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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메디웨일, 망막 기반의 AI 진단 솔루션 ‘닥터눈’으로 심혈관 질환 조기 발견
[인터뷰] 메디웨일, 망막 기반의 AI 진단 솔루션 ‘닥터눈’으로 심혈관 질환 조기 발견
  • 신서경 기자
  • 승인 2024.04.08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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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장 이상의 망막 이미지, 건강검진 결과 데이터 수집
외래 환자들에게 비급여로 처방될 수 있는 첫 번째 AI 제품
약 150곳 병원에서 사용∙∙∙국내 매출 확대 및 FDA 허가 목표
메디웨일 이근영 CPO(사진=메디웨일)
메디웨일 이근영 CPO(사진=메디웨일)

[바이오타임즈] 질병을 예방하는 최고의 방법은 조기 진단이다. 특히 심혈관 질환은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하고 일찍부터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심혈관 질환 검사 방법은 간단한 혈압∙혈액 검사부터 경동맥 초음파 검사, 동맥경화도 검사(PWV)까지 다양하다. 이중 가장 예측도가 정확하다고 알려진 검사는 심장 CT를 통해 칼슘 침착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이미 국내∙외 여러 스터디를 통해 증명됐으며, 고지혈증 완화 약물인 ‘스타틴’을 처방하는데 가장 확실한 기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심장 CT는 병원과 환자 모두에게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검사다. 병원 입장에서는 심장 CT를 촬영하기 위해 큰 기계와 공간, 방사선사가 필요하다. 이를 해석하기 위한 영상의학과 전문의도 고용해야 한다. 환자는 비싼 가격, 환복 등의 복잡한 과정, 상대적으로 긴 검사 시간 등에 부담을 느낀다. 방사선 노출이 있기 때문에 자주 검사를 하기도 어렵다.

메디웨일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심혈관 대사 질환 예방의 혁신을 만드는 의료 AI 스타트업이다. AI를 활용해 망막 이미지를 분석하고, 심혈관, 신장, 안과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발병 위험도를 예측하는 핵심 기술을 보유 중이다. 이를 통해 의사와 환자 모두의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이근영 최고제품책임자(CPO)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메디웨일 공동 창업자 3인(사진=메디웨일)
메디웨일 공동 창업자 3인(사진=메디웨일)

◇ AI로 질병 예측하는 진단 기술 개발

메디웨일은 3인의 공동창업자 최태근 대표, 임형택 최고의학책임자(CMO), 이근영 CPO에 의해 2016년 설립됐다.

최태근 대표는 2016년, 환자와 의사로 임형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를 만났다. 최 대표는 이때 진료를 통해 녹내장으로 시력의 절반 정도를 잃은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 경험을 토대로 최 대표는 사람들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질병 위험을 알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임 CMO는 환자 중심 진료를 더욱 개선할 수 있도록 질병을 예측하는 AI 진단 기술 연구 개발에 뜻을 함께했다.

이들은 머신러닝 적용과 데이터 연구 강화를 위해 최적의 최고기술책임자를 찾아 나서던 중, 서울아산병원이 주최한 ‘의료 빅데이터 분석 콘테스트’ 대회에서 단독 참여자로 수상한 이근영 CPO를 만났다. 3인의 공동 창업자는 메디웨일을 함께 설립하고 세계 최초로 망막 기반의 심혈관 위험 평가 진단 소프트웨어 ‘닥터눈’을 개발해 AI 진단 솔루션 아이디어를 현실화했다.

이 CPO는 “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하고 핵에너지 관련 엔지니어를 꿈꿨지만, 한 명의 엔지니어가 미칠 수 있는 영향이 너무 작은 분야와는 스스로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며 “사용자들에게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만드는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고, 그중에서도 의료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AI 개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메디웨일 팀은 안과 데이터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찾다 망막을 통해 심혈관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며 “2018년 여러 건강검진센터와의 연구 협력을 통해 10만 장 이상의 망막 이미지와 건강검진 결과 데이터를 모았다”고 밝혔다.

 

닥터눈 검사(사진=메디웨일)
닥터눈 검사(사진=메디웨일)

이들은 약 2년 동안 많은 리서치와 AI 모델 개발 과정을 거쳐 여러 논문을 출판했다. 논문의 내용은 AI가 망막 이미지를 통해 심혈관 질환을 진단하는 것이 기존의 복잡하고 비싼 검사보다 정확하거나 비슷한 성능을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메디컬 저널 ‘란셋 디지털 헬스’(Lancet Digital Health)에 2편의 논문으로 출판하기도 했다.

이후 메디웨일은 국내에서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닥터눈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2년 8월 의료기기 허가를 획득했다. 닥터눈은 2023년 6월부터는 신의료기술 평가유예 제도를 통해 클리닉, 검진 센터, 대형 종합병원 등에서 외래 환자들에게 비급여로 처방될 수 있는 첫 번째 AI 제품이 됐다. 현재까지 많은 환자에게 간편하고 정확한 심혈관 질환 진단을 제공하고 있다.

◇ 부담 없이 미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 예측 가능

닥터눈은 관상동맥 석회화 지수를 이용하는 심장 CT 검사 성능을 충족하고, 경동맥 초음파 내중막 두께 측정 검사(CIMT), PWV 검사보다 우수하게 미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AI 소프트웨어다. 방사선 노출 위험이 없는 안전하고 간편한 검사로 특히 1차 진료 환경, 쉽게는 동네 병원에서의 활용도를 높여 신속하고 비용 효율적인 접근 방식을 제공한다. 

병원에서는 안저 카메라만 구비하면 간호사 단독으로 검사를 완료할 수 있다. 환자는 30초 정도의 눈 검사를 받으면 30초 안에 AI 판독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현재 내과, 안과, 가정의학과를 포함한 약 150곳의 상급 종합병원, 검진센터, 개원의에서 닥터눈을 사용 중이다.

이 CPO는 “닥터눈을 통해 중등도 및 고위험군 심혈관 질환자에게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도 스타틴 치료를 시작하는 등 조기 개입을 촉진해 심혈관 질환의 조용한 진행을 멈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닥터눈은 최초로 외래 환자들에게 처방할 수 있는 AI 제품으로, 의료 현장에서 실제 환자들에게 직접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의료 AI 소프트웨어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AI가 대신하는 개념으로 주로 판독 보조 소프트웨어의 성격이 강하다”며 “이와 달리 닥터눈은 안저 이미지로 미래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예측하는 등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낸다”고 강조했다.

 

​Reti-CVD 모니터(사진=메디웨일)
닥터눈 모니터(사진=메디웨일)

메디웨일은 지난해 3월 114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성공 사례 개발, 국내∙외 주요 병원 레퍼런스 확보, 미국 시장 진출에 필요한 다양한 연구∙개발(R&D) 등  활발한 사업 활동을 하고 있다.

메디웨일은 현재 국내 매출 확대와 FDA 허가를 목표로 삼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제품력을 증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내년에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으로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이 CPO는 “건강 수명을 늘리려면 평상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때 AI는 현재 상태를 잘 진단하고 체크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메디웨일은 AI 기술로 의료 전문가와 지역사회 간의 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의료 산업을 혁신해 예방적 치료에 더 접근하기 쉽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바이오타임즈=신서경 기자] ssk@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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