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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텍스, 역사상 최대 규모 M&A 추진∙∙∙알파인 6조 7,300억 원에 인수
버텍스, 역사상 최대 규모 M&A 추진∙∙∙알파인 6조 7,300억 원에 인수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4.04.12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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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텍스, 알파인 주식 주당 9만 원∙∙∙총 6조 7,300억 원 인수 계약 체결
알파인의 IgAN 치료제, 버텍스 파이프라인 추가
윌리엄블레어 애널리스트, “포베타시셉트, 동종업계 내 최고의 치료제”
알파인 CEO, “전 세계 환자의 삶에 의미 있는 변화 기대”
사진=버텍스파마슈티컬스
사진=버텍스파마슈티컬스

[바이오타임즈] 버텍스파마슈티컬스가 면역치료제 사업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미국 <블룸버그(Bloomberg)>는 11일(현지 시각) 알파인이뮨사이언스(Alpine Immune Sciences, 이하 알파인)가 버텍스파마슈티컬스(Vertex Pharmaceuticals, 이하 버텍스)에 매각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버텍스는 알파인을 주당 현금 65달러(약 9만 원), 총 49억 달러(약 6조 7,300억 원)에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 2019년 이후 버텍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거래다. 당시 버텍스는 세마테라퓨틱스(Semma Therapeutics)를 9억 5,000만 달러(약 1조 3,000억 원)에, 뒤이어 엑소닉스테라퓨틱스(Exonics Therapeutics)를 12억 4,500만 달러(약 1조 7,111억 원)에 인수했다. 세마테라퓨틱스는 제1형 당뇨병 치료제를, 엑소닉스테라퓨틱스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로 뒤센근이영양증(DMD)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테크 기업이다. 

이번 인수합병(M&A) 소식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버텍스의 주가는 11일 오후 8시 기준 전일 대비 0.67% 오른 400.23달러(약 55만 원)에, 알파인의 주가는 36.90% 오른 64.60달러(약 8만 9,000원)에 마감됐다. 
 

미국 FDAⓒ게티이미지뱅크
미국 FDAⓒ게티이미지뱅크

◇‘버텍스파마슈티컬스’는? 

버텍스는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제약∙바이오 회사다. 희귀질환으로 꼽히는 낭포성 섬유증(CF)과 유전자 가위 치료제를 주축으로 신장 질환과 제1형 당뇨병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의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앞서 버텍스는 지난해 12월 스위스 바이오 기업 크리스퍼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와 2015년부터 공동으로 개발한 ‘카스게비’(Casgevy)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받으며 세계 최초 유전자 가위 치료제를 탄생시켰다. 

카스게비는 크리스퍼(CRISPR)-카스9(Cas9)이 적용된 유전자 가위 기술로 만들어진 혁신적인 치료제다. 혈액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 질환인 ‘겸상적혈구질환’(Sickle Cell Disease, SCD)과 ‘수혈 의존성 베타 지중해성 빈혈’(Transfusion-dependent beta-Thalassemia, TdT)에 대한 혁신적인 치료제로 꼽힌다. 단 한 번의 치료만으로 유전자 이상 질환이 발현될 때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약∙바이오업계는 물론 희귀질환 환자와 보호사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당시 FDA 측은 “카스게비는 새로운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해 FDA의 승인을 받은 최초의 치료제”라며 “이번 FDA 승인으로 (카스게비는)유전자 치료 분야의 혁신적인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외에도 버텍스는 단백뇨 신장 칠환 치료제 ‘이낙사플린’(Inaxaplin)에 대한 후기 단계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낙사플린은 지난 2022년 FDA로부터 혁신치료제로 지정받았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아포지단백질L1(APLO1) 매개 신장 질환(AMKD) 치료제로 이낙사플린을 프라임(PRIME) 프로그램 적용 대상에 선정하기도 했다. 
 

(사진=알파인이뮨사이언스)

◇버텍스, ‘포베타시셉트’ 파이프라인 추가∙∙∙“희귀질환 의약품 개발 의지↑” 

이번 거래로 버텍스는 알파인의 주요 후보물질인 ‘포베타시셉트’(povetacicept)의 파이프라인을 추가할 전망이다. 포베타시셉트는 면역글로불린A신병증(IgAN) 치료제다. IgAN은 체내에서 항체 면역글로불린A가 과다하게 만들어지면서 신장 내 조직인 사구체(모세혈관이 실타래처럼 뭉친 덩어리, glomerulus)에 들러붙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혈뇨, 단백뇨 등의 증상을 보이며 만성 신부전으로도 진행될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에서 13만여 명이 IgAN을 앓고 있으며 아직 근본적인 원인을 표적으로 삼은 치료법은 없는 상황이다. 

버텍스는 올해 하반기에 IgAN에 대한 최종 단계의 임상 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루푸스(면역체계 이상으로 온몸에 염증이 발생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 Lupus), 혈구감소증 등을 포함한 기타 자가면역 질환에 대한 치료제를 연구∙개발할 예정이다. 

버텍스 레쉬마 케왈라마니(Reshma Kewalramani) 최고경영자(CEO)는 “알파인은 버텍스에 전략적으로 매우 적합한 파트너”라며 “과학적 혁신을 이용해 미충족 수요가 높은 혁신적인 희귀질환 의약품을 개발하고자 하는 의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인 미첼 골드(Mitchell Gold) CEO는 “이번 M&A로 알파인은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며 “전 세계 환자의 삶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기회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투자은행(IB) 윌리엄블레어(William Blair) 마일스 민터(Myles Minter)와 새미 코윈(Sami Corwin) 애널리스트는 “(포베타시셉트는)질병을 완화한다는 데이터를 갖춘 ‘동종업계 내 최고의 치료제’”라고 평가하며 “포베타시셉트가 IgAN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십억 달러의 잠재력을 가진 제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형 제약사가 희귀 질환 치료제에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인 M&A 행보를 보인다. 지난해 6월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Novartis)는 신장 질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치누크테라퓨틱스(Chinook Therapeutics, 이하 치누크)를 35억 달러(약 5조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노바티스는 치누크의 IgAN 치료제 ‘아트라센탄’(Atrasentan)과 ‘지가키바트’(Zigakibart)를 도입했다. 

이보다 앞선 5월에는 미국 아이언우드파마슈티컬스(Ironwood pharmaceticals)가 스위스 벡티브바이오(VectivBio)를 10억 달러(약 13억 원)에 인수하며 희귀 위장관질환(GI) 파이프라인을, 1월 프랑스 제약사 입센(Ipsen)은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 알비레오(Albireo)를 9억 5,200만 달러(약 1조 3,100억 원)에 인수하며 희귀 간 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강화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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