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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미만형 위암’ 단일세포유전자 분석 성공
국내 연구진, ‘미만형 위암’ 단일세포유전자 분석 성공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08.19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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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세포유전자 분석 결과를 암 조직에서 면역 염색 등으로 검증해 신뢰성 높아
미만형 위암에서 종양미세환경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바이오 마커 제시
미만형 위암 환자들의 치료효과를 높이는데 기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예후가 나쁜 미만형 위암 환자들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 표적을 발굴했다ⓒ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위암은 국내에서 가장 호발하는 악성 종양 중 하나로, 위암의 조직학적 분류 중 미만형 위암은 그 비중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미만형 위암은 작은 암세포가 위벽을 파고들어 안에서 자라기 때문에 내시경으로도 발견하기 어려운 암이다. 다른 곳으로 전이되기 쉽고, 증상이 없으면서 진행속도가 빠르므로 발견이 되더라도 이미 3기 이상인 경우가 많다.

특히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치료가 어려운 복막 전이를 잘하여 예후가 다른 종류의 위암보다 나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위암에 대한 치료는 이러한 조직학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위암 조직을 활용한 국내외 대규모 분자-유전학적 분석 연구들이 위암에 대한 치료 표적을 찾기 위해서 이뤄져 왔으나 아직 그 임상적 활용은 미미한 상태이다. 또한 다른 종양에 비하여 표적치료제의 종류도 매우 제한적이어서 국내에서만 매년 8,000명 가까운 환자들이 위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이처럼 미만형 위암의 새로운 치료표적 발굴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미만형 위암 환자들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 표적을 발굴했다.
 

연구과정 모식도. 미만형 위암 조직 내 암세포를 비롯한 종양미세환경을 분석하기 위해 수술 직 후 신선 시료를 확보해 세포를 분리한 후 단일세포유전자 분석을 시행했다. 단일세포유전자분석에서 각 세포들의 위치정보가 소실되는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미만형 위암의 진행에 따른 조직을 각각 확보했다(사진=허훈 아주대학교 교수)
연구과정 모식도. 미만형 위암 조직 내 암세포를 비롯한 종양미세환경을 분석하기 위해 수술 직 후 신선 시료를 확보해 세포를 분리한 후 단일세포유전자 분석을 시행했다. 단일세포유전자분석에서 각 세포들의 위치정보가 소실되는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미만형 위암의 진행에 따른 조직을 각각 확보했다(사진=허훈 아주대학교 교수)

 

◇아주대·가톨릭대 공동 연구팀, 미만형 위암에서 단일 세포 수준의 치료 표적 발굴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허훈 교수(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김태민 교수(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정보학교실) 공동 연구팀이 위암 중 예후가 나쁜 ‘미만형 위암’에 대한 단일세포유전자 분석을 통해 미만형 위암의 진행과 관련된 단일세포 수준의 치료 표적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최근의 암 연구의 경향은 암세포 자체의 연구에 국한되지 않고 암세포 주변을 구성하고 있는 종양미세환경의 영향을 점점 강조하고 있으며, 미만형 위암은 조직학적 특징상, 종양미세환경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미만형 위암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다른 분류의 위암과는 달리 암세포들이 암세포 주변의 다양한 기질 세포들, 즉 종양미세환경과 뒤엉켜 진행하는 특징을 보여, 암세포 주변을 구성하고 있는 종양미세환경이 미만형 위암의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미만형 위암 진행을 억제하는 치료 표적을 발굴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종양미세환경에 대한 연구는 최근 암 연구의 매우 중요한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단일세포 유전자 분석은 시료 내 수많은 개별 세포별 대규모 유전자 분석을 통해 종양미세환경의 역할을 규명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분석 과정에서 각 세포들의 위치 정보가 소실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분석 결과 모식도.  미만형 위암이 진행함에 따라 암세포들의 유전자 발현이 악성도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였으며, 암세포에 대항하는 종양 면역도 약화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섬유모세포나 혈관세포들의 아류들도 CCL2 등의 사이토카인의 발현이 높은 아류들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어 면역세포 및 암세포와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악성도 증가와 종양 면역 약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측되었다.(사진=)
분석 결과 모식도. 미만형 위암이 진행함에 따라 암세포들의 유전자 발현이 악성도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했으며, 암세포에 대항하는 종양 면역도 약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섬유모세포나 혈관세포들의 아류들도 CCL2 등의 사이토카인의 발현이 높은 아류들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어 면역세포 및 암세포와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악성도 증가와 종양 면역 약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측됐다(사진=허훈 아주대학교 교수)

◇미만형 위암에서 종양미세환경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바이오 마커 제시

연구팀은 단일 세포 분석 시에 세포들의 위치 정보가 소실되는 단일세포 유전자 분석 방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미만형 위암의 진행에 따른 종양 내 위치별로 다양한 위암 조직들을 확보해 단일 세포 유전자 분석을 시행했다.

연구팀은 5명의 미만형 위암 환자들의 수술 직후 신선한 절제 조직에서 정상 위조직, 표재성 위암 조직, 침윤성 위암 조직을 각각 취득한 후 이를 단일세포 수준으로 분리하고 단일세포 유전자 분석을 시행했다.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미만형 위암 조직에 대한 면역 화학 염색과 이중 가시적 RNA 분자 결합 염색(Duplex in Situ RNA Hybridization)을 시행했다.

그 결과, 미만형 위암이 진행함에 따라 암세포의 악성도는 증가한 반면에, 다양한 종류의 면역세포의 구성 변화를 분석하여 암에 대항하는 면역기전이 약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암세포 이외의 섬유모세포, 혈관세포 등으로부터 암세포의 악성도 증가와 면역기능의 약화를 조절하는 CCL2와 같은 분비 단백질들이 미만형 위암의 침윤 부위에서 더 높게 발현되어 이러한 변화를 유도하는 것을 규명했다.

지금까지 암 진행에 따른 다양한 시료를 이용한 단일세포유전자 분석은 국내외에서 거의 보고된 바 없는 연구이며, 특히 단일세포유전자 분석 결과를 암 조직에서 면역 염색 등으로 검증한 신뢰성 높은 연구 결과라는 데 의미가 있다.

또한 예후가 나쁜 미만형 위암의 진행에 따른 단일세포 수준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종양미세환경 내 다양한 세포 침착 정도의 변화를 확인하고, 각 세포별로 다양한 기능을 보여주는 다양한 아류들이 암 진행에 따라 달리 존재함을 밝혔다.

허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만형 위암에서 종양미세환경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바이오 마커를 제시했으며, 추가 연구를 통해 발굴된 마커의 기능과 차단 효과를 검증하여 미만형 위암 환자들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선도연구센터사업(기초의학 분야)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미국암연구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rach, AACR) 공식 학술지이며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임상암연구지(Clinical Cancer Research) 온라인에 8월 12일 게재됐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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