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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신약 ‘애듀헬름’, 결국 치료 대상 대폭 축소
알츠하이머 신약 ‘애듀헬름’, 결국 치료 대상 대폭 축소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07.09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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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초기·경증 환자만 치료 대상으로 제한
심각한 중증환자에 대한 충분한 연구는 이뤄지지 않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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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세계 최초로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승인받은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애듀헬름(Aduhelm)’(성분명 아두카누맙)이 승인 1개월 만에 치료 대상이 축소된다.

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FDA는 애듀헬름 100mg/mL 주사제의 사용을 설명하는 라벨을 변경, 치료대상을 축소했다.

당초 FDA는 지난 6월 7일(현지 시간) 애듀헬름의 승인 당시, 별다른 제한 없이 광범위한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번 라벨 업데이트를 통해 ‘경증 인지 장애 또는 경도 치매가 있는 환자에게 사용해야 한다’라고 명시했다. 의료진과 환자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치료대상에 관한 혼란을 없애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또한 새롭게 업데이트된 라벨에는 알츠하이머 초기나 말기에 치료 개시에 관한 안전성이나 효과 데이터는 연구되지 않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실 애듀헬름의 승인은 세계 최초의 치매 치료제라는 의미에도 불구하고 논란의 대상이 됐다. 앞서 지난해 FDA 자문위는 최종적으로 애듀헬름의 승인 반대를 권고했었다. 자문위원회는 2개의 임상 3상 ENGAGE와 EMERGE가 상반된 결과를 보였으며, 그나마 유효성을 입증한 EMERGE 결과만으로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애듀헬름은 이러한 논란으로 심사가 3개월 연장되었다. FDA는 자문위의 반대에도 전례 없이 조건부 승인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임상 4상에서 아두카누맙의 가치를 입증하지 못하면 승인이 취소될 수도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미국 시장에 약이 판매되기 시작하면 감시를 지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예견된 대로 애듀헬름의 치료 대상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결국 FDA는 “연구된 것보다 질병 초기 또는 후기 단계에서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에 대한 안전성 또는 유효성 데이터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애듀헬름의 비싼 약값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환자당 연간 5만 6,000달러(약 6,400만 원)나 되는 높은 약값은 미국 메디케어 재정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임상 및 경제 검토 연구소(ICER)는 애듀헬름의 임상적 효과의 불확실성으로 초기 환자에 대해 연간 약값은 3,000~8,400달러가 적당하다고 밝혔다.

지난달 애듀헬름 사용 승인에 관해 “최근 미국 역사상 최악의 신약 승인”이라고 반발하며 사퇴했던 하버드 연구원 애론 케셀하임은 이번 처방지침 수정에 대해 “환영할 만한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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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듀헬름은 어떤 약인가?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과 일본 제약사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신약 ‘애듀헬름’은 아밀로이드의 축적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치매를 치료한다.

지금까지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들은 일시적 증상 완화나 진행 속도만을 소폭 지연시키는 정도였으나, 이 약은 알츠하이머 증상을 단순히 완화하는 것이 아닌 질병 원인에 대한 치료제로 승인됐다.

전 세계의 알츠하이머 환자는 약 5,000만 명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내 환자 수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미국 알츠하이머 협회는 2020년 통계자료에서 미국 노인 인구 3명 중 1명이 알츠하이머병이나 관련 질환으로 사망에 이르고 있으며, 사회적 비용이 1,000조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또한 미국 내 환자 수가 2050년에는 지금의 2배가 넘는 1,300만 명에 육박하게 된다.

알츠하이머는 베타-아밀로이드(Aβ) 반점(plaque)과 타우(Tau) 신경 섬유 엉킴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며, 발병 원인은 뇌 속 아밀로이드, 콜린성 뉴런, 수상돌기 뉴런, 미토콘드리아, 대사 이상, 그 외에 산화 스트레스와 신경염증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결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다양한 장애 요인으로 인하여 근본적인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실정이다.

애듀헬름은 임상시험에서 경도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제거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플라크의 감소가 일상생활의 실제 개선과 얼마나 관련이 있을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중증 환자에 대한 충분한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애듀헬름은 임상 4상에서 가치를 입증하지 못하면 승인이 취소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다. 확증 임상시험을 위해 주어진 시간은 9년이다. 바이오젠은 9년보다 빨리 결과를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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