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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기능 조절해 살뺀다'... 새로운 비만치료 후보 물질 발견
'뇌 기능 조절해 살뺀다'... 새로운 비만치료 후보 물질 발견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3.11.27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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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하부 궁상핵 유전자 발현 조절하는 비만치료 후보 물질 발견
DGIST 김은경 교수 연구팀의 새로운 비만 치료 후보 물질에 대한 연구 성과 이미지(사진=한국연구재단)
DGIST 김은경 교수 연구팀의 새로운 비만 치료 후보 물질에 대한 연구 성과 이미지(사진=한국연구재단)

[바이오타임즈]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시상하부의 기능을 조절해 살을 빼는 새로운 비만 치료 후보 물질에 대한 연구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김은경 교수 연구팀이 새로운 비만 치료 후보 물질로서 '헥사메틸렌 비스아세타미드(이하 HMBA)'가 시상하부 신경펩티아드의 발현을 조절해 대사를 개선할 수 있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헥사메틸렌 비스아세타미드는 비정상 세포가 정상 세포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세포 분화제 중 하나이다.

세계 제약 산업에서 비만 치료제는 식욕 억제제 기반 치료제 개발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기존 약물은 불안, 구토 등과 함께 중추신경계 교란 등 부작용으로 퇴출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를 기반으로  혈당을 낮추면서 체중감소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주사제라는 특성과 높은 가격 등이 접근성을 떨어뜨린다.

이에 따라 기존 비만 치료제의 불충분한 효능과 불확실한 안정성으로 인해 차세대 비만 치료 후보 물질의 발굴이 필요한 상황이다. 

DGIST 뇌과학과 김은경 교수 연구팀은 식욕 조절, 에너지 소비 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시상하부 내 궁상핵의 기능에 주목했다.

시상하부 궁상핵에 존재하는 신경세포 내 식욕을 촉진하는 신경펩티아드와 식욕을 억제하는 신경펩티아드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방식을 비만 치료제 개발의 전략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약물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인체 내 소장에서 만들어지는 올레산의 천연 대사산물로 식욕, 체중 및 콜레스테롤의 자연 조절제인 올레오일에탄올아미드와 유사한 구조를 지닌 약 2,500개 저분자화합물 중 항비만 효과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HMBA를 후보 물질로 선별했다.

그 결과, 고지방식이로 유도된 비만 마우스에 HMBA를 정맥이나 복강 또는 뇌 내실에 투여했을 때 식욕을 촉진하는 신경펩티아드가 감소하고, 반대로 식욕을 억제하는 신경펩티아드는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HMBA를 투여받은 비만 마우스에서 식욕억제, 체내 지방량 감소, 갈색지방의 열 생산 증가,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인한 체중감소, 당 대사와 인슐린 민감성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신경세포 내에서 HMBA와 결합하는 단백질을 새롭게 발견, 이들 단백질의 유전적 발현을 억제한 마우스 실험을 통해 HMBA의 대사 개선 효과의 필수적인 타깃 단백질을 밝혀냈다.

김은경 교수와 제1 저자로 참여한 박석재 연구원은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HMBA의 효능과 신경세포 내에서의 조절 기전을 규명해 비만과 당뇨 등의 치료 전략에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EMBO Molecular Medicine’에 게재되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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