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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간 5억 마리 동물을 살린다면?” 에드믹바이오, 3D 장기칩 개발
[인터뷰] “연간 5억 마리 동물을 살린다면?” 에드믹바이오, 3D 장기칩 개발
  • 최진주 기자
  • 승인 2022.02.24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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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에 대한 소비자 인식 증가∙∙∙오가노이드∙장기칩 등 대체재 주목
에드믹바이오, 3D 바이오프린팅∙생체유리 바이오잉크∙미세유체기술 등 보유
“3D 장기칩, 인체와 가장 가까워”∙∙∙환자 맞춤형 약물 처방도 기대
에드믹바이오 하동헌 대표(사진=에드믹바이오)
에드믹바이오 하동헌 대표(사진=에드믹바이오)

[바이오타임즈] ‘‌생체체외모델’은 인체의 장기∙조직의 기능과 특성을 유사하게 구현해 신약이나 화장품 개발 과정에서 성능과 부작용을 테스트하는 플랫폼이다. 

오가노이드(Organoid)와 장기칩(Organ-on-a-chip)이 대표적인 생체체외모델로 꼽힌다. ‘오가노이드’는 장기의 기능을 하는 세포집합체로 고도의 바이오 기술이 녹아 있는 체외모델(in vitro model)이며, 장기칩은 미세유체 기술을 기반으로 장기의 유동을 모사하면서 다중실험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무엇보다 오가노이드와 장기칩 모두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최근 동물보호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지면서 화장품과 식품 등 관련 업계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방법을 연구 중이다. 

특히 제약업계의 경우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제품이나 의약품이 인체에 어느 정도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지를 확인하기 위해 전임상 단계의 동물실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동물실험에 연간 5억 마리 이상의 동물이 희생된다는 점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동물실험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에드믹바이오는 3D 장기칩 개발 기술 상용화와 함께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대체할 물질을 개발하는 장기칩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하동헌 대표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에드믹바이오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 참석해 소형 3D 장기칩을 선보였다(사진=에드믹바이오)
에드믹바이오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 참석해 소형 3D 장기칩을 선보였다(사진=에드믹바이오)

◇에드믹바이오의 3D 장기칩은?

에드믹바이오는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 연구실에서 스핀오프한 스타트업이다.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실제 장기의 기능을 체외에서 모사하여 신약개발과 환자맞춤형 약물 처방이 가능한 3D 장기 칩을 개발하고 있다.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동물 대상의 전임상 시험과 이후 인간 대상의 임상시험을 거치며 후보 물질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해야 하는데, 전임상 단계의 동물실험이 인체와 다른 환경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확도가 낮다는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전임상 시험을 통과한 신약 후보 물질 중 약 8%만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로 인한 제약사의 시간, 인력 및 금전적 낭비가 크다.

에드믹바이오는 3D 장기 칩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장기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는 손톱 크기의 소형 3D 장기 칩을 제작하여, 인체 내 장기와 유사한 환경에서 신약 후보 물질의 효능과 안전성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에드믹바이오는 3D 바이오프린팅 기술, 바이오잉크 기술, 미세 유체 기술 등에 대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3D 장기 칩(사진=에드믹바이오)
3D 장기 칩(사진=에드믹바이오)

특히, 에드믹바이오는 신약 개발 과정에 필수적인 간독성 평가를 위한 간 칩, 그리고 모든 장기에 포함되어있는 혈관조직을 구현한 혈관 칩을 먼저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암 환자의 암세포를 통해 환자에게 투여할 약물 후보군을 미리 테스트하여 가장 효과적인 약물을 선별할 수 있는 환자맞춤형 약물 처방 플랫폼으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 참석해 소형 3D 장기칩을 선보였고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현재 간, 혈관, 장기칩 출시 이후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며 암칩과 관련된 연구개발로 병원에 보급할 계획이다. 

하 대표는 “장기칩은 인체와 가장 가까워 후보물질에 대한 효과나 독성을 확인할 수 있다”며 “암칩은 환자마다 다른 세포를 채취해 만들었는데 이를 통해 환자 맞춤형 약물을 처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자료=마켓앤마켓, 장기칩 마켓(Organ on an chip Market) 2017 재가공

◇장기칩 시장, 지속해서 성장할 것

신약개발 시장은 동물실험 대신 약물 효과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대안을 찾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칩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할 것이라는 게 하 대표의 관측이다. 

한국재료연구원과 소재혁신선도본부가 2020년 발간한 ‘생체체외모델 자립화 핵심기술’에 따르면 3D 장기칩 시장은 2017년 기준 간칩 시장이 300만 달러(약 36억 원) 규모로 2022년까지 연평균 43.5%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각에서는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하 대표는 현재 동물실험이 가진 문제점을 크게 두 가지로 언급했다. 

먼저 대부분 동물실험은 인체와 다른 환경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정확도가 낮다는 것이다. 하 대표는 “지금까지 동물실험에서 통과된 약이 실제로 효과가 있었던 경우는 8% 이하”라고 말했다. 

또 윤리적 문제로 동물실험에 대한 규제나 금지하는 국가가 느는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2018년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2019년 네바다주와 일리노이주가 동물실험을 금지했다. 또 2035년부터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원칙적으로 동물실험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 대표는 “동물실험이 본격적으로 금지되면 제약사는 물론 신약개발과 관련된 실험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오가노이드나 장기칩과 같은 대체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환자맞춤형 약물처방 시장은 고령화 사회가 될수록 수요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무엇보다 의학계에서 장기칩은 굉장한 잠재성을 가진다고 판단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동물실험을 대체할 방법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에드믹바이오의 독자적인 장기 칩 기술은 ESG의 성격도 지니고 있어 주목받는다. 미국 환경보호청(EPA)는 2035년부터 포유류 동물에 대한 실험을 금지하겠다고 지난 2019년 전격 선언한 바 있어 에드믹바이오의 3D 장기 칩과 같은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바이오타임즈=최진주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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