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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바이오, 먹는 코로나 치료제 2상 신청... 오미크론 잡나?
현대바이오, 먹는 코로나 치료제 2상 신청... 오미크론 잡나?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2.01.21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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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성 항바이러스제 후보로 꼽히는 니클로사마이드 적용
니클로사마이드의 흡수율과 반감기 문제를 해결한 최초의 개량신약 후보물질
변이에 상관없이 숙주세포에 약효를 표적
임상 2상서 긴급 승인받으면 의사의 판단에 따른 즉각 처방 가능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약물 전달체 기반 신약 개발 전문 현대바이오(048410, 대표 오상기)가 코로나19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CP-COV03’의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회사는 애초 이달 말에 임상 2상을 신청하려 했으나, 최근 오미크론 변이로 코로나 확산이 다시 심각해지면서 기존 백신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자 임상 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임상 신청을 열흘가량 앞당겼다.

◇니클로사마이드의 흡수율과 반감기 문제를 해결한 최초의 개량신약 후보물질

현대바이오가 개발 중인 CP-COV03는 범용성 항바이러스제 후보로 꼽히는 니클로사마이드가 적용된 코로나19 치료용 신약후보물질이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잘 알려진 대로 구충제 성분이다. 니클로사마이드는 1958년 바이엘이 내놓은 구충제로, 코로나19를 포함한 메르스, 사스 등의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는 물론, 에볼라, 지카 등 RNA 바이러스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대표적 범용성 약물로 국제 의약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현존 약물 중 코로나19를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물로 네이처誌와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등이 소개한 바 있다. 하지만 체내 흡수율이 너무 낮고, 혈중농도 반감기도 너무 짧아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런데 현대바이오의 대주주인 씨앤팜이 양이온성 무기물 기반 약물 전달체(DDS)로 니클로사마이드의 체내 흡수율을 개선하면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씨앤팜은 CP-COV03의 핵심기술인 난용성 약물의 생체이용률 개선 기술 특허를 지난해 12월 22일 한국특허청으로부터 승인받았다. 이 특허는 CP-COV03의 기반 약물인 니클로사마이드가 물에 잘 녹지 않는 난용성이라 체내 흡수율이 낮았던 문제를 첨단 약물 전달체(DDS) 기술로 최대 40배까지 높인 원천기술에 관한 것이다.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7개국에도 출원돼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현대바이오가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 중인 CP-COV03은 니클로사마이드의 흡수율과 반감기 문제를 해결한 최초의 개량신약 후보물질이다. 현대바이오 대주주인 씨앤팜은 지난해 첨단 약물 전달체 기술로 니클로사마이드의 체내 흡수율을 끌어올려 100% 항바이러스 혈중 약물 농도(IC100)를 12시간 이상 유지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니클로사마이드의 연구 과정 설명(사진=현대바이오사이언스)
니클로사마이드의 연구 과정 설명(사진=현대바이오사이언스)

◇변이에 상관없이 숙주세포에 약효를 표적

CP-COV03의 기반 약인 니클로사마이드는 코로나19 감염 시 숙주인 세포의 자가포식(Autophagy) 작용을 활성화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차단하는 기전을 가졌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치료 효능 면에서 현존 약물 중 가장 뛰어난 약물로 꼽혀왔다. 또한 니클로사마이드는 가격이 저렴하고 대량 구매도 가능해 이를 기반으로 한 CP-COV03의 가격경쟁력 역시 높고 대량생산도 용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CP-COV03은 알파·델타·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에 상관없이 숙주세포에 약효를 표적함으로써 범용적인 치료 효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CP-COV03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에서 약물 독성에 따른 부작용이 전혀 관찰되지 않아 약물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또 인체에서도 니클로사마이드의 난제인 낮은 생체이용률을 해결한 것이 확인돼, 임상 1상을 수행한 임상위탁기관(CRO) 디티앤씨알오와 함께 임상 2상을 예정보다 일찍 신청하게 됐다고 현대바이오는 밝혔다.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CP-COV03의 임상 2상에서 현대바이오는 적정 투약량을 설정하고 약물의 효능을 검증할 계획이다.
 

(사진=현대바이오)
(사진=현대바이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머크의 몰누피라비르 보다 약효 면에서 더 우수할 것으로 예상

현대바이오의 CP-COV03가 임상 2상에서 긴급 승인을 받게 되면 같은 항바이러스제로 분류되는 경구용 치료제인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머크의 몰누피라비르와 효능 경쟁을 벌이게 된다. 현대바이오는 CP-COV03의 기반 약인 니클로사마이드가 바이러스 복제 억제 외에 바이러스 제거 메커니즘까지 지녀 약효 면에서 더 우수할 것으로 예상한다.

항바이러스제(Antiviral Drug)는 독성약물로 바이러스를 죽이는 바이러스 박멸제와는 달리, 신종플루의 게임체인저였던 타미플루처럼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매커니즘을 갖는 약이다. 코로나19 경구치료제에서 타미플루 같은 항바이러스제는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와 머크만 개발에 성공했을 정도로 항바이러스제 개발에는 최첨단 바이오 기술이 요구된다.

현대바이오의 대주주인 씨앤팜의 CTO 김경일 박사는 “다른 치료제와 달리 진정한 항바이러스제는 혈중 최대농도(Cmax)와 바이러스 활성을 50% 억제하는 유효농도(IC50) 이상으로 혈액에서 약물이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를 반드시 확인한다”라며 “혈중 최대농도와 IC50 농도 간 차이도 중요하다. 그 차이가 클수록 항바이러스제로 성공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P-COV03은 IC100(1회 투여 시 바이러스의 활성을 100% 억제하는 항바이러스 유효 혈중농도)을 12시간이나 유지하므로 코로나19 환자가 하루 2차례만 복용하면 바이러스 활성을 24시간 동안 꾸준히 억제해 사멸까지 유도할 수 있는 약이다.

머크의 몰누피라비르는 1회 투여로 IC50을 8시간 이상 유지했는데, IC50 대비 Cmax는 22배 높았다. 이에 비해 현대바이오의 CP-COV03는 동물실험에서 1회 투여로 IC50 이상 유효농도를 24시간 넘게 유지한 가운데 Cmax는 약 300배를 기록해 항바이러스제로 성공 가능성이 더욱 큰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바이오의 CP-COV03가 임상 2상에서 긴급 사용승인을 받으면, 신종플루와 독감 치료제로 함께 사용된 타미플루처럼 독감 등 코로나19 유사 증상자에게도 의사의 판단에 따른 즉각 처방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감염인 ‘플루로나’에 대한 우려도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오상기 현대바이오 대표는 “현대바이오는 CP-COV03의 임상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임상 2상에서 긴급 사용승인 신청을 통해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에도 주력하겠다”라며 “CP-COV03는 경·중등증 환자들에게 의료 현장에서 신속한 선제처방이 가능해 코로나19 치료에 혁신적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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