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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 벤처 활성화를 위한 민간 투자를 늘리려면?
[간담회] 벤처 활성화를 위한 민간 투자를 늘리려면?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4.02.23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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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VC)의 바이오 투자, 2023년 8,844억 원으로 1조 아래로 처음 떨어져
IPO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사후 관리를 강화하는 쪽으로 개선해야
IPO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벤처 간 M&A 활성화 필요… 규제 풀고 세제 지원 필수
국책과제, 수행 기간과 지원 규모 늘려서 연구 성과가 상용화되도록 패러다임 변해야 할 것
정부가 주도해 VC와 함께 후기 기업들에 대한 투자도 이뤄져야
옥석 가리기 본격화, 벤처는 진실한 사이언스와 데이터로 승부해야 살아남을 것
바이오타임즈의 ‘벤처 활성화를 위한 민간 투자 간담회’가 16일 로얄파크컨벤션 루비홀에서 개최됐다. (왼쪽부터)
바이오타임즈의 ‘벤처 활성화를 위한 민간 투자 간담회’가 16일 로얄파크컨벤션 루비홀에서 개최됐다. (왼쪽부터)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이승아 휴이노 부대표, 최수진 한국공학대학교 특임교수, 김흥태 이뮨온시아 대표이사, 신광철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연구소장, 양승락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이사가 참석했다. 

[바이오타임즈] 바이오타임즈가 주최하고, 선명 AG가 후원한 ‘벤처 활성화를 위한 민간 투자 간담회’가 16일 로얄파크컨벤션 루비홀(용산 전쟁기념관 내)에서 열렸다.

이번 간담회는 본지가 신년 특집으로 지난달 17일 개최한 ‘국가 과학기술 R&D 정책 방안 신년 간담회’에 이은 두 번째 자리로, 최수진 한국공학대학교 특임교수가 좌장을 맡고,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김흥태 이뮨온시아 대표이사, 이승아 휴이노 부대표, 양승락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이사, 박원진 에임드바이오 신사업본부장, 신광철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연구소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간담회의 토론 주제는 ▲벤처의 투자 유치 방안 ▲대기업과의 협력 모델 ▲글로벌 진출 모색 ▲인재 유치 방안 ▲정부에 바라는 점 등이었다.

올해 국가의 R&D 예산 지원이 사상 처음 대폭 감소하면서 중소기업 및 벤처 기업들은 민간 투자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바이오 벤처의 경우, 신약 개발을 위해 대규모 임상 비용이 지속해서 필요한데, 경기 불황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바이오 분야에 대한 얼어붙은 투자 심리가 좀처럼 풀리지 않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좌장을 맡은 최수진 한국공학대학교 특임교수
좌장을 맡은 최수진 한국공학대학교 특임교수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벤처캐피탈(VC)의 바이오 투자는 2021년 1조 6,770억 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2년 1조 1,058억 원으로 감소했으며, 2023년 8,844억 원으로 1조 아래로 처음 떨어졌다.

그간 바이오 기업들의 몸값이 지나치게 과대평가 됐다는 인식과 함께, 실제 매출이나 기술수출, 임상 성과가 나타나는 기업들 위주로 투자가 이뤄지는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됐다고 볼 수 있다.

바이오 벤처들은 기업 가치가 낮아지면서 지난해 IPO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올해는 IPO 시장의 반등과 함께 민간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 IPO를 준비하는 회사들도 꽤 늘었고, 펀딩을 성공적으로 유치하는 회사도 증가해 하반기부터 경색된 투자 분위기가 풀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바이오 벤처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우선 좌장을 맡은 최수진 박사는 우리나라 벤처 생태계는 정부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고 꼬집었다. 최 박사는 “우리나라 사모펀드는 정부 지원이 50% 이상으로, 정부가 들어가는 펀드가 세계에서 비중이 가장 높고, VC를 움직이는 힘도 정부”라면서 “민간 투자를 활성화해야 하는데, 개인투자자나 VC 입장에서는 혜택이 없고 리스크를 감당 못 한다. 구조 자체가 그렇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승규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 업계에 돈이 돌기 위해서는 기술특례 상장사들에 대한 정부의 유예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코스닥 상장사는 5년 안에 매출 30억의 매출을 올리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2년 연속 넘지 못하면 상장이 폐지된다. 이 제도가 만들어진 지 십몇 년이 지났는데,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나 싶다”며 “이 제도 때문에 매출을 내기 위해 원래 사업과 관련 없는 건기식 등의 사업을 하게 되는데, 이게 회사나 바이오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들이 투자 유치를 못하게 되면서 R&D 비용을 줄이거나 장비를 파는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승규 부회장은 “바이오 기업들이 중고 장비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는데, 아주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현재 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는 R&D 구조조정도 중요하지만, 당장 단기적인 처방도 내놔 회사들의 급한 불도 꺼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 벤처들의 유일한 엑시트 방법인 IPO 시장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올해는 몸값을 낮춰서라도 재도전하는 회사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뮨온시아는 2016년 유한양행과 미국 소렌토테라퓨틱스가 합작 설립한 면역항암제 개발사이다. 지난달에 기술성평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4월 정도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기평을 통과하면 올해 하반기에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흥태
김흥태 이뮨온시아 대표

김흥태 이뮨온시아 대표는 “이뮨온시아는 다시 한번 기평에 재도전하는데, 그동안의 경험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커다란 진전이 있었다”라며 “최근 유한양행이 소렌토가 보유하고 있던 이뮨온시아의 지분과 함께 핵심 특허기술 3건도 인수했으며, 임상 단계에 있는 2개의 파이프라인에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PD-L1항체인 IMC-001의 임상 2상은 최종 환자 등록을 끝냈고 객관적 반응률(ORR) 69%라는 탁월한 유효성과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2세대 CD47항체인 IMC-002도 임상 1a상에서 우수한 안정성을 확보했고, 이미 작년 11월에 유효성을 보기 위한 임상 1b상을 개시했다. 디스커버리도 다양한 후속 파이프라인들을 확보 중이어서 이번 기평에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김흥태 대표는 “최근 거래소 심사가 강화되면서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는 기업 대부분이 상장 준비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교적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비상장기업들의 경우 후기 단계로 갈수록 자금난을 겪는 경우가 많고 이는 구조조정, R&D 투자 축소, 개발 중단 등 성장동력 상실로 이어지면서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며 “투자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IPO가 활성화되면 일단 임상 후기 단계에 있는 회사의 숨통이 트이면서 펀딩도 받고 성장동력을 갖게 된다. 기술력이 좋은 회사들이 많기 때문에 병목 상태인 IPO를 활성화시켜 시장에서 스스로 성장하도록 했으면 한다. 진입 장벽을 낮추고 사후 관리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는 게 투자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이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역시 같은 의견이다. 이 부회장은 “상장과 폐지 모두 쉽게 해줘야 선순환이 된다. 우리나라는 너무 투자자를 보호하는 정책으로 가는데, 왜 개인이 투자해서 돈을 벌거나 잃는 걸 정부가 책임져야 하느냐는 의견이 많다”며 “상장과 폐지를 쉽게 해주는 대신, 기업들이 도덕적 불감증에 빠지지 않도록 한번 나가면 다시는 못 들어오게 하는 방식으로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신광철
신광철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연구소장

신광철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연구소장은 "IPO 활성화만으로는 시장이 클 수 없고, 대기업과 벤처 간 M&A가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현재 벤처들의 기업 가치가 낮기 때문에 대기업 입장에서는 M&A를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지만, 상속세 등 세제 혜택을 풀어줘야 M&A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M&A 외에도 대기업의 벤처 투자 기조도 달라지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바이오 벤처와 공동 연구에 나선 대기업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예전에는 지분투자가 많았다면, 요즘에는 파이프라인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다. 다만,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좀 더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간담회에서는 바이오 벤처를 위한 정부의 인프라 조성에 대한 방향성도 제시됐다.

김흥태 이뮨온시아 대표는 “정부에서 인프라를 조성해준다면 가장 먼저 바이오 CMC(Chemistry, Manufacturing & Control)센터를 다수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 임상 약의 제조가 가능한 기관(CMO)은 매우 한정돼있어 독점적인 구조로 돼 있으며, 매년 원가가 상승하고 슬롯도 확보하기 힘들어 규모가 작은 바이오 벤처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 주도의 바이오 CMC센터를 구축해 소규모의 바이오 벤처에게 안정적인 임상 약 공급이 가능해진다면 바이오 신약 개발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한, 한국 식약처도 사전미팅 제도를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작은 규모의 바이오 벤처는 최신 정보도 부족하고, 새롭게 변하는 규제에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식약처가 미국 FDA처럼 IND 신청과 승인 등 규제에 대한 가이드를 해주면 신약 개발 벤처 기업 입장에서는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설명이다. 유료라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최수진 박사는 여기서 더 나아가서 미국 FDA의 규정에 대응할 수 있는 아시아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 박사는 “현재 전 세계 바이오 시장은 미국 FDA가 좌지우지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 일본이 중심이다”라며 “아시아 각 국가가 힘을 모아 우리가 원하는 스탠다드를 위한 레귤레이션을 만들어 대응해야 한다. 각국의 이해관계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바이오 벤처는 기술수출 몇 건 하고 나면 끝난다. 정부 역시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리고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R&D 예산 정책에 대해서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현재 정부는 매년 R&D 예산을 책정하는데, 연구 결과가 1년 안에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유럽처럼 4년 단위로 예산을 책정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짧은 과제 기간과 1~2억 원의 지원으로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려우므로, 과제 기간과 지원 규모를 늘려서 연구 성과가 SCI 논문이나 특허를 넘어서 상용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패러다임을 바꿔야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정부의 규제샌드박스도 벤처로서는 잘 활용해야 할 제도이다. 규제샌드박스는 기업이 신제품이나 신서비스를 출시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제도이다.

 

이승아 휴이노 부대표
이승아 휴이노 부대표

휴이노는 정부의 규제샌드박스 1호 기업으로, 국내 최초로 14일 동안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웨어러블 심전계 메모패치를 개발해 1~2일간 검사만 가능했던 홀터 심전도 검사의 단점을 보완했다. 이를 통해 부정맥 검출률을 높여 조기 진단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 유치 규모는 약 800억 원이며,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과 데이터 기반 부정맥 치료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이승아 휴이노 부대표는 “휴이노는 신약 개발 회사가 아니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헬스케어 회사이다 보니, 의료 분야에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서 누구도 가이드 해줄 수 없었다”며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실증하고 임상시험 결과로서 유효성을 증명함으로써 의료 현장에서 쓰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투자 유치 역시 힘들었다는 설명이다. 시리즈 A를 위해서 100군데도 넘게 만나기도 했다.

이승아 부대표는 미국 부정맥 학회에 참가했을 때 FDA가 규제 기관이 아닌, 신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프로모터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을 인상 깊게 봤다. 휴이노의 경우, 기업 스스로가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 규제를 뚫고 수가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해왔고 기존 기술을 대체해서 병원과 환자가 휴이노의 기술을 받아들이도록 했다.

양승락 코오롱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 이사는 “기술성 평가는 첫 번째 관문이지, 최종 관문은 아니다”라며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고 나면 사업성을 분명하게 점검하는 과정이 있다”고 말했다.

양승락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문제는 거래소 심사 기간이 많이 길어지면서 지난해 신청했던 회사 중 심사신청을 철회하는 회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거래소에서 한 번 더 철저한 점검을 받는 것은 일반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충분히 타당성이 있지만, 기업에는 굉장히 가혹한 상황이다. 매출도 시의성이냐, 연속성이냐를 따진다.

이에 대해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기술성평가는 기술성을 중심으로 평가했으면 한다. 매출도 상승 곡선만 따지는데, 처음 기술성평가 제도를 만들었던 의도나 철학과 현재 상황은 안 맞는다.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제도 역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올해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민간 투자는 회복세를 보일 것인가'라는 질문에 양승락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지금은 불안감의 시대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곳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예전에는 신약 개발에 투자가 많이 이뤄졌다면, 요즘은 일단 매출이나 수주계약 등 숫자가 보이는 헬스케어나 의료기기 회사들이 투자받기가 좀 더 쉽다”며 “신약 개발 회사로서는 돈이 다른 곳으로 갔기 때문에 더 유치하기가 힘들어진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신약 개발 회사들은 데이터의 신뢰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원진 에임드바이오
박원진 에임드바이오 신사업본부장

박원진 에임드바이오 신사업본부장은 “예전에는 벤처 활성화를 위해 초기기업을 많이 키웠지만, 요새는 초기 리스크가 크다 보니 큰 기업들 위주로 투자가 이뤄진다. 정부 과제 등을 통해 초기기업에도 투자하는 풍토가 활성화돼야 한다. 또한 정부의 직접 투자가 아니어도 연구 단지 개발 등 간접적인 투자를 통해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연구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은 직접 투자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박 본부장은 “IPO뿐만 아니라 세제 지원 등을 통해 M&A를 활성화해야 벤처가 살아난다”며 “벤처 활성화에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기업하는 사람을 존중해주고, 기업을 지원하는 사람에는 혜택을 줘야 한다. 그다음에 엑시트하도록 해줘야 하는데, 무형자산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다. 파이프라인을 자산화해주는 시스템도 필요하고, 특수회계도 중요하다. 이러한 생태계를 못 만들면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국에 제대로 된 액셀러레이터 개념이 정착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승아 휴이노 부대표는 “액셀러레이터가 단순히 투자 유치를 도와주는 역할뿐만 아니라 멘토링도 제공했으면 한다”며 “휴이노의 초기 투자자 중 500이라는 미국 펀드가 있는데, 해외 진출을 위한 네트워킹 멘토링을 제공해줘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벤처로서 국책과제를 잘 활용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휴이노 이승아 부대표는 “초기기업은 R&D 자금이 부족해서 정부 과제를 받는 게 중요한데, 시기가 지나도 정부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계속 중요한 이유는 공공기관과의 네트워크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정부 과제가 아니었다면 보건복지부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같은 곳에 접근조차 힘들었을 것”이라며 “또 하나 정부 과제를 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병원과의 네트워크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과제를 해야 병원과 협력관계를 보다 수월하게 마련할 수 있고, 또 다른 병원도 쉽게 뚫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승아 부대표는 국책과제의 일부 예산을 과제가 상용화될 수 있도록 임시수가나 시범사업을 하는 데 썼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제안했다.
 

양승락
양승락 코오롱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 이사

마지막으로 올해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 증가의 가능성에 대해서 양승락 코오롱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 이사는 “타이밍으로 봤을 때 분명히 해야 하는 시기라는 데는 공감한다”며 “우리는 초기 단계의 기업 위주로 하되, 투자 검토할 때 그동안 경험으로 쌓였던 몇 가지 체크 리스트를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사가 어떤 펀드를 운용하는지 기업들이 알기 쉽게 공지하면 기업들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흥태 이뮨온시아 대표는 “어려움을 겪는 벤처들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 첫 번째는 IPO를 활성화해 병목현상을 풀어주고, 두 번째는 정부가 주도해 VC와 함께 후기 단계 기업들에 투자하는 정부의 정책 펀드를 활성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면서 “초기 투자나 엔젤 투자는 펀드를 통해 수월하게 받는 반면, 임상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후기 단계의 기업에 대한 투자는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 주도로 자금을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벤처를 활성화하려면 제약사들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중대형 제약사들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벤처와 다를 바 없다. 벤처와 경쟁하며, 똑같이 라이선스아웃 등의 전략으로 가고 있다”며 “제약사들도 구조조정이 되고, 트렌디하게 변해야 벤처와 M&A나 콜라보레이션도 더 활성화될 것이다”라고 했다.

최수진 박사는 이번 간담회에 대해 “어려움에 빠진 벤처 기업의 활성화를 위해 협회, 기업, VC 등 현장에 있는 분들을 모시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었다”며 “오늘 논의된 내용처럼 정부 과제나 민간투자 모두 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벤처 역시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만큼 진실한 사이언스와 데이터로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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