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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고형암 TIL 세포치료제 탄생… 국내 개발 현황은?
세계 첫 고형암 TIL 세포치료제 탄생… 국내 개발 현황은?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4.02.21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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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DA, 고형암 대상 세포치료제 최초 허가
자가 T세포 면역치료제...진행성 흑색종 새 치료 옵션 제시
네오젠TC·GC셀, 고형암 타깃 세포치료제 국내 임상 진행 중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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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고형암 환자를 위한 최초의 세포치료제를 승인했다. 고형암 치료에 있어 낮은 반응률을 보이는 CAR-T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미국 FDA, 고형암 대상 세포치료제 최초 허가

FDA는 미국 생명공학기업 아이오반스 바이오테라퓨틱스(Iovance Biotherapeutics)의 ‘암타그비(Amtagvi, 리필류셀)’를 진행성 흑색종 치료제로 가속 승인했다고 지난 16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특히 암타그비는 세포치료제가 고형암으로도 치료 범위가 확대됐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끈다.

유방암, 간암, 폐암처럼 장기에 붙어 자라는 고형암은 암세포가 혈관을 타고 이동하며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데, 암 전이는 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높인다.

하지만 그간 세포치료제는 일부 혈액암 치료만 가능했다. 대표적인 CAR-T 치료제인 노바티스 ‘킴리아’, 얀센 ‘카빅티’, 길리어드 ‘예스카타’ 등이 림프종에 허가됐지만 고형암 적응증 확보에는 실패했다. 고형 종양에는 CAR-T 세포가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적절한 세포 표면 바이오마커가 없기 때문이다.

암타그비는 고형암의 일종인 흑색종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종양 침윤 림프구(TIL) 치료제로, 면역체계에서 특정 바이오마커를 인식하고 공격하는 TIL 세포를 타깃해 고형암으로 적응증 확보에 성공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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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L 치료제는 암세포와 싸우는 면역세포인 T세포 기반 치료제다. TIL은 암세포 주변에 모여 있는 림프구로, 혈액 안에 있는 PBMC(말초혈액림프구)보다 더 효과적으로 종양을 공격할 수 있다.

암세포를 인지하는 T세포는 혈액보다 종양 조직이 더 많이 갖고 있는데, TIL 치료는 이를 바탕으로 종양 조직 내의 T세포를 T세포 활성인자인 인터루킨2(IL-2)와 함께 대량 증식한 뒤 환자에게 다시 주입하는 방식을 쓴다. TIL은 종양 항원을 공격하는 TCR(T세포 수용체)을 갖고 있어 암세포에 대한 반응도가 높다. 

전체 발병 암의 90%가 고형암이란 점에서 TIL 치료제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또, CAR-T 치료제가 혈액암에서만 반응하는 것과 달리 TIL 치료제는 다양한 암종에서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암타그비는 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흑색종 환자를 위한 치료 옵션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가 있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암타그비 권장 용량으로 치료받은 환자 73명 중에 객관적 반응률은 31.5%였다. 이 중에 완전관해는 3명(4.1%), 부분관해는 20명(27.4%)으로 나타났다. 치료에 반응한 환자 중에 56.5%, 47.8%, 43.5%는 각각 6개월, 9개월, 12개월에 종양 진행이나 사망 없이 반응을 유지했다.

한편, FDA의 가속 승인 경로(Accelerated Approval Pathway)를 통해 승인된 암타그비는 현재 임상적 이점을 검증하기 위한 확증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가속 승인은 일반적으로 환자가 유망한 치료법에 조기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회사는 예상되는 임상적 이점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 시험을 수행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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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오젠TC· GC셀 등 고형암 타깃 세포치료제 개발 도전

국내에선 네오젠TC가 TIL 치료제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네오젠TC는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삼중음성유방암과 비소세포성 폐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TIL 치료제 'NEOG-100'의 임상 1상 승인을 받아 국내 임상을 진행 중으로, 그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NEOG-100은 환자의 암 조직에서 분리한 TIL을 세포 활성화 기능을 가진 인터루킨2(IL-2)과 함께 대량 증식한 뒤 환자에게 주입하는 약물이다. 네오젠TC는 여기에 배양 절차에 동결 과정을 추가했다. 이는 경쟁사인 아이오반스에는 없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동결 과정을 추가하면, 배양 시간은 6~7일 증가하지만 원발 암 수술 시 세포를 배양, 보관했다가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하면 TIL을 대량 배양해 완제품 치료제 확장이 용이해진다”며 “생산 수율은 최대 2,000배 수준인 경쟁사와 달리 3,500배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2025년 12월까지 임상 1상을 마무리하고 임상 2상부터는 일본이나 동남아 시장 쪽으로 병원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GC셀도 고형암 타깃 세포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GC셀은 T세포뿐 아니라 NK(자연살해세포), CIK(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 등 다양한 면역세포를 활용한 고형암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 대량 생산이 가능한 동종 유래(allogeneic) 세포치료제로 상업성 또한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GC셀은 최근 한국, 호주에서 동종유래 NK세포를 활용한 고형암 치료제 'AB-201'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HER2(사람 상피세포 증식인자 수용체 2형)가 과발현된 유방암과 위암·위식도접합부암 환자 48명을 대상으로 AB-201의 안전성과 항종양 활성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올 상반기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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