최소 이틀 안에도 가능
초미세먼지 중에서도 나노미세먼지가 우리 인체기관에 다양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확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높은 수준의 미세먼지 농도는 호흡기 질환, 심혈관계 질환 같은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그간 미세먼지 입자는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급성 폐 손상과 호흡기 감염 간 높은 상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되어 왔다.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흡입된 미세먼지에 관한 유해성 연구는 상당히 수행됐으나, 미세먼지 중에서도 초미세먼지와 나노미세먼지라고 불리는 더 작은 입자가 인체에 어떻게 파고 들어가 얼마나 머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었다.

 

생체내 주입된 초미세먼지와 나노미세먼지 모델물질의 이동 경로 모식도(사진=)
생체 내 주입된 초미세먼지와 나노미세먼지 모델물질의 이동 경로 모식도(사진=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초미세먼지와 나노미세먼지 모델 입자 제작, 생체 분포 패턴을 형광 이미징 기술로 규명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신형식, 이하 KBSI)은 바이오융합연구부 홍관수·박혜선 박사 연구팀이 초미세먼지와 나노미세먼지 모델 입자를 제작해 인체 내 주입된 입자들의 생체 분포 패턴을 형광 이미징 기술을 이용해 밝혀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본 연구성과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실리카 기반 초미세입자 제작 및 흡입 후 생체 분포 이미징 분석기술’ 과제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으며, 나노과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인 “Journal of Nanobiotechnology”誌[논문명: Monitoring in vivo behavior of size-dependent fluorescent particles as a model fine dust, IF=10.435, 홍관수(공동교신저자), 박혜선(공동교신저자)] 온라인판에 12일(목) 게재됐다.

이번 연구로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세포 단위에서 이해하고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입자크기가 100nm(0.1㎛) 이하인 먼지는 미세먼지의 100분의 1수준의 작은 나노 크기 입자로 나노미세먼지라고 부른다. 즉 미세먼지는 PM10(입자크기가 10um 이하인 먼지), 초미세먼지는 PM2.5(입자크기가 2.5um 이하인 먼지), 나노미세먼지는 PM0.1(입자크가기 0.1 um 이하인 먼지)이다.

나노미세먼지의 정의는 아직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명확하지 않지만, 극초미세먼지 또는 초초미세먼지라고도 부른다. 나노미세먼지는 꽃이나 허브에서 생성되는 휘발성물질이나 거대조류에서 방출하는 물질들에 의해 생성되기도 하지만, 주로 차량 연료가 연소할 때 배출된다. 또한 타이어 마모와 브레이크 오일, 항공기와 선박 등에서도 나오며, 농업 폐기물 소각이나 요리 활동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나노미세먼지는 초미세먼지보다 더 인체에 깊숙이 침투하여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더 작은 입자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아직 국내·외에서도 뚜렷하게 제시한 연구 결과는 없었다.

다만, 인체에 침투한 나노미세먼지는 쉽게 체외로 빠져나가지 않고 혈액순환이나 림프순환을 통해 호흡기나 폐 이외의 기관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다.
 

초미세먼지와 나노미세먼지 모델물질의 생체 분포 이미징 연구 흐름 모식도(사진=)
초미세먼지와 나노미세먼지 모델물질의 생체 분포 이미징 연구 흐름 모식도(사진=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나노미세입자가 폐에서 다른 장기로 퍼지는 데 걸리는 기간은 최소 이틀 안에도 가능

홍관수·박혜선 박사 연구팀은 형광 이미징이 가능한 초미세먼지와 나노미세먼지 모델 물질을 제작하여 생체에 주입한 후 최대 한 달 동안 장기별 이동 경로와 세포 수준에서의 미세먼지 축적량을 비교·분석했다.

나노미세입자를 기관지로 주입한 후 입자가 폐에 머물러 있는 양을 관찰했을 때, 나노미세입자는 초미세입자와 비교하여 빠르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중 일부는 폐 세포 깊숙이 침투하여 혈관을 따라 간, 신장 등 다른 장기로 이동하는 흐름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나노미세입자가 다른 장기로 퍼지는 데 걸리는 기간은 최소 이틀 안에도 가능한 것으로 관찰되었다.

특히, 폐기관 내 존재하는 면역세포에는 나노미세입자가 4주 후까지도 세포 안에 남아 있었는데, 그 숫자는 초미세입자보다 8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미세먼지 입자의 이동 경로를 생체 내에서 장시간 관찰하고 분석하기 위해 생체 내에서 분해되지 않는 비교적 안정한 모델 입자로 진행됐다. 실제 체내에서 분해되어 독성을 일으키는 탄화수소류의 미세먼지가 주입되는 경우, 인체 내 각 장기와 면역시스템에 미치는 독성과 이로 인한 질병의 유발 및 면역시스템 교란 등의 영향이 클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에 만든 모델 물질은 동그란 형태에 입자크기만 다르게 하여 실험했다. 실제 일상에서 접하는 미세먼지처럼 형태를 특정할 수 없거나 흡착된 독성물질이 다른 초미세먼지는 인체에 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특성을 반영하는 모델 물질의 제작 및 활용은 향후 미세먼지가 생체에 미칠 영향을 정확히 예측하고, 저감기술을 개발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KBSI 박혜선 박사는 “이번 연구는 초미세먼지 중에서도 더 크기가 작은 나노미세먼지가 우리 인체기관에 다양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확인한 결과”라며, “향후 다양한 특성을 갖는 모델 물질을 만들어 생체 분포 패턴에 대한 정보를 라이브러리로 구축할 수 있다면, 지역이나 환경 특성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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