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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온 전자현미경으로 RNA 통한 유전자 전사 조절 원리 밝혔다
초저온 전자현미경으로 RNA 통한 유전자 전사 조절 원리 밝혔다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2.09.07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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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화학과 강진영 교수 연구팀, RNA 유전정보 전사 조절의 기초 원리 규명
putRNA와 RNA 합성효소의 결합 복합체의 세 가지 구조를 초저온 전자현미경으로 규명
유전자 발현을 조작할 수 있는 RNA의 개발을 도울 수 있는 정보 제공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유전자 발현은 유전정보가 DNA에서 RNA로, RNA에서 단백질로 전달됨으로써 이루어진다. DNA는 유전정보를 저장하는 기능을 갖고, RNA는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기능과 함께 단백질의 합성 과정에도 관여한다.

전사(Transcription)란 DNA에 저장된 유전정보를 RNA로 옮기는 생명 활동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재생산하는데 핵심적인 생화학 반응이다. DNA와 RNA 모두 4종류의 염기의 배열로 구성되어 있는데, DNA의 염기 배열을 본떠 RNA의 염기 배열을 만든다.

세포가 어떤 유전자를 얼마나 발현하느냐에 따라 그 세포의 모양, 기능, 수명 등이 결정되므로 유전정보를 처음으로 발현하는 RNA 합성효소의 활성은 세포 내에서 매우 중요하게, 또 정교하게 조절된다. 그러나 이러한 유전자 전사 조절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RNA 합성효소가 이러한 단백질과 RNA들에 의해서 어떻게 조절되는지, 그간 분자적인 수준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초저온 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RNA 유전정보 전사 조절의 기초 원리를 규명했다. 이는 이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합성 중인 RNA를 통한 전사 조절의 기초적 원리를 설명한 것으로, 앞으로 더욱 확장될 RNA를 통한 유전자 발현 조절에 관한 기초연구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러스 유래 RNA와 대장균 RNA 중합효소가 결합한 복합체의 초저온 전자현미경 구조(사진=KAIST)
바이러스 유래 RNA와 대장균 RNA 중합효소가 결합한 복합체의 초저온 전자현미경 구조(사진=KAIST)

◇putRNA와 RNA 합성효소의 결합 복합체의 세 가지 구조를 초저온 전자현미경으로 규명

KAIST 화학과 강진영 교수 연구팀은 RNA를 통한 RNA 합성효소의 조절 메커니즘을 알아내고자 RNA 합성효소와 RNA 합성효소를 조절하는 바이러스 유래 RNA인 HK022 putRNA의 결합 구조를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으로 규명해 유전자 전사 조절의 기초 원리를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KAIST 화학과 황승하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8월 15일 출판됐다. (논문명: Structural basis of transcriptional regulation by a nascent RNA element, HK022 putRNA).

HK022 putRNA는 RNA 합성효소와 결합해서 RNA 합성이 멈추지 않고 계속 진행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기능을 이해하기 위해서 본 연구팀은 putRNA와 RNA 합성효소의 결합 복합체(put-associated RNA polymerase elongation complex, putEC)의 세 가지 구조를 초저온 전자현미경으로 규명했다.

이 연구에서는 활성을 가진 putRNA를 제작하기 위해 장애물 단백질을 RNA 합성에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했으며, 초저온 전자현미경 촬영 결과 예상하지 못했던 세 종류의 복합체 – putRNA가 잘 접혀서 RNA 합성효소와 결합하고 있는 putEC, put RNA가 접히지 않은 put-없는 EC, 잘 접힌 putRNA와 시그마 단백질이 함께 RNA 합성효소와 결합하고 있는 시그마 결합-putEC – 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들 복합체의 구조를 통해 putRNA가 이전 연구에서 예측된 대로 RNA 합성효소와 안정적으로 결합하고 있지만, 예측과 달리 예상보다 더 많은 염기쌍을 사용해 RNA 이중나선(Double Helix)뿐 아니라 삼중나선(Triple Helix)을 형성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putRNA가 RNA 합성효소와 결합하면 RNA 합성효소가 RNA 합성을 잠시 멈출 때 가지는 구조의 변화를 방해해서 RNA 합성을 지속하도록 한다는 가설을 제시할 수 있었다.

한편, 시그마 단백질(σ70)은 RNA 합성효소가 전사를 시작할 때 필요한 전사 개시인자로, RNA 합성이 안정되면 RNA 합성효소에서 떨어졌다가 특정 DNA 서열(–10-유사 서열)이 있으면 전사 과정 중이라도 다시 RNA 중합효소와 결합해 RNA 합성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예상치 못하게 관찰된 시그마 결합-putEC 구조를 통해 시그마가 RNA 합성효소와 결합하여 RNA 합성이 잠깐 멈추면 putRNA가 더 잘 접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림 5. HK022 putRNA의 작동 원리(사진=)
HK022 putRNA의 작동 원리(사진=KAIST)

◇유전자 발현을 조작할 수 있는 RNA의 개발을 도울 수 있는 정보 제공 기대

이번 연구 성과는 전사 조절 RNA인자인 HK022 put이 RNA중합효소와 결합한 전사 복합체의 구조를 초저온 전자현미경으로 규명해 put의 전사 조절 기작을 밝힌 데 있다. 이는 생명 활동에 매우 필수적이면서 기초적인 전사 과정이 RNA에 의해 조절되는 분자적 원리를 설명하는 연구로, 더 나아가 앞으로 다양하게 이루어질 핵산의 전사 조절 역할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구조적 기반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의 교신저자인 강진영 교수는 “RNA 합성효소는 세포 내에 저장된 유전정보를 처음으로 꺼내어 생명 활동에 활용하는, 세포 내에서 제일 중요한 단백질 중 하나이다. 그러나 RNA 합성효소의 큰 크기와 다양한 구조 변화 때문에 이전에 주로 활용하던 X-ray 결정학 방식으로는 그 구조를 관찰하기가 어려웠다. 최근 초저온 전자현미경의 발달로 이제야 조금씩 RNA 합성효소의 작동 원리가 알려지는 상황”이라며 “이번 연구는 이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RNA를 통한 전사 조절의 기초적인 원리를 설명한 것으로, RNA를 통한 RNA 합성효소 조절의 다양한 전략을 밝혀줄 시작점이며, 더 나아가 유전자 발현을 조작할 수 있는 RNA의 개발을 도울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 기대한다ˮ고 밝혔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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