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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업계 M&A의 활발한 움직임∙∙∙주목할만한 사례는?
의료업계 M&A의 활발한 움직임∙∙∙주목할만한 사례는?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8.24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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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 2019년 하반기~2020년 상반기 M&A 규모 30조 원
日 올림푸스, 호흡기과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위해 M&A 나서
코로나19 따른 해결책으로 M&A 선택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대규모 의료 관련 기업이 자금 부족이나 매출 저하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대상으로 M&A에 나설 것ⓒ게티이미지뱅크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대규모 의료 관련 기업이 자금 부족이나 매출 저하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대상으로 M&A에 나설 것ⓒ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의료업계 M&A의 활발한 움직임이 관측됐다.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Y)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하반기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의료업계에서 이뤄진 M&A 규모는 271억 달러(약 30조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60% 하락한 수치다. 반면 자금 조달 수준은 570억 달러(약 63조 원)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EY는 “M&A가 하락한 이유는 100억 달러(약 11조 원) 이상의 거래가 없었고 소규모 인수가 하락했기 때문”이라며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대규모 의료 관련 기업이 자금 부족이나 매출 저하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대상으로 M&A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텔라닥의 미국 원격의료 시장 점유율은 75%다. 일각에서는 텔라닥의 성장요인을 전략적인 M&A고 꼽는다(사진=텔라닥)
텔라닥의 미국 원격의료 시장 점유율은 75%다. 일각에서는 텔라닥의 성장요인을 전략적인 M&A고 꼽는다(사진=텔라닥)

◇美 원격의료 시장에서 텔라닥의 성장 전략

실제로 해외 업계에서는 대규모 M&A 거래가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8월 미국 원격의료 기업 텔라닥(Teladoc)은 또 다른 원격의료 기업 리봉고(Livongo)를 185억 달러(약 20조 5,70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의료업계는 양사의 M&A로 사상 최대의 종합 원격의료 기업의 탄생을 기대하기도 했다. 

산업조사기관 IRS글로벌이 지난 3월 공개한 ‘원격의료 산업동향과 코로나19 이후의 전망’에 따르면 텔라닥의 미국 원격의료 시장 점유율은 75%를 차지한다. 일각에서는 텔라닥의 성장요인을 전략적인 M&A를 꼽기도 한다. 앞서 2013년 컨설트어닥터(ConsultADoctor)를 시작으로 2014년 아메리닥(AmeriDoc), 2015년 베터헬프(BetterHelp), 2017년 베스트닥터스(Best Doctors) 등을 인수하며 인력과 기술력을 보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인공지능(AI) 음석인식 기술 기업을 인수하며 원격의료 시장 진출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지난 4월 MS는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즈(Nuance Communications)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가는 197억 달러(약 22조 원)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의료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등 여러 첨단 기술 기업을 응용할 수 있는 분야”라며 “뉘앙스의 기술이 MS의 오피스 소프트웨어 기능과 결합해 의료부문에서 시너지가 발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뉘앙스는 원격의료 분야에서 단기적인 이익을, MS는 의료 산업의 디지털 가속화를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광학기업 올림푸스(OPYMPUS)는 호흡기과 제품 포트폴리오의 강화를 위해 M&A에 나섰다. 지난 1월 올림푸스는 미국 기관지 의료기기 전문기업 베란 메디컬 테크놀로지스(Veran Medical Technologies)를 3억 4,000만 달러(약 3,770억 원)에 인수했다. 

올림푸스의 경우 1950년 세계 최초로 위 카메라를 의료 시장에 선보인 이후 소화기 내시경 분야에서 탄탄한 경쟁력을 구축했다. 현재 소화기과 외에도 호흡기과, 외과, 비뇨의학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에서 쓰이는 다양한 진단 및 치료기기를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운영방식에 부담을 느낀 의료기관이 해결방안으로 M&A를 선택했다ⓒ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확산세로 운영방식에 부담을 느낀 의료기관이 해결방안으로 M&A를 선택했다ⓒ게티이미지뱅크

◇의료업계가 M&A에 나서는 이유

의료업계 M&A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이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은 이동제한조치를 시행했다.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 생활반경도 제한받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운영방식에 부담을 느낀 의료기관이 해결방안으로 M&A를 선택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무엇보다 환자의 동선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원격의료 관련 기업을 인수한다는 게 의료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대형병원의 경우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 접수처부터 진료실, 원무과까지 동선이 긴 만큼,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라며 “한 곳에서 진료를 받으면 감영 위험성에 안전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걱정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의료 서비스 비용은 낮추고 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M&A 선택했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언급된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M&A 이후 구조조정, 기술보완 등으로 회사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불필요한 인력이나 예산 낭비를 줄이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의료 서비스 질 개선 면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 3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따르면 미국 커먼웰스 펀드(Commonwealth Fund)는 “M&A가 효율성, 비용절감, 서비스 개선 등의 결과를 가져왔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며 “의료업계 M&A는 결국 가격 인상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보험사가 환자, 고용주, 정부의 의료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늘려 보험약제관리기업(PBM)의 수익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게 커먼웰스 펀드의 설명이다. 

커먼웰스 펀드는 “일부 기업이 특정 보험사에 낮은 요율을 제공함으로써 경쟁 보험사에 불이익을 주거나 보험사끼리의 가격 경쟁 등의 상황을 만들 것”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몇몇 기업을 시장에서 몰아낼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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