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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삶의 질 개선” 요즘 항암제 개발 트렌드는 ‘먹는 항암제’
“환자 삶의 질 개선” 요즘 항암제 개발 트렌드는 ‘먹는 항암제’
  • 양원모 기자
  • 승인 2020.07.16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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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형 항암제를 먹는 형태로 바꾼 ‘경구용(먹는) 항암제’ 최근 인기 
정맥 주사 부작용 없고 쇼크, 호흡곤란 등 과민반응 위험도 낮아... 복약 편의성 뛰어난 게 최대 장점
5년 내 FDA 승인받은 항암제 중 절반이 경구용 항암제... 자몽, 자몽 주스와는 함께 복용하면 안 돼 

[바이오타임즈] 항암제는 부작용도 문제지만 맞는 것도 일이다. 대부분 주사제 형태라 짧게는 수십 분, 길게는 수 시간이 소요된다. 상황에 따라 수액이나 보조 약물이라도 추가되면 반나절 가까이 주삿줄을 달고 있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최근 제약 업계에서는 ‘먹는(경구용) 항암제’가 새로운 개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병원에 매여 있을 필요도 없고 알약처럼 먹기 편해 환자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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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용 항암제는 무엇?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임상시험을 준비, 진행 중인 경구용 항암제는 ‘MPTB640(조시아 바이오)’, ‘멕벤투(메콕스큐어메드)’, ‘오락솔(한미약품)’, ‘STP1002(에스티팜)’등 10여개 안팎이다. 개발 단계에 있는 것까지 합치면 숫자는 더 커진다. 임상을 마치고 출시를 기다리는 항암제도 있다. 에이치엘비의 미국 자회사 엘라비가 개발한 경구용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은 최근 임상 3상을 종료하고 미국 식품의약처(FDA) 신약 허가를 준비 중이다. 

경구용 항암제는 주사형 항암제를 먹는 형태로 바꾼 것이다. 경구용 항암제는 수십 년 전부터 개발 시도가 있었지만, 생체 이용률이 주사제 수준으로 유지돼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워 연구 문턱에서 좌절되는 경우가 많았다.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건 2010년대 중반부터다. 2016년 국내 제약사인 대화제약이 ‘파클리탁셀’의 경구용 버전인 ‘리포락셀액’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시판 허가를 받으면서 물꼬를 텄다. 

파클리탁셀은 난소암, 유방암, 폐암 등에 1차 요법으로 쓰이는 항암제다. 파클리탁셀은 물에 녹지 않고 체내에 흡수돼도 생체 이용률이 낮아 경구화가 어려운 항암제로 평가됐다. 대화제약은 파클리탁셀을 특수 기술로 만든 지질 성분에 녹여 장 점막 흡수율을 높이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대화제약 관계자는 “파클리탁셀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항암제”라며 “경구용으로 바꾸는 데 성공한 건 우리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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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 주사 부작용 우려 없고, 과민반응 위험성도 낮아

제약사들이 경구용 항암제 개발에 나선 건 안전성 때문이다. 먼저 경구용 항암제는 정맥 주사 부작용 걱정이 없다. 정맥 주사는 정맥에 직접 주삿바늘을 꽂기 때문에 혈관, 신경 손상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또 정맥 바깥으로 약액이 새어 나가거나(침윤) 피부, 피하조직의 급성 감염(조직염), 혈종(혈액 덩어리) 우려도 존재한다. 그러나 경구용 항암제는 복약 형태라 그런 위험이 없다.  

쇼크, 호흡곤란 등 과민반응 위험성도 낮다. 파클리탁셀 주사제는 물에 잘 녹지 않아 무수 에탄올, 시트르산 등 부형제(賦形劑)에 섞어 제조된다. 문제는 부형제에 과민 반응을 나타내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심하면 쇼크사에 이를 수 있어 파클리탁셀 투약 전에는 반드시 항히스타민제, 부신피질호르몬 등을 투여해야 한다. 하지만 경구용 항암제는 부형제를 쓰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부작용 우려도 없다.  

가장 큰 장점은 복약 편의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알약 등의 형태로 매일 복용 가능해 혈액 내 약물 농도를 유지하기가 쉽고 처방일 외에는 병원에 갈 필요가 없어 시간 절약 및 환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설령 부작용이 발생해도 복용을 멈추면 금방 사라진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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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이내 출시된 항암제 중 절반이 ‘경구용 항암제’ 

항암제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헬스케어 빅데이터 기업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2014년 1,040억 달러였던 글로벌 항암제 시장 규모는 2018년 1,490억 달러로 늘어났다. 흥미로운 점은 이 기간 출시된 항암제 중 경구용 항암제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2018년 기준 5년간 미국 식품의약처(FDA) 승인을 받은 57개 항암제 중 절반 이상은 경구용 항암제였다.  

경구용 항암제 개발이 활발한 암종(癌腫) 중 하나는 대장암이다. 분당차병원은 지난 13일 바이로큐어와 항암바이러스인 리오 바이러스(RC402)를 통한 경구용 대장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 협약을 맺었다. 항암 바이러스는 암세포에 침투해 사멸을 유도하는 ‘착한 바이러스’다. 바이오큐어는 분당차병원 외에도 캐나다 오타와대 연구팀과 함께 항암 바이러스를 활용한 신약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경구용 항암제 복용 시에는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의사 지시 없이 함부로 용량을 바꾸거나 중단해서는 안 되고 △약마다 복용 시간대(식사 직후, 공복 등)가 달라 시간대에 신경 써야 하며 △정제, 캡슐제는 통째로 삼켜야 하며 임의로 열거나 부수면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건 자몽, 자몽 주스와 함께 복용하지 않는 것이다. 타세바, 글리벡, 보트리엔트, 타목시펜 등 대부분의 경구용 항암제는 자몽 또는 자몽 주스와 함께 복용 시 약효가 달라질 수 있다.  

[바이오타임즈=양원모 기자] ingodzo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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