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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시장 팽창…다양한 기전으로 ’블록버스터 치료제’ 개발 박차
아토피 시장 팽창…다양한 기전으로 ’블록버스터 치료제’ 개발 박차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08.17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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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토피 피부염 환자 100만 명 육박
생물학적 제제와 JAK억제제 등 면역학적 치료법 연구 활발
‘듀피젠트’, '애드트랄자' 등...블록버스터 의약품 등극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높아…2024년 아토피 치료제 시장 10조 전망
새로운 기전의 혁신 신약 개발에 도전…국내 기업의 성과도 주목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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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전 세계적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 증가로 관련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이미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등극한 치료제가 나오는가 하면, 여러 국내외 기업이 본격적인 임상시험에 돌입해 상용화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 아토피 피부염 환자 100만 육박…5년 새 5.5% 늘어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으로 진료받은 국내 환자가 1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민건강보험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아토피 피부염 증상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총 97만 1,116명이었다. 2018년 92만 487명에서 5년 사이 5.5%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9세 이하 환자가 27만 1,613명으로 전체 28.0%를 차지했다. 뒤이어 20대 16.7%(16만1,771명), 10대 15.5%(15만 837명) 순이었다.

영유아기에 시작돼 자연 경과를 보이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소아에서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나이가 들면서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대부분 청소년기를 지나면 완화되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없으면 중증 아토피피부염으로 진행해 성인까지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아토피 피부염은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양상을 보이며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연령에 따라 특징적인 병변의 분포와 양상을 보인다.

아직 발병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워 치료가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현재까지 피부 보호막 역할을 하는 피부장벽 기능의 이상, 면역체계의 이상, 유전적 및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한 결과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수면장애와 불안증,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 등을 다양하게 동반할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의료계에서는 아토피 피부염의 만성화를 예방하고 정서적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가려움증 완화를 위한 표적 약물치료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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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물학적 제제, JAK 억제제 등 아토피 치료제 계속 진화 중...블록버스터 의약품 기대감 높여

아토피 치료제는 현재 스테로이드 연고, 항히스타민제, 생물학적 제제, JAK 억제제 등이 있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보습제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1차 치료제로 사용된다. 즉각적인 염증 완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피부위축증, 혈관확장증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내성 발생 가능성이 있어 만성적으로 개발하게 되면 사용이 자제된다.

항히스타민제인 H1R(히스타민의 첫 번째 수용체) 길항제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가려움증을 개선하기 위해 보조제로 사용하지만 개선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와 JAK억제제 등 면역학적 요인에 의한 치료법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생물학적 제제는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유발하는 인터루킨-4(IL-4)와 인터루킨-13(IL-13)을 동시 억제하는 프랑스 사노피의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가 대표적이다.

듀피젠트는 만 6개월 이상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폭넓은 연령대 아우르는 아토피 치료제다. 현재 성인 중증 아토피 치료제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아토피뿐만 아니라 다양한 적응증에도 사용되며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듀피젠트의 지난해 매출은 86억 8,100만 달러로 2021년(61억 9,800만 달러) 대비 40% 성장했다.

덴마크 레오파마의 ‘애드트랄자’(성분명 트랄로키누맙)는 아토피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항체 신약이다.

인터류킨(IL)-13을 억제하는 항체 치료제인 애드트랄자는 2021년 6월 영국과 유럽 연합(EU)에서 성인의 중증도에서 중증의 전신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승인됐다. 이후 캐나다와 아랍에미리트를 거쳐 같은 해 12월에는 미국에서도 승인돼 ‘애드브리’란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현재 레오파마는 애드트랄자의 출시국과 적응증 확대를 위한 추가 임상 3상을 다양하게 진행하는 중이다.

여러 면역 경로를 조절하는 JAK 억제제도 새로운 아토피 피부염 치료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JAK 억제제는 염증 반응 신호의 통로 역할을 하는 JAK를 억제한 약물로 미국 화이자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나 애브비의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 등이 있다.

이들 의약품은 경구제로 복용 편의성을 높이지만 부작용 이슈도 있다. 65세 이상이거나 심혈관질환 또는 악성 종양이 있는 경우, 흡연을 하는 사람에게는 혈전, 심장마비 등 중증 이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치료 대안으로는 미국 인사이트의 '옵젤루라'(성분명 룩소리티닙)이 주목받고 있다.

이 약물은 JAK1과 JAK2 동시 억제제로 지난해 미국에서 12세 이상 경증에서 중등도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최초 승인됐으며, 지난해 1억 2,873만 달러(약 1,721억 7,637만 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466만 달러) 대비 2,657% 증가한 수치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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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시장 경쟁 ‘치열’…기존에 없던 제형이나 타깃으로 신약 개발 주력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아토피 피부염 시장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는 미충족 수요가 뚜렷해 새 치료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데이터 분석기업인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등 주요 7개국의 아토피 치료제 시장이 오는 2024년 73억 달러(한화 약 10조 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기존에 개발된 치료제와 다른 기전의 혁신 신약 개발에 도전 중이다. 

동종의 항체 치료제, 생물학적 제제, 야누스 키나제 억제제(JAK), 브루톤 티로신 키나아제(BTK), 히스타민 H4 수용체, 인터루킨-2-유도성 T-세포 키나아제(ITK) 등을 타깃하는 신약후보물질들이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 중에 있다. 

그 외 바이오텍을 중심으로 엑소좀이나 줄기세포 기반 아토피 피부염 신약 개발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라이릴리는 지난해 IL-13억제제 계열의 ‘레브리키주맙’을 발굴해 12세 이상 아토피 피부염 환자 대상 임상 3상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일라이릴리는 JAK 억제제 방식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를 비롯한 바이오텍들도 아토피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JW중외제약은 JAK-STAT 신호전달경로의 하위 단백질인 STAT를 표적하는 아토피 신약을 개발 중이다. 지난 2021년 국가신약개발 사업으로 선정된 이후 후보물질 발굴을 진행 중이다.

기술수출한 아토피 신약 성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덴마크 제약사인 레오파마는 지난 2018년 JW중외제약의 ‘JW1601’을 도입했다. JW1601은 H4R 타깃의 경구용 아토피 신약으로 히스타민 H4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염증과 가려움증을 억제하는 이중 작용기전을 갖고 있다.

LG화학은 아토피 후보물질 ‘LC510255’를 과민성 면역기능 조정 단백질(S1P1) 발현을 촉진하는 경구용 신약으로 개발하고 있다. 국내와 중국에서 임상 2상 진행 중이다.

HK이노엔은 지난 3월 바르는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IN-A002’의 국내 임상 1상에 착수했다. IN-A002는 체내 자가 면역을 활성화하는 JAK 억제제로 개발 중이다.

국내 바이오벤처 중에서는 강스템바이오텍, 샤페론, 고바이오랩, 지아이이노베이션 등이 아토피 피부염 신약을 개발 중이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최근 아토피 피부염 줄기세포 치료제 ‘퓨어스템-에이디주’ 임상 3상의 투약 대상자 모집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임상 3상을 통해 전신 면역억제제, 국소 및 전신 스테로이드제 등 기존 치료제에 효과를 보지 못한 중등도 이상의 만성 아토피 피부염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퓨어스템-에이디주의 아토피 치료 효과를 검증한다는 목표다.

강스템바이오텍에 따르면 퓨어스템-에이디주는 특정인자만을 억제해 증상을 개선하는 게 아닌 PGE2, TGF-beta 등과 같은 면역조절인자를 분비해 아토피성 피부염 유발에 관여하는 TH2 세포, 비만세포, B세포 등 여러 면역세포의 활성을 조절한다. 이를 통해 환자의 면역기전을 정상화해 기존에 없던 근본적 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마지막 투약 환자를 기준으로 8월 내 투약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에 퓨어스템-에이디주의 안전성 및 유효성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 확보해 하반기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샤페론은 아토피 치료제 ‘누겔’의 미국 임상 2상 시험계획서(IND)를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제출했다.

샤페론의 이번 다국가 임상 2상의 목적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 대한 위약 대비 누겔의 습진 범위 및 중증도 지수(EASI 점수) 개선 효과 확인'이며, 샤페론은 경증 또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 210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평가할 계획이다.

누겔은 면역과 혈관 세포의 염증복합체를 억제해,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약화하는 사이토카인의 발현을 낮추는 신약 후보 물질이다. 이는 체내 염증 조절 세포의 수를 증가시켜, 광범위한 염증 병리 기전을 이중으로 제어한다.

고바이오랩과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충족하는 경쟁력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발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 내 미생물 생태계를 일컫는다.

고바이오랩은 지난달 말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유래 면역 질환 후보 균주 락토바실러스 파라카제이(Lactobacillus paracasei) ‘KBL382’의 캐나다 특허 등록을 마쳤다. KBL382는 고바이오랩의 스마티옴(Smartiome) 기술을 통해 확보한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유래 면역 질환 후보 균주다. 항염증 및 면역 조절 기능과 장관벽 밀착 연접의 강화 효과가 우수하며, 염증성 장 질환 및 아토피 피부염 등 다양한 면역 질환 모델에서 효능을 보인다.

또한, 고바이오랩은 염증성 장질환 동물 모델에서 KBL382 및 단클론항체 치료제 인플릭시맙(Infliximab) 병용 투여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검증했다. 이에 KBL382을 항염 효과 증진, 면역력 강화 및 알레르기 질환 개선 등 다양한 시장 내 치료제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치료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최근 ‘GI-301’과 마이크로바이옴 병용요법에 대한 특허가 유럽에서 등록 결정되며 유럽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GI-301은 면역글로불린 E 억제제(IgE Trap) 형태의 지속형 단백질 기반 알레르기 치료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알레르기 치료제 GI-301과 프로바이오틱스 병용을 통해 아토피 질환뿐만 아니라 마땅한 치료 옵션이 없는 식품 알레르기까지 적응증 확장이 가능하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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