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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대사 기능 크게 개선된 간 오가노이드 개발, 동물대체 시험법으로 활용 가능
약물대사 기능 크게 개선된 간 오가노이드 개발, 동물대체 시험법으로 활용 가능
  • 최진주 기자
  • 승인 2022.06.09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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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로부터 약물대사 기능이 크게 개선된 간 오가노이드 모델 개발
사람의 간 조직에서 직접 분리한 세포와 유사한 독성반응 및 약물대사 과정 재현 확인
신약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해당 기술이 유용하게 활용될 것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우리 몸에서 간(Liver)은 해독작용을 포함하여 생체 내·외부 물질의 대사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하며, 약물에 의한 독성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해 신약 개발 과정에서 후보 약물의 안전성 평가에 가장 중요한 장기이다.

간독성은 투약된 약물이 간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간 기능이 손상을 입는 것으로, 현재는 의약품 개발을 위해 실험동물을 이용하여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과 실험동물 간 약물대사 차이로 실험동물 결과를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사람의 암 세포주, 줄기세포 유래 간세포는 의약품 독성 유발과 관련한 약물대사 기능이 매우 낮아 신뢰성 있는 간독성 평가 결과를 도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간 내배엽 오가노이드 현미경 확대사진(사진=안전성평가연구소)
간 내배엽 오가노이드 현미경 확대사진(사진=안전성평가연구소)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로부터 약물대사 기능이 크게 개선된 간 오가노이드 모델 개발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약물대사 기능이 크게 개선된 간 오가노이드를 개발했다. 안전성평가연구소(KIT)는 충남대학교 김상겸 교수 연구팀과 함께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로부터 약물대사 기능이 크게 개선된 ‘간 독성 평가용 오가노이드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IT 주요 사업 독성 평가용 ‘차세대 오가노이드 개발 과제’와 과기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의 연구 결과이며, 국제학술지 ‘Biomaterials’에 2022년 5월에 게재됐다.

오가노이드(Organoid)란 생체 외 장기모사체로 줄기세포를 3차원 배양해 만들어지며, 신약 개발 임상 과정에서 실험모델로 활용된다. 오가노이드는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오가노이드와 성체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오가노이드로 구분된다. 현재 간, 위, 장, 폐, 망막, 뇌, 뇌하수체, 내이, 신장 오가노이드는 배아줄기세포로부터 만들어지고 간, 장, 췌장, 신장, 전립선, 자궁, 고한, 유선 오가노이드는 성체줄기세포로부터 만들어진다.

오가노이드는 생체 내와 생체 외 특성을 모두 가진 실험모델로 신약 개발 임상 과정의 초기 단계인 질환 모델링부터 표적발굴 및 표적의 유효성 평가, 유효물질검색, 선도물질 발굴을 위한 유형성 및 독성 평가까지 전임상에 활용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 모델은 생체 내 장기와 유사한 특성을 가져 독성 평가모델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인간 장기의 모든 생리학적 기능을 시험관 내에서 재현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오가노이드는 아직 세포주를 활용한 실험을 대체하거나 동물실험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연구팀이 새롭게 개발한 오가노이드는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에서 증식 및 계대배양이 가능한 ‘간 내배엽 오가노이드’를 제작하고, 이를 다시 ‘간 오가노이드’로 분화를 유도하는 2 단계 분화 기술이다.

새롭게 개발한 오가노이드는 단계별로 배양액에 포함되는 핵심 성장인자를 최적화한 뒤 약물의 대사 작용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CYP450(Cytochrome P450) 효소의 기능을 대폭 증진시켰다. 또한 CYP450 효소의 구성요소지만 세포배양에서 공급이 제한되는 철 이온을 오가노이드 배양액에 첨가함으로써 효소의 CYP450 기능을 향상시켰다.

이렇게 개발된 오가노이드 모델은 간독성 약물과 임상 의약품을 대상으로 한 약물 평가에서 사람의 간 조직에서 직접 분리한 세포와 유사한 독성반응 및 약물대사 과정을 재현하는 것을 확인했다.
 

간 오가노이드 현미경 확대 사진(사진=안전성평가연구소)
간 오가노이드 현미경 확대 사진(사진=안전성평가연구소)

◇신약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해당 기술이 유용하게 활용될 것

해당 간 오가노이드 배양 기술은 기존에 비해 제작 및 배양 방법이 간단하며, 장기간 배양 대량증식과 동결 및 해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한 해당 기술을 이용하여 간 유전질환 중 하나인 윌슨병(Wilson’s disease)을 오가노이드 모델로 재현함으로써 독성 평가뿐만 아니라 약물 탐색을 위한 질병 모델링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윌슨병은 소량의 구리가 인체 내에서 비타민만큼 필수적이지만, 구리 대사의 이상으로 구리가 담즙을 통해 배설되지 못하고 간세포 내 축적되어 세포 손상을 일으켜 간경화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해당 연구로 개발된 간 오가노이드 모델은 기존 간 독성 평가에 활용된 간암 세포주나 줄기세포 유래 간세포 모델보다 약물대사 기능이 크게 개선되었으며, 사람의 간과 유사한 약물대사 및 부작용을 재현함으로써 동물대체시험법으로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KIT 예측독성연구본부 박한진 본부장은 “신약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해당 기술이 유용하게 활용되어 신약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위해 KIT는 간 오가노이드 제작 기술을 개발했으며, 충남대학교 김상겸 교수 연구팀은 간 오가노이드 약물대사의 기능성 검증과 임상 의약품에 대한 약물대사 특성 등을 분석했다.

향후 연구팀은 간 오가노이드 모델 개발 기술을 토대로 오가노이드 제작 및 배양 기술을 표준화하여 이를 토대로 상용화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오가노이드는 신약 개발 전임상의 모든 단계에서 기존 모델을 대체,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모델로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세도 무섭다. 오가노이드의 세계시장은 현재 약 1조 원 규모이고, 2027년에 약 4조 원 규모로 성장이 전망된다.

[바이오타임즈=최진주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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