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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제약기업들, 중남미·인니 의약품 시장 향해 '돌격'
韓 제약기업들, 중남미·인니 의약품 시장 향해 '돌격'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07.26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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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글로벌 진출 영역 확대 추세
중남미 지역 통합 의약품청 'AMLAC' 출범...의약품·의료기 자급 자족 강화
인니 제약산업 연평균 5.5% 성장…외국 기업 진출 장려 정책으로 진입 장벽 낮아져

[바이오타임즈] 중남미, 인도네시아 등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늘고 있다. 업계는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 마련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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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통합 의약품청 설립 추진…급성장하는 중남미 ‘정조준’

중남미 지역에 통합 의약품청이 설립된다. 통합 의약품청은 유럽의약품청(EMA)과 같이 권역 내 의약품 평가와 감독을 총괄하게 된다.

지난 23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낸 보고서에 따르면 중남미 각국은 곧 미국 워싱턴 DC에서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의약품청(이하 'AMLAC', Latin American and Caribbean Medicines Agency)' 설립 관련 회의를 개최하고 실무 그룹 구성 등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4월 멕시코와 콜롬비아, 쿠바 등이 'AMLAC' 창설을 위한 '아카풀코 선언'에 합의한 데 이어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 권역 내 주요국이 추가 참여의사를 밝혔다. 지난 6월에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쿠바, 멕시코가 AMLAC 창설 동의 의사를 밝혔다.

AMLAC의 활동 목적은 양질의 의약품 및 의료기기의 효과적인 제조 및 지적 재산에 대한 유연성을 높여 자급자족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에 유럽 연합의 의약품 평가 및 감독을 총괄하는 'EMA'와 비슷한 성격의 기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남미 의약품 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 의약품 시장 매출은 전년대비 평균 10.5% 성장했고, 권역 별로 중남미 시장 성장 폭이 12.9%로 가장 높다.

이는 세계 평균(10.5%)은 물론 유럽연합(EU) 11.8%, 북미 8.1%보다 높은 성장세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아이큐비아는 지난해 중남미 지역 의약품 시장 규모가 562억 달러(약 72조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단일 국가 기준 최대 시장인 미국의 시장 규모가 5,861억 달러(약 750조 원)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아직 큰 시장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세계 최고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어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국내 기업들은 중남미 의약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업계는 중남미 통합 의약품청 격인 AMLAC 출범에 따라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약품 허가 및 상용화 등의 진행이 전반적으로 수월해져 개별 국가별 허가 절차를 밟던 때 보다 현지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그간 중남미 의약품 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온 대표적인 기업으로 보령을 꼽을 수 있다. 보령은 2013년 일찌감치 고혈압 신약 카나브를 멕시코 포함 중남미 13개국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카나브는 멕시코에서만 1억 5,000만 달러(약 1,920억 7,500만 원) 이상의 누적 매출을 성과를 올렸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를 앞세워 중남미 시장을 진출에 나섰고, 지난해 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에서 전년 대비 3개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2020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을 멕시코로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에는 멕시코와 브라질에 국산 당뇨병 신약 ‘엔블로’ 수출 계약을 맺었다.

GC녹십자는 지난달 30일 브라질 현지 파트너사인 블라우와 자사의 면역글로블린 혈액제제인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 5%)'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5년 간 9,048만 달러 규모(약 1,194억 원)에 달하는 물량을 브라질에 공급하게 된다.

브라질은 남미에서 가장 큰 혈액제제 시장으로 2022년 기준 면역글로블린 시장 규모가 약 2억 7,000만 달러(약 3,458억 9,700만 원)에 달한다

SK바이오팜은 최근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중남미 17개국에 판매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선계약금 1,500만 달러(약 192억 2,400만 원), 세노바메이트 허가와 매출 등 단계별 마일스톤 4,700만 달러(약 602억 3,520만 원), 판매 로열티 등을 받게 된다.

이외에도 LG화학, 한미약품, 일양약품, 한국유나이티드제약, HK이노엔, 동국제약, 휴온스 등 국내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중남미 시장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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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제약사와 합작해 4.6조 원 시장 선점 나서…”동남아시아 경제의 중요 거점으로 시장성과 잠재력이 매우 커”

국내 제약사들은 인도네시아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4위 인구(2억 7,000만 명) 대국이자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가 외국기업의 진출을 장려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국내 업체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재단)이 발표한 '한국 제약바이오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 전략 수립 위한 산업 및 인허가 환경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아시아에서 의약품 수요 및 소비가 높은 나라 중 하나로, 전체 아세안 시장 점유율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국민건강보험 의료서비스 시행, 제약산업의 국가 주력 육성 대상 포함 등 제약산업 육성에 국가 차원으로 힘을 쏟고 있어 제약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제약 산업의 매출이 2021년 약 30억 달러(약 3조 8,454억 원)에서 연평균 5.5%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2025년에는 약 37억 달러(약 4조 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최근 의약품에 대한 외국인 투자 개방 및 등록 절차 간소화 등 외국기업 진출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으로 인해 제약산업 진출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제약기업들은 외국 기업과 합자해 의약 원료 공장 건설, 연구개발 지원, 의약 생산 개발 등 다양한 형태로 협력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대웅제약, 종근당 등은 이미 인도네시아 제약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대웅제약은 인도네시아 제약사 인피온과 함께 ‘대웅인피온’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 최초 바이오 의약품 공장을 구축해 연구개발, 생산, 판매 등 직접 운영의 기틀을 마련했다

2016년 인도네시아 식약청(NADFC)으로부터 적혈구 생성인자제제인 '에포디온(성분: Rh-Erythropoietin-α)'의 품목허가를 취득해 이듬해 현지 시장에 출시했다.

에포디온는 현재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2020년 할랄 인증을 획득한 후 현지 생산 품목의 해외 진출을 견인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국내 제약사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저해제 기전의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의 품목허가신청도 완료했다.

인도네시아를 기점으로 중국, 필리핀, 태국 등 아세안 국가 진출을 가속화하며 2025년까지 15개국, 2030년까지 50개국 진출을 목표하고 있다.

종근당은 인도네시아 공장과 합작회사를 통해 이슬람 국가들을 비롯해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 거점으로 삼고 있다.

회사는 2015년 인도네시아 제약사 오토와 합작 법인 CKD-OTTO를 설립했다. 2016년 항암제 생산 공장을 착공해 2018년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GMP 승인을 획득했다.

2019년에는 인도네시아 최초 할랄 인증 항암제 공장을 준공하고, 항암제 '젬시타빈'과 '파클리탁셀' 등의 주요 항암제 품목허가를 받아 상업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그 외 동아에스티도 2019년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PT 컴비파 동아 인도네시아'의 GMP 인증을 받는 등 국내 제약사는 현지 제약사와의 협력을 통해 동반성장을 강화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GC 녹십자와 SK플라즈마가 인도네시아에 혈액제제 플랜트 건립에 대한 소식을 알렸다.

GC녹십자는 지난달 1일 인도네시아 보건복지부로부터 관련 사업권을 최종 승인 받은 데 이어 14일 인도네시아 적십자 및 현지 제약사 트리만(P.T Triman)과 관련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SK플라즈마는 대웅제약의 인도네시아 현지 합작사인 대웅인피온과 함께 혈액제제 플랜트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착공에 들어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100만ℓ의 원료 혈장 처리가 가능한 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의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설립은 우리나라가 바이오의약품 제조·품질관리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평하며,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경제의 중요 거점으로 시장성과 잠재력이 매우 커 기회의 시장이 될 수 있고, 한국 내 품목허가 받은 의약품들이 인도네시아 제약사와의 협력을 통해 효율적인 접근이 가능한 만큼, 국내 제약사들이 또 다른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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