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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질환, 창피하다고 방치하면 안 돼… 불필요한 수술 피하고 싶다면
항문질환, 창피하다고 방치하면 안 돼… 불필요한 수술 피하고 싶다면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4.03.05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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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일산 연세청담항외과 김정만 원장
도움말=일산 연세청담항외과 김정만 원장

[바이오타임즈] 배변 시 출혈, 통증을 유발하는 항문질환은 한해 약 63만명의 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흔한 문제다. 하지만 병변 부위의 특성 상 증상이 나타나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증상이 점점 심해져도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방치하며 민간요법에 의지하는 환자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부끄럽다는 이유로 숨기고 방치하면 수술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을 정도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항문질환을 소위 치질이라 부르고 있지만 정확히는 치핵, 치열, 치루 등으로 나뉘어진다. 전체 항문 질환 중 치핵의 비중이 약 70% 가까이 되므로 ‘치핵’을 치질’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치핵은 항문 안쪽에 위치한 항문쿠션이라고 부르는 혈관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외부로 돌출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생활습관 개선 및 약물치료나 온수좌욕 등의 비수술적 치료로도 호전될 수 있지만, 출혈 증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심할 경우 또는 커진 조직이 밖으로 돌출되는 증상이 시작되는 3도나 4도 치핵이라면 수술받아야 한다.

치열은 단단한 변이나 설사 등으로 인해 항문 안쪽 피부가 찢어져 출혈이 생기는 질환이다. 초기에 변비나 설사를 개선해 잘 아물게 해야 한다. 초기에 치료되지 않아 반복적으로 치열이 발생하게 되면 항문이 좁아지게 되고 배변 시 통증이 매우 심해져 대변을 보는 것이 두려울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경우 항문을 넓혀주는 수술이 필요하다.

치루는 설사하거나 몸이 피곤할 때 항문에 고름이 잡히고 터져 나오는 질환이다. 처음 농양이 발생하면 통증이 극심해지고, 농양이 커지다가 고름이 터져 나온 후 통증은 줄어들지만 지속적으로 출혈이나 가려움, 불편함 등의 증상을 느끼게 된다. 이후 간헐적으로 다시 농양의 형태가 되기도 하며 단단하게 만져지고 분비물이나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증상이 반복되면서 점점 복잡한 형태의 치루로 발전하게 된다.

일산 연세청담항외과 김정만 원장은 “항문질환은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점점 악화되고 결국에는 대변을 보기 두려워지는 수준이 된다. 이러한 상태에 이르게 되면 비수술치료를 고집하기 보다는 수술로 치료받는 것이 좋다. 따라서 치질 수술을 피하고 싶다면 배변 시 조금이라도 이상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 곧장 병원을 찾아야 한다.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된 치질은 수술이 불가피하며 그만큼 환자가 느끼는 고통이나 회복 기간에 대한 부담도 커지게 된다”고 당부했다.

항문질환을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하고 싶다면 수술 등 치료받은 후에 생활습관 및 식습관을 개선하여 건강한 배변 습관을 형성해야 한다.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원활한 배변 활동을 도와주는 섬유질이 풍부한 나물이나 야채류의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 또한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은 장운동을 촉진해 배변 활동을 도와주게 된다. 배변 시 스마트폰이나 책, 신문 등을 보는 것은 변기에 앉아 있는 시간을 길어지게 하여 치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가능하면 변기에 앉아 있는 시간을 5분 이내로 줄이는 것이 좋다. 온수 좌욕은 초기 항문질환을 개선하는 가장 좋은 보존 치료이다.

김정만 원장은 “항문질환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항문 피부 조직이 괴사하거나 괄약근을 다치게 하여 항문 기능이 손상될 수 있다. 항문질환은 수치스럽거나 부끄러운 병이 아니기 때문에 숨기지 말고, 항문이 붓고 대변볼 때 피가 보이거나 혹은 배변 시 아픈 증상이 있으면 가까운 항문외과에서 진료받고 항문 건강을 지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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