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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가뜩이나 늦은 임상, 러-우크라이나 사태로 영향 받을까” 우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가뜩이나 늦은 임상, 러-우크라이나 사태로 영향 받을까” 우려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2.02.28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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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상태에서도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국산 코로나 치료제 개발 시급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국가 임상시험의 차질 예상
우리 기업의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로의 의료기기 수출 차질도 불가피할 것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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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유럽 등이 연일 강력한 제재 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우리 제약·바이오 기업들에도 타격이 예상되면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 기업들은 가뜩이나 지연되고 있는 임상 속도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더 늦어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식으로 품목 허가한 코로나19 치료제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국내 기업인 셀트리온이 개발한 렉키로나다.

이 중 경구용 치료제는 팍스로비드가 유일한데, 이 약을 처방받을 수 있는 사람은 ‘경증∼중등증의 코로나19 성인 및 소아(12세 이상이고 체중 40kg 이상) 환자로, 증상이 심하지 않은 재택치료자 ’일반관리군‘은 종합감기약과 해열진통제를 복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자가격리 상태에서도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고, 중증화로의 진행을 막는 국산 코로나 경구용 치료제의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코로나19 치료제도 필요하다.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국가 임상시험의 차질 예상

그간 많은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에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해왔는데,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임상을 진행하는 국내 기업들이 발 빠르게 임상 국가를 바꾸고 있다.

유럽 국가로 분류되는 우크라이나는 EU 국가 중 의약품 허가가 빠르게 진행되는 나라로,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임상 국가로 선호해왔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임상 지연과 허가 중단으로 자칫 신약 개발 일정 자체가 늦어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풍제약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는 대한민국 신약 16호로, 현재 약물재창출 방식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사진=신풍제약)
신풍제약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는 대한민국 신약 16호로, 현재 약물재창출 방식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사진=신풍제약)

신풍제약은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정’(피로나리딘인산염-알테수네이트 복합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며, 임상 3상 단계다. 회사는 임상 3상 실시 국가 중 러시아를 제외하고 콜롬비아를 새롭게 추가했는데, 러시아의 국제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임상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콜롬비아로 임상 대상 국가를 변경했다고 설명한다.

피라맥스는 하루 1회 3일간 투여하는 경구 치료제로, 2012년 허가 이후 국내와 해외에서 200만 명 이상의 소아 및 성인 말라리아 환자에서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이다. 피라맥스는 사람 폐 세포주를 이용한 세포 시험에서 항바이러스 효능과 병용효과가 확인된 합성의약품으로, 신풍제약은 피라맥스에 대해 국내 제 16호 신약으로 허가받아 글로벌 신약으로 소유권을 지니고 있다.

신풍제약은 기존에 안정성이 입증된 약물인 만큼 임상 2상에서 주평가 지표를 확보하지 못했지만, 임상 3상에서 유효성과 안정성을 확인한다면 전 세계에 신속한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근당은 췌장염치료제 나파벨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사진=종근당)
종근당은 췌장염치료제 나파벨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사진=종근당)

종근당은 기존 췌장염 치료제로 알려진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를 약물 재창출 방식을 통해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나파모스타트는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코로나 치료 후보 물질 중 하나다. 혈액 항응고제와 췌장염 치료제로 사용 중인 나파모스타트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세포막의 ‘TMPRSS2 수용체’에 먼저 결합해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는 기전으로, 코로나19, 사스, 메르스 등 호흡기 바이러스에 공통으로 효과가 확인됐다. 모든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경로는 같기 때문에 각종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임상 3상 중인 종근당은 다른 국가로 피험자 모집을 늘릴 계획이다. 회사는 임상 국가 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포함되어 있지만, 국가별 임상 대상 환자 수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므로, 브라질이나 인도 등 다른 국가의 인원을 조정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종근당은 2상 임상시험 결과만으로는 이 약의 치료 효과를 인정하기 충분하지 않아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는 식약처의 권고에 따라 대규모 3상을 통해 나파벨탄의 코로나 치료 효과를 입증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 다국가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포함돼 있다. 현재 약물 투약을 완료하고, 백신 투여 대상자의 혈청만 받아 분석하면 되는 단계로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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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업의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로의 의료기기 수출 차질 불가피할 것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28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헬스케어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국가 임상시험의 지연․중단 등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25일 기준 러시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국가 임상시험은 540건,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국가 임상시험은 251건에 이른다.

또한, 의약품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수출 비중은 미미하나, 의료기기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수출 비중은 5위로, 사태 지속 시 우리 기업의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로의 의료기기 수출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까지 러시아에 대한 의약품 및 의료기기 수출 대금 결재에 대한 제한 조치는 아직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나, 향후 러시아 경제제재 추가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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