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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 존폐 논란… "현실에 부합한 제도화 방향 모색 필요"
비대면 진료 존폐 논란… "현실에 부합한 제도화 방향 모색 필요"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3.04.20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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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진 원칙'으로 한 비대면 진료 제도화 법안, 세부적인 논의 필요
OECD 국가 중 비대면 진료 한국만 허용 안돼…부작용과 남용 사례는 극소수일 뿐
유니콘팜, 국민 의료권익 증진 위해 비대면 진료 상시화 법안에 대한 긴급토론회 개최
원격의료산업협의회, 비대면진료 참여 의사 탄원서 공개… 이른 시일 내 국회 전달 예정
대한내과의사회 "산업·경제 앞세워 비대면 초진 요구...국민건강·생명 위협" 반대 목소리도...

[바이오타임즈] 코로나19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확산된 비대면 진료가 중단 위기에 처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 종식 선언이 이뤄지고 정부가 위기 경보 단계를 ‘경계’로 낮추면 비대면 진료를 가능하게 한 법적 근거가 사라져 사실상 유지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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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곧 하향 조정…비대면 진료 ‘고사 위기’

비대면 진료는 스마트폰 같은 IT 기기를 이용해 의사에게 원격으로 진료받는 서비스다. 코로나 발생 이후 ‘심각’ 단계에서 감염병 위기 경보를 발령, 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해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코로나 기간 1,300만 명이 넘게 이용했다.

노인·장애인 등 이동 약자는 물론, 일반적인 의료기관 운영 시간 내 내원이 어려운 직장 근로자, 자영업자, 소상공인,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 등이 비대면 진료의 대표적인 수요층이다.

하지만 WHO 코로나19 긴급위원회에서 국제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가 해제될 것으로 예상돼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엔 더 이상 비대면 진료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도 다음달 초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경계'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WHO의 코로나 종식 선언이 이뤄지고, 정부가 위기 경보 단계를 ‘경계’로 낮추게 되면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 이전처럼 불법이 돼 현행처럼 유지가 불가하다.

◇ OECD 국가중 한국만 비대면 진료 안돼…시범사업 아직도 논의 중

WHO의 코로나 종식 선언으로 인해 법적 근거가 사라져 비대면 진료가 종료될 위기에 당정은 시범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비대면 진료 제도화 법안은 총 5건이다. 그 중 4건이 재진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 플랫폼 이용자의 99%가 초진 환자다. 비대면 진료 99%를 초진이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존폐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국 가운데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주요 7개국 (G7) 중 이탈리아를 제외한 6개국에서는 초진도 허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제도화 의지를 밝혔고, 국회에도 관련 법이 여러 건 상정돼 있지만 대부분 비대면 진료 대상은 재진 환자로 제한하고 있다"면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이용자 중 99%가 초진 환자임을 감안할 때, 초진까지 확대하지 않는 한국의 비대면 진료는 껍데기에 불과하게 된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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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행처럼 모든 국민이 혜택 받을 수 있어야 VS 생명보다 산업 앞세우는 비대면 플랫폼 반대

비대면 진료가 당장 다음 달 다시 과거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지자 그간 활발하게 활동하던 비대면 진료 업체는 존폐의 기로에 섰다.

닥터나우, 굿닥, 솔닥 등 국내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30여 개에 이른다. 이들 기업은 비대면 진료를 못하게 될 경우 회사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코스포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국내 총 1,379만 명이 2만 5,697개의 의료기관에서 3,661만 건의 비대면 진료를 봤다. 이 기간 의료 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전반적인 이용에 만족을 표시한 비율은 87.9%에 달했다.

업계는 ‘비대면진료 전면 금지’보다 다른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 스타트업연구지원단체인 '유니콘팜' 소속 의원들은 지난 4월 3일 비대면진료 초진을 허용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21133)을 발의한 데 이어, 4월 18일 '비대면 진료 입법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체들은 4월 13일부터 '비대면 진료 지키기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코리아스타트업포럼 산하 원격의료산업협의회(공동회장 장지호 닥터나우 이사·오수환 엠디스퀘어 대표, 이하 원산협)는 최근 비대면 진료 참여 의사 일동의 탄원서를 공개했다.

탄원서에는 현행 비대면 진료 유지를 요구하는 한편, 의료인들이 국민 보건 향상을 위해 솔선수범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원산협은 비대면 진료 참여 의사들의 탄원서를 전달받아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원산엽 측은 탄원서에서 “코로나19 치료 외에도 통상적인 경증 질환으로 비대면 진료를 찾는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며 “이미 비대면 진료는 국민과 의료인 모두에게 없어선 안 될 생활 인프라로 자리잡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한다는 명분 아래, 사실상 비대면 진료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초진’을 금지하겠다는 법안의 발의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역행하는 의료 서비스의 퇴보”라며 현행 비대면 진료 유지를 요구했다.

일각에선 산업적·경제적인 이유를 내세워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내과의사회 원격의료 TFT는 "비대면 진료는 감염 위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처"라고 언급하며 진료의 목적을 신속·편의로 추구하는 것은 위험천만하고 편협한 시각"이라고 비대면 진료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박하고 나섰다.

아울러 "기기나 매체 이용에 미숙한 고령층이 진료에서 소외돼 국민의 보편적 건강 추구권을 제한한다"면서 "플랫폼 난립과 과당 경쟁이 초래한 여러 불법 행위들이 의료계 법질서와 국민 건강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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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인도, 시민도 비대면 진료 만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비대면 진료의 찬반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선의 많은 의약사들은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과 편의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에서도 환자가 의료진을 만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것이 비대면 진료의 핵심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개한 ‘비대면 의료 서비스 활용 경험에 따른 인식 및 수용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격 협진 및 진료 활용 경험이 있는 의료인들은 활용 경험이 없는 경우보다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향후 활용 의향 또한 높았다.

특히 의사 직군은 원격 협진 및 진료 경험 유무가 태도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진료 경험이 있는 의사의 44.9%가 도입 필요성에 공감했고, 66.4%는 향후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비대면 진료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임지연 원장은 “하루에 50명 이상의 환자들이 비대면 진료를 요청하고 있으며 99%가 초진에 해당하는 경증 환자들”이라며, “초진과 재진을 기계적으로 분류해 재진 환자만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게 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으며, 질환의 종류, 증상의 경중을 기준으로 한 현실적이고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예성민 SNU현대의원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지난달 국회 스타트업 연구 모임 유니콘팜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초진·재진 여부를 떠나 긴급할 때 응급실에 가거나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만드는 게 핵심”이라며 “비대면 진료 조건을 일괄 규제하거나 제한하는 것보다는 질환의 종류, 증상의 경중에 따라 의사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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