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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와 연골 동시 재생 가능, 퇴행성 관절염 치료에 희망되나
뼈와 연골 동시 재생 가능, 퇴행성 관절염 치료에 희망되나
  • 정민아 기자
  • 승인 2021.11.30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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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구상체의 자가조립으로 ‘뼈와 연골’ 동시 재생 가능
손상 부위 이식 연구, 약물 유효성 및 독성 평가에 쓰일 수 있는 오가노이드 개발 가능
줄기세포 기반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및 조직공학 치료제 개발에 활용 가능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퇴행성관절염 등과 같은 골-연골 환자 수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약 400만 명 이상이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으며, ‘2019년 골절을 동반한 골다공증 환자 수’를 조사한 결과 총환자 수는 58,374명으로 이 중 50대~80대 이상의 환자 비율이 약 9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뼈는 칼슘 기반의 미네랄로 구성되어 물리적 강도가 높고 신체를 지탱하는 구실을 하고, 연골은 글리코사미노글리칸으로 구성된 유연한 물성을 가지는 결합조직으로 뼈 사이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구실을 한다. 골-연골 질환은 운동능력을 상실 시켜 합병증을 야기하거나 많은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

기존 치료법들은 물리적, 생물학적, 구조적으로 서로 다른 특성이 있는 골-연골 조직을 동시에 재생이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어려워 경도가 약한 뼈가 형성되거나 유연하지 못한 연골이 형성되는 비정형 조직 형성의 문제점이 있었다.

특히, 조직공학과 재생의료 기반의 연구를 통해 줄기세포의 증식, 분화 등을 조절하고 손상된 조직에 맞는 세포를 이식하여 높은 치료 효과를 유도하는 기술들이 개발됐다. 그러나 골-연골의 복잡한 생리적 미세환경을 공학적으로 구현하여 인체 내에 이식된 세포들이 골과 연골 조직으로 동시에 재생되도록 제어하는 것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고, 이식된 세포들의 높은 생존율을 유지하는 기술 역시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 구성체의 자가조립으로 단단한 뼈와 유연한 연골을 동시에 재생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골, 연골 분화유도인자가 고정화된 나노섬유와 줄기세포 자가조립을 통한 골, 연골 세포구상체 제작(사진=신흥수 한양대학교 교수)
골, 연골 분화유도인자가 고정화된 나노섬유와 줄기세포 자가조립을 통한 골, 연골 세포구상체 제작(사진=신흥수 한양대학교 교수)

◇골과 연골로 스스로 분화될 수 있는 인공조직 제작, 실제 조직과 유사한 수준으로 재생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신흥수 한양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골과 연골로 자발적으로 분화될 수 있는 인공조직을 만들고, 이를 실제 조직과 유사한 수준으로 재생시킬 수 있음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11월 21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의 온라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실제 골-연골의 세포들은 3차원 미세환경 내에서 세포-세포 혹은 세포-세포외기질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가조립을 이루고, 각각 골 또는 연골 조직으로 분화해 정상적인 이중 층 구조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조직공학적으로 모사하고자 했다.

이에 골, 연골 특이적 세포외기질을 모사하기 위해 전기방사기법(Elcetrospinning)을 통해 제조된 생분해성 나노섬유에 골, 연골 분화 유도 인자를 고정해 줄기세포와 함께 응집시킨 3차원 세포 구상체를 형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줄기세포 구상체들이 세포의 자가조립 및 자가 조직화 현상에 의해 강하게 접합되어 골-연골 이중 층 구조체를 형성시킨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이중층 내에 존재하는 줄기세포들이 각각 골, 연골 세포로 분화하고 있음을 체외 배양을 통해 증명했으며, 21일에 걸친 장기배양에도 줄기세포 구조체는 본래 골, 연골세포 성질을 특이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나아가 이렇게 만들어진 구조체를 활차구 골-연골 조직이 없는 토끼모델에 이식한 결과, 골 재생이 대조군 대비 2배 이상으로 나타나는 한편, 국제 연골 재생평가 기준의 2.5배에 달하는 성숙한 연골이 됐다.
 

골-연골 조직 결손 동물모델에 골-연골 이중층모사 구조체 이식 후 평가에서 다량의 골 조직이 형성되고, 실제 연골과 비슷한 구조의 연골 층이 재생된 것을 확인했다(사진=신흥수 한양대학교 교수)
골-연골 조직 결손 동물모델에 골-연골 이중층모사 구조체 이식 후 평가에서 다량의 골 조직이 형성되고, 실제 연골과 비슷한 구조의 연골 층이 재생된 것을 확인했다(사진=신흥수 한양대학교 교수)

◇손상 부위 이식 연구, 약물 유효성 및 독성 평가에 쓰일 수 있는 오가노이드 개발 가능

연구팀이 개발한 해당 기술을 응용하여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 가능한 줄기세포 구상체를 제작할 수 있으며, 이러한 줄기세포 구상체들은 레고 블록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면서 자가조립 및 자가 조직화를 통하여 인체 내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진 조직이나 두 개 이상의 서로 다른 조직이 연결된 인공장기를 제조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흥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줄기세포 구상체의 분화를 특이적으로 제어하고 자가조립을 통해 실제 골-연골 조직과 유사한 구조체를 구현한 것”이라면서 “손상 부위 이식 연구는 물론 약물 유효성 및 독성 평가에 쓰일 수 있는 오가노이드 개발에도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이 기술은 인공적으로 3차원 세포 집합체를 만들어 실제 조직 혹은 장기 유사체로서 활용하는 ‘오가노이드 기술’로 이용될 수 있다. 이는 다양한 조직 결손을 가진 환자에 직접 이식하는 세포치료뿐 아니라 체외에서 진행할 수 있는 유전 질환 모델링, 개인 맞춤형 의약품, 약물 효능평가 등 다양한 방면에 활용될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당 기술을 응용해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 가능한 줄기세포 구상체를 제작할 수 있으며, 이러한 줄기세포 구상체들은 레고 블록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면서 자가조립 및 자가 조직화를 통해 인체 내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진 조직이나 두 개 이상의 서로 다른 조직이 연결된 인공장기를 제조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인공 3차원 조직 내에서 혈관을 형성하고 주변 조직과의 빠른 생착을 유도하거나 면역반응 개선 등의 연구와 임상 시험을 통해 차세대 경 조직용 임플란트, 줄기세포 기반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및 조직공학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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