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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제, 우리나라서 탄생할까
세계 최초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제, 우리나라서 탄생할까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12.07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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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바이오, 니클로사마이드 기반 항바이러스제와 덱사메타손과의 병용 결과 발표
시너지 효과로 효능 2.1배 상승, 알파, 베타 이어 델타 변이까지 효능 입증
CP-COV03, 바이러스가 아닌 숙주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코로나19 계열의 범용약물
내년 상반기 내에 CP-COV03의 2상 종료하고 긴급 사용 승인받을 것
21세기 바이러스와의 전쟁서 ‘게임체인저’ 될 것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현대바이오사이언스(대표 오상기, 이하 현대바이오)는 자사가 개발 중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CP-COV03이 세계 최초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제가 될 것이며, 21세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 자신했다.

현대바이오는 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위탁해 코로나19 감염 햄스터를 대상으로 수행한 효력시험에서 코로나19 경구 치료제 CP-COV03과 항염증제 덱사메타손을 경구제로 함께 투약한 결과, 치료 효과가 덱사메타손 단독보다 2.1배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현대바이오의 CP-COV03은 구충제로 사용되는 니클로사마이드 기반 항바이러스제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코로나19 치료용 유력 후보 약물로 평가받고 있지만, 지극히 낮은 체내 흡수율과 짧은 혈중 약물 농도 반감기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현대바이오의 대주주인 씨앤팜이 약물 전달 기술로 니클로사마이드의 체내 흡수율을 개선하면서 코로나19 경구 치료제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현대바이오사이언스 기자간담회 장면. 최진호 과학자문위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 현대바이오)
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현대바이오사이언스 기자간담회 장면. 최진호 과학자문위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 현대바이오)

◇세계 최초 니클로사마이드 기반 항바이러스제와 덱사메타손과의 병용, 효능 2.1배 상승

니클로사마이드 기반 항바이러스제를 코로나19 중증 환자용 항염증제인 덱사메타손과 병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실험 결과는 세계 처음으로,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코로나19 중증 환자용 치료법이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인 덱사메타손은 현재 코로나19 중증 환자용으로 처방되는 약물로, 렘데시비르와 함께 투약하고 있다. 덱사메타손은 면역약화라는 부작용을 수반해, 덱사메타손과 최적의 조합을 이룰 항바이러스제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렘데시비르는 현재까지 코로나19용 항바이러스제로 유일하게 허가된 약이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치료 효능에 의문을 제기했고, 예일대 연구 결과 약물내성으로 인한 코로나19 돌연변이가 보고되기도 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현대바이오 연구소장 진근우 박사는 “스테로이드계 약물인 덱사메타손은 면역약화라는 부작용을 수반하므로 약화한 면역 대신에 항바이러스 효능을 내줄 병용 치료제를 찾아야 한다. 덱사메타손과 병용할 수 있는 최적의 짝이 현대바이오의 CP-COV03”이라고 말했다.
 

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현대바이오사이언스 기자간담회 장면. (사진= 현대바이오)
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현대바이오사이언스 기자간담회 장면. 왼쪽부터 오상기 현대바이오 대표이사, 최진호 과학자문위원장, 진근우 연구소장, 김경일 CTO(사진= 현대바이오)

◇바이러스가 아닌 숙주세포를 타깃, 변이에 상관없이 효능 발휘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현대바이오는 후발주자로서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 처음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를 염두에 두고 CP-COV03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변이가 심한 RNA바이러스가 촉발한 코로나19 사태의 해결을 위해서는 바이러스를 표적으로 하는 기존 방식이 아니라, 숙주세포에 작용하는 ‘숙주표적(host-directed)’ 항바이러스제를 경구제로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바이오는 전 세계 현존 약물 중 코로나19 치료제 1위 후보로 선정된 니클로사마이드를 최종후보로 선정, 첨단 약물 전달체(DDS) 기술로 CP-COV03을 개발했다.

현대바이오 CTO(최고기술책임자) 김경일 박사는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코로나19용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에 초점을 맞춘 ‘바이러스 표적(Virus-Directed)’ 기전이어서 바이러스의 변이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CP-COV03은 세포의 오토파지(자가포식)를 활성화해 세포로 침투한 바이러스를 제거하므로 변이와 관계없이 효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김경일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CP-COV03은 숙주세포를 표적하므로 코로나19와 그 변종들을 치료할 수 있는 코로나19 계열의 범용약물이다. 이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실험 결과 및 덴마크의 유니온제약과 유럽 주요 대학 공동 연구진의 인간 세포실험 결과 등에서도 입증됐다.

현대바이오는 숙주 표적 항바이러스제인 CP-COV03의 특성을 살려 코로나19뿐만이 아니라 여러 바이러스 질환에 범용할 수 있는 ‘멀티 타깃(Multi-Target)’ 약물임을 단계적으로 입증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CP-COV03의 임상 2상 단계에서 코로나19와 독감용을 병행하기로 한 것도 이 약물의 범용성을 1차적으로 입증하기 위해서다. CP-COV03이 코로나19 치료용으로 임상 1상을 마치면 독감용 임상은 1상을 거치지 않고 2상으로 직행한다.

만일 임상이 성공하면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에 모두 처방할 수 있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세계 최초로 국내 기술진에 의해 탄생하게 된다.

독감은 발열, 기침 등 초기증상이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기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는 두 질환을 구별하기 어려워 초기에 선제 대응을 못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의료계는 신종플루와 독감 치료제로 쓰인 타미플루처럼, 코로나19든 독감이든 초기증상 발현 시 바로 처방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가 나와야 한다는 요청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대바이오 오상기 대표는 “CP-COV03은 숙주 표적 기전의 항바이러스제라 안전하면서도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증에 효능을 내는 약”이라며 “21세기 對바이러스 전쟁에서 코로나19 변이든 신종 바이러스든 모두 해결하는 게임체인저로 등극시키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21세기 바이러스와의 전쟁서 ‘게임체인저’ 될 것

현대바이오는 CP-COV03의 임상 1상을 마치는 대로 보건당국에 임상 2상을 신청, 늦어도 내년 상반기 내에 CP-COV03의 2상을 종료하고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아낸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관계기관과 임상 2상 계획을 협의하는 등 2상 준비작업도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바이오는 니클로사마이드의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지난 9월 바그다드대 의대 등 이라크-카타르 연구진이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임상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어 니클로사마이드 기반 CP-COV03의 임상 통과를 자신한다. 특히, 생체이용률을 높여야 하는 숙제가 있었으나, 전달체 기술로 니클로사마이드의 생체이용률을 최대 40배 이상 끌어올리는 데 성공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현대바이오는 CP-COV03이 출시되면 누구나 경제적 부담 없이 쉽게 복용할 수 있도록 가격을 타미플루처럼 최대한 합리적으로 책정할 방침이다. 현재 임상 중인 글로벌 제약사들의 코로나19 경구제는 신약이라 80만 원대의 고가인 데 비해, CP-COV03은 개량신약이므로 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대량생산도 쉬워 긴급사용 승인이 나면 신속히 전 세계에 공급해 코로나19 팬데믹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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