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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의약품, 전 세계 신약 파이프라인 79% 차지… 시장 평정할 치료제는?
희귀의약품, 전 세계 신약 파이프라인 79% 차지… 시장 평정할 치료제는?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4.03.29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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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의약품 분야, 두 자릿수 성장세 지속…2028년 3,458억 달러 전망
바이오의약품·종양학 분야 성장률 높아
글로벌 기업, 희귀의약품 기술도입·기술이전 등으로 시장 장악 도전…사노피·LG화학 등 빅딜 성사
희귀의약품 규제가 낮아지고 인센티브 혜택 등 장점
존슨앤존슨의 ‘다잘렉스’·버텍스 파마슈티컬의 ‘트리카프타’ 가장 높은 성장률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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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개인 맞춤형 정밀 의료가 가능해진 만큼, 부가가치가 높은 혁신적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해 난치병을 치료하고 개별 환자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기술 개발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산업에서 희귀의약품 분야가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해 이어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5년 내 높은 매출 성장세가 기대되는 주요 의약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은 미충족 수요 높은 블루오션... 2028년 3,458억 달러 전망

현재까지 알려진 희귀질환은 약 7,000개로 매년 약 250개의 새로운 희귀질환이 보고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개별 희귀질환 유병 인구는 소수이지만 전체 환자 수는 총 3억 5,000만 명에 이른다.

전 세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및 암 환자 수의 두 배를 뛰어넘는 수치다. 그럼에도 희귀질환 가운데 약 80%는 아직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은 희귀의약품 분야 신약 시장에 도전해 파이프라인을 확장해 왔으며, 의약품 승인에서도 그 비중을 높여가며 점진적인 변화를 이뤄내고 있다. 유전자 조작 기술, AI 기술은 희귀의약품 성장을 더욱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희귀의약품 파이프라인은 전 세계 신약 파이프라인의 79%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FDA가 승인한 합성의약품 신약 중에서 희귀의약품 비중은 2010년 29%에서 최대 59%까지 증가해 2020년 이후 승인 신약의 절반 이상이 희귀의약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은 앞으로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0.8% 증가한 2,068억 달러(387조 2,047억 5,000만 원)를 기록했고, 향후 5년간 연평균 10.8% 증가세로 2028년에는 3,458억 달러(619조 3,924억 5,000만 원)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유형별 매출에서는 케미컬의약품이 58.5%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이어 항체치료제(20.2%), 단백질 및 펩타이드 치료제(10.6%), 백신(4.9%),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2.5%) 순으로 나타났다.

2028년까지 제품 유형별 매출은 바이오의약품이 858억 달러(115조 6,584억 원)에서 1,921억 달러(258조 9,892억 2,000만 원), 케미컬의약품은 1,209억 달러(162조 9,973억 8,000만 원)에서 1,537억 달러(207조 2,183억 4,000만 원)로, 각각 연평균 성장률 17.5%, 4.9%가 예측된다.

치료 유형별 매출에서는 종양학이 47.2%에서 2028년 45.8%로 감소세를 나타내는 반면, 비종양학은 52.8%에서 2028년 54.2%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희귀의약품 분야에서 종양학 분야는 향후 지속해 50%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용 기전에 따라 적응증 확대가 용이하며, 희귀질환 가운데 환자 수가 많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2년 허가된 희귀의약품 21개 품목 중에서 16개 품목이 항 악성 종양제였다”면서 “2028년 전 세계 판매액 기준으로 예상된 상위 10개 희귀의약품 가운데 절반은 종양 치료제에 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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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파마 희귀의약품 기술도입으로 시장 선점 노려... 올해도 '빅딜' 성사

희귀의약품 개발회사를 인수해 기술을 도입하고 기술이전을 하는 등 글로벌 기업과 제약사의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올 초 LG화학은 미국 제약사 리듬파마슈티컬스에 희귀비만증 신약 후보물질 ‘LB54640’을 약 4,000억 원에 기술 이전했다.

이에 앞서 종근당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CKD-510을 약 1조 7,300억 원에 기술 이전했다.

빅파마의 빅딜도 성사됐다. 사노피는 지난 1월 미국 희귀질환 치료제 기업 인히브릭스를 약 22억 달러(한화 약 2조 8,8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사노피는 유전성 희귀질환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AATD)’ 후보물질인 ‘INBRX-101’을 획득했다.

지난해 5월에는 일본 글로벌 제약사 아스텔라스제약이 희귀 안과질환인 황반변성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이베릭바이오를 59억 3,000만 달러(한화 약 7조 9,0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국내외 제약바이오사의 희귀의약품 도전 이유는?

희귀병 치료제는 제약사 입장에서 개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희귀병은 기본적으로 수요자가 적지만 개발비용은 일반 신약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희귀병 치료제의 가격이 천문학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충족 수요가 높은 만큼, 장점도 많다. 약값을 높게 책정할 수 있어 일단 상용화된다면 수익성이 높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외면할 수 없는 메리트다.

전 세계적으로 희귀의약품의 규제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희귀의약품 시장 성장의 주원인이다. 희귀의약품으로 정부 지정을 받으면, 시장 독점권 및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각종 인센티브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희귀의약품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FDA의 ‘희귀의약품 지정제도’에 지정된 의약품은 임상시험 비용의 25% 세액 공제 및 우선·신속 심사가 이뤄진다. 또 신약 허가 심사료 및 연간 관리비를 면제해 준다.

아울러 시판 후 7년간 독점 판매가 보장된다. 유병률이 당초 추정치를 초과해도 독점 판매가 가능하다.

유럽과 일본도 희귀의약품에 대한 세제혜택(국가별 상이)과 심사신청 수수료 면제, 우선심사 제도를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희귀의약품에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 식약처에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으면, 3상 임상 결과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임상 2상만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또 우선·신속 심사 진행 및 가교 자료(한국인 대상 임상 시험 자료) 면제와 더불어 시장독점 4년, 품목허가 유효기간 10년을 부여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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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성장세 전망되는 상위 10개 희귀의약품은?

현재 주요 기업의 파이프라인에서 가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희귀의약품으로는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인 존슨앤존슨의 ‘다잘렉스’와 낭포성 섬유증 치료제인 버텍스 파마슈티컬의 ‘트리카프타’ 등이 꼽힌다.

국가임상지원재단에 따르면 2028년이면 상위 10개 희귀의약품의 전체 매출액이 약 640억 달러(86조 2,848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 중 다잘렉스가 145억 달러(19조 5,489억 원), 트리카프타가 105억 달러(14조 1,561억 원)로 각각 매출 1, 2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의 ‘린파지(난소암 치료제)’· ‘칼퀸스(림프종 치료제)’· ‘울토미리스(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애브비&존슨애존슨의 ‘임브루비카(림프종 치료제)’, 애브비의 ‘벤클렉스타(백혈병 및 림프종 치료제)의 긍정적인 매출 성장세가 점쳐진다.

존슨앤존슨과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전 세계 의약품 매출액의 30% 이상이 희귀의약품에서 발생할 것이고 이 중 대부분은 종양 치료제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 로슈&주가이 제약의 ‘헴브리차(혈우병 치료제)’, ‘에브리스디(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와 아르겐엑스&자이랩의 ‘비브가르트(중증근무력증 치료제)’가 매출 상위 10개 희귀의약품이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국가임상지원재단은 “희귀의약품의 판매량에 따라 각 기업의 글로벌 의약품 전체 매출액 및 수익모델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희귀질환은 아직 미충족 의료수요가 해소되지 않아 연구개발 기회가 많으므로 앞으로도 지속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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