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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잭팟’에 후발주자 속속 등장… ‘지각변동’ 올까
비만치료제 ‘잭팟’에 후발주자 속속 등장… ‘지각변동’ 올까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4.02.15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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젭바운드, 삭센다·위고비 위협하는 효능에 기대 매출 ‘훌쩍’
노보 노디스크·일라이 릴리,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 등극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암젠 등 비만치료제 개발 ‘열풍’… ‘GLP-1' 폭발적인 수요
국내선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등 비만치료제 개발 ‘잰걸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비만치료제 시장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그간 '마운자로', '삭센다', '위고비' 등이 독점하다시피 한 비만치료제 시장이 '젭바운드' 등 후발주자의 맹추격에 지형도 변화를 예고했다.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가장 높은 성장성으로 의약품 시장 견인 전망

비만이 질병으로 인식되면서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 비만 인구는 약 6억 5,000만 명으로 추산되며 지속해 느는 추세다.

‘세계 비만 연맹’은 2035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비만이나 과체중으로 분류될 것으로 관측했다. 2000년 대까지 30% 초반을 유지해 왔던 한국인 비만율은 2020년 38.3%로 급증해 조만간 40%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21년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한 데 이어 지난해 3월에는 필수의약품 목록에 비만치료제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비만치료제는 의약품 시장 성장을 견인할 주요 질환 치료제군 중에서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심혈관계 질환, 관절 질환, 수면 무호흡증 등 비만과 관계가 높은 만성 대사 질환으로 적응증이 확대하는 추세로,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은 여러 후보물질을 발굴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 가고 있다.

◇ ‘GLP-1' 폭발적인 수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 2030년 130조 원↑

비만치료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위고비와 젭바운드 등의 핵심 성분인 'GLP-1(Glucagon-like peptide-1,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인크레틴(Incretin) 호르몬 중 하나인 GLP-1은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Iinsulin) 분비는 촉진하고 혈당을 높이는 글루카곤(Glucagon) 분비는 억제한다.

당뇨치료제로 먼저 연구가 시작됐지만, 비만 개선 효능이 입증되면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비알코올성지방간염(MASH)과 퇴행성 뇌 질환, 심혈관질환 치료제로도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제약업계는 GLP-1 기반 인크레틴이 오는 2031년 이전에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GLP-1의 쓰임새는 지속해 확장하고 있다. 최근 일라이릴리가 비만치료제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를 MASH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상에 성공했고, 노보노디스크는 심혈관질환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뇌 질환으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비만치료제 시장이 최근 제약업계에서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만큼 예측된 성장 가능성은 기대를 뛰어넘는다.

골드만삭스 리서치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2030년까지 현재보다 16배 이상 증가한 1,000억 달러(약 13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는 역시 지난해 비만치료제 매출 전망치를 1,000억 달러(약 135조 원) 이상으로 상향했고, 투자회사 구겐하임은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1,500억 달러(약 202조 원)에서 2,000억 달러(약 270조 원)까지 기회가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 비만치료제 돌풍에 후발주자 ‘속속’… 비만치료제 지형도 변화 예고

비만치료제의 성장세에 빅파마를 비롯해 국내외 대형 제약사는 앞다퉈 비만 치료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노보노디스크와 일라리릴리는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 젭바운드 등을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지난해 비만치료제 매출은 43억 달러(약 5조 7,000억 원)로, 이 중 75%가 위고비 매출이다. 노보노디스크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100만 명의 미국인이 위고비를 복용했고, 현재 60만여 명이 사용 중이다. 비만치료제 돌풍에 노보노디스크는 유럽 전체에서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일라이릴리의 기세도 거세다. 지난 1년 동안 약 117% 주가 상승세를 보이며, 테슬라를 추월하는 저력을 보인 일라리릴리는 올해 성장세가 더 주목받는다.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젭바운드의 허가를 받은 일라이릴리는 이를 앞세워 노보노디스크를 맹추격 중이다. 지난 12월 시장에 출시된 젭바운드는 한 달 만에 1억 7,580만 달러(2,4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진=일라이릴리)
(사진=일라이릴리)

최근에는 젭바운드의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한 임상 3상 하위 연구에서 고혈압에도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MASH 치료제 임상 2상도 성공적으로 마치는 등 향후 다양한 적응증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만치료제 시장에 도전하는 후발주자의 개발 열기도 뜨겁다.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빅파마는 경구용 비만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제약기업 머크도 GLP-1에 주목하며 비만치료제 열풍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머크 롭 데이비스(Rob Davi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4일 골드만삭스그룹이 주최한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체중감량과 함께 당뇨병, 지방간, 심혈관 등의 질환을 호전시키는 치료법을 찾는 중”이라며 “의약품 거래뿐만 아니라 자체 개발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암젠은 개발 중인 인크레틴 기반 비만약이 위고비와 젭바운드보다 그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한다는 초기 임상 데이터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암젠 연구소 연구팀은 'GLP-1 유사체에 결합한 GIPR 길항제는 전임상 및 1상 환경에서 대사 매개변수를 개선해 체중 감소를 촉진한다'는 논문을 지난 5일(현지 시각) 과학 저널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 발표했다.

암젠이 개발 중인 ‘마리타이드(MariTide)’는 아미노산 링커를 사용해 GIP 수용체 길항 항체를 두 개의 GLP-1 유사 작용제 펩타이드에 접합해 설계된 이중 특이적 분자다. 현재 제2형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과체중 또는 성인 비만인을 대상으로 효능과 안전성, 내약성을 평가하는 2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내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선 한미약품과 동아에스티 등이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에 동참했다. 한미약품은 올 초 성인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형 GLP-1 비만약' 에페글레나타이드 3상에 첫 환자 등록을 받으며 비만약 개발에 순항 중이다. 임상 종료는 2026년 상반기로 예상되며, 앞으로 3년 내 국내에서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아에스티는 자회사 미국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와 비만치료제 'DA-1726'을 개발하고 있고, 올해 상반기 임상 1상 파트1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외 디앤디파마텍, 대원제약, 유한양행, 일동제약도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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