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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B형 혈우병 치료제 ‘베크베즈’ 美 FDA 승인 획득∙∙∙ 유전자치료제 시장 진출
화이자, B형 혈우병 치료제 ‘베크베즈’ 美 FDA 승인 획득∙∙∙ 유전자치료제 시장 진출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4.04.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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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크베즈, B형 혈우병 치료제∙∙∙단 한 번 주사로 혈액응고인자 스스로 생산
B형 혈우병 환자 ABR, 71%↓
의료계, “3분의 1 이상 유전자 치료법 시도할 것”

[바이오타임즈] 화이자의 첫 번째 유전자치료제가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화이자는 유망 의학분야로 여겨지는 유전자치료제 시장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한 단계 도약하게 됐다. 

이번 유전자 치료제 개발 소식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화이자의 주가는 26일 오후 8시 기준 전일 대비 0.55% 오른 25.44달러(약 3만 5,000원)에 마감됐다. 이날 <블룸버그>는 2030년까지 베크베즈의 연간 매출이 4억 달러(약 5,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사진=화이자
사진=화이자

◇B형 혈우병 치료제∙∙∙연간 출혈률 크게 줄여 

미국 <블룸버그(Bloomberg)>는 27일(현지 시각) 식품의약국(FDA)이 유전자 치료제 ‘베크베즈’(Beqvez)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캐나다 보건부(Health Canada)는 지난 1월 개방표지, 단일그룹 임상 3상 ‘BENEGENE-2 시험’에서 도출된 결과를 근거로 B형 혈우병 치료제로 베크베즈를 최초로 승인한 바 있다. 

베크베즈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Pfizer)가 개발한 B형 혈우병(Hemophilia B) 치료제다. 화이자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유전자 치료제이기도 하다. 

‘혈우병’(Hemophilia)은 X 염색체에 있는 유전자의 선천성∙유전성 돌연변이로 혈액 안에 피를 굳게 하는 물질인 응고인자가 부족하면 생기는 출혈성 질환이다. 부족한 응고인자의 종류에 따라 A형 혈우병과 B형 혈우병 등 두 종류로 나뉜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혈우병은 1만 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며 A형 혈우병이 전체의 80%를, B형 혈우병이 나머지 20%를 차지한다. A형과 B형 혈우병 모두 증상은 같다. 하지만 A형 혈우병은 제8응고인자(Factor VIII), B형 혈우병은 제9응고인자(Factor IX) 부족 정도에 따라 증강의 심각한 정도가 결정된다. 

이번 FDA의 승인을 받은 베크베즈는 B형 혈우병을 유발하는 돌연변이 유전자의 정확한 사본을 삽입해 질병을 특정하는 위험한 출혈을 예방하도록 설계됐다. 즉, 단 한 번의 주입으로 결핍된 혈액응고인자를 스스로 생산하는 획기적인 방식의 일회성 유전자 치료제다. 이를 통해 환자가 1년간 예상되는 연간 출혈률(ABR)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화이자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주요 임상연구를 보면 베크베즈를 사용한 B형 혈우병 환자의 ABR은 표준 치료제를 사용한 환자보다 71%까지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FDAⓒ게티이미지뱅크
미국 FDAⓒ게티이미지뱅크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 여전히 논란∙∙∙수요성도 고려해야 

그동안 국내∙외 제약∙바이오업계는 유전자 치료제의 잠재성을 보고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에 힘써 왔다. 하지만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이유로 숱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화이자 역시 베크베즈 가격을 350만 달러(약 46억 원)에 청구했다. 이는 지금까지 가장 비싼 약으로 알려진 B형 혈우병 치료제인 ‘헴제닉스’(Hemgenix)와 같은 가격이다. 

헴제닉스는 네덜란드 제약∙바이오기업 유니큐어(UniQure)가 개발한 최초의 B형 혈우병 치료제로 2022년 미국 FDA가, 이듬해 캐다나 공중보건청(PHAC)의 승인을 받았다. 유럽의약품청(EMA)과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은 조건부 승인을 마친 상태다. 

유전자 치료제는 높은 초기 비용에도 잠재적인 치료 효과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보험사, 특히 미국 내 빈곤층을 위한 건강보험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Medicaid)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컸던 것도 사실이다. 

또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미온적이라는 게 의료계의 시각이다. 앞서 지난 2021년 호주 CSL베링(CSL Behring)은 유니케어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헴제닉스 상용화를 위한 글로벌 권리를 획득했다. 하지만 헴제닉스를 적용할 환자를 찾는 데만 6개월여가 걸린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바이오마린파마슈티컬(BioMarin Pharmaceutical)의 A형 혈우병 치료제인 ‘록타비안’(Roctavian) 역시 시판 후 첫 19개월 동안 단 한 명의 환자를 치료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록타비안의 가격은 290만 달러(약 40억 원)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베크베즈 투여, 간단한 치료법∙∙∙해당 치료법에 환자 만족” 

일각에서는 베크베즈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싼 편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세인트 주드 어린이병원(St. Jude Children’s Research Hospital) 소아종양 전문의 엘리스 뉴펠드(Ellis Neufeld) 교수는 “혈액 응고를 촉진하는 제9응고인자를 매달 두 번 주사하는 게 전통적인 B형 혈우병 치료법”이라면서 “(이와 달리)베즈베크 투여는 병원에 방문해 주사만 맞으면 될 만큼 매우 간단한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방식은)성인 환자 기준 연간 약 75만 달러(약 10억 3,400만 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며 “환자가 해당 치료법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Children’s Hospital of Philadelphia) 혈액전문의 린지 조지(Lindsey George) 교수는 “하나의 좋은 유전자 치료제는 반복 투여가 필요한 다른 어떤 치료제와도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하며 “결국 B형 혈우병 환자의 약 3분의 1이 유전자 치료를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화이자는 B형 혈우병 치료제 외에도 희귀질환 치료제로 A형 혈우병과 뒤시엔느 근위축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에 대한 유전자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블룸버그>는 두 희귀질환 치료제가 각각 후기 개발 단계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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