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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생검, 암 진단 미래 바꿀 기술로 주목
액체생검, 암 진단 미래 바꿀 기술로 주목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4.04.11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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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진단에서 동반진단까지...액체생검 기반 암 체외진단 '주목'
액체생검 AI 진단기업 가시적 성과... 글로벌 진출 본격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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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암 조기진단과 정밀치료가 주목받으면서 암 체외 진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액체생검 기술력을 확보한 국내 기업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 액체생검 시장 규모 2032년 24조억 원 전망돼...신속한 맞춤형 암 치료에 적용 기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세계 암 진단 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까지 1,623억 달러(약 22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6.16%에 달한다.

암 진단 기술은 직접 종양을 떼어내 암을 진단하는 '조직검사'에서 혈액이나 체액, 소변 등을 통해 진단하는 '액체생검' 기술이 발전하면서 고효율∙경제성∙간편성 등을 만족하며 진단 접근성이 좋아지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액체생검 시장 규모가 지난 2022년 47억 달러(약 6조 원)에서 2032년 182억 달러(약 24조 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관련 시장의 지속 확대 전망에 국내 진단기업도 차별화된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액체생검 기반의 암 진단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액체생검이 암 진단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액체생검은 혈액, 타액(침), 소변 등에 존재하는 핵산 조각을 분석해 암과 같은 질병의 진행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기술이다. 암 유전자 조각을 찾아내 분석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직접 종양을 떼어내는 조직검사 대비 빠르고 간편하며, 환자의 생체 조직이 없는 경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암 환자의 조직 추출은 항암제 내성이 생긴 이후에는 점차 어려워진다.

첫 조직검사 시 대개 90% 이상의 확률로 조직 추출이 가능하지만, 항암제 내성 환자에게 재조직 검사를 시행할 때 점차 그 확률이 떨어진다.

환자의 조직을 직접 떼어내는 조직생검과는 다르게 액체생검은 혈액에서 순환 종양성 DNA(ctDNA), 순환종양세포(CTCs), 엑소좀 등을 분리해 내부의 핵산 정보를 분석하는 비침습성 특징을 가지고 있다.

2015년 MIT는 10대 미래 유망기술 중 하나로 액체생검을 선정한 바 있다. 미국은 이미 암 진단의 10%는 액체생검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생명공학정책 연구센터의 2020 바이오 미래유망기술에 포함됐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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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발 현황은?...80% 이상의 암 진단 민감도 확인

현재 혈액 기반 암 조기 진단 분야에서는 그레일, 가던트 헬스, 이그젝트 사이언시스 등의 기업이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는 싸이토젠, 젠큐릭스, GC지놈, 이엠비디엑스, EDGC, HLB파나진 등의 기업이 액체생검 암 진단을 주도한다.

싸이토젠은 액체생검을 활용해 순환종양세포(CTC)를 손상 없이 검출해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암 진단에 있어 CTC 기반의 액체생검 플랫폼은 기존 조직생검 대비 정확도가 높으며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회사는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MD 앤더슨 등 세계 5대 암병원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지난 2월에는 연간 방문자 20만 명 이상인 시더스 사이나이 병원과 물질이전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일본 국립암센터(NCC) 및 항암 신약 개발 기업인 다이이찌산쿄와 협업 중으로 연내 일본 진출도 추진할 예정이다. 향후 CTC분석뿐만 아니라 액체생검 플랫폼 판매도 추진할 방침으로, 올해 매출 성장 목표를 최대 5배로 잡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GC지놈은 지난해 9월 AI 기반 액체생검 진단 플랫폼인 ‘아이캔서치’를 출시하고, 이달 초 요르단 1개 사, 사우디아라비아 3개 사, 오만 1개 사와 아시아 지역의 파키스탄 1개 사 등 총 6곳에 진단 유전체 분석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아이캔서치는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혈관 속을 떠다니는 세포유리 DNA(cfDNA) 중 순환 종양 DNA(ctDNA)를 추출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으로 암 존재 가능성을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

암세포에서 유래된 cfDNA는 세포에서 혈액으로 방출된 DNA로 자가유래 세포의 특징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아이캔서치가 진단할 수 있는 암종은 폐암, 간암, 대장암, 담도암, 식도암, 난소암 등 총 6가지 암종으로, 1기 암 진단 민감도가 81.1%에 달한다.

AI 기반 액체생검 유전자 검사법을 개발하는 EDGC는 대장암과 폐암 조기암 검진에서 액체생검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액체생검 기반 플랫폼 ‘온코캐치’는 혈액에 떠돌아다니는 세포유리 DNA(cfDNA)에서 ctDNA를 추출한다. 이후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암 발생과 관련된 후생유전학적 변화를 측정하며 극초기에 암 진단이 가능하다.

암 환자 191명과 일반인 126명을 대상으로 각 암종 예측 모델을 평가한 결과, 대장암에서 민감도는 78.1%, 폐암 진단의 민감도는 66.3%로 확인됐다. 회사는 지난해 미국 기업 지디엑스랩을 인수하며 액체생검 기술 수출에도 나섰으며, 북미 시장을 공략해 글로벌 입지를 넓힐 계획이다. 

디지털PCR 암 분자진단 전문기업 젠큐릭스의 액체생검 기술도 주목받는다. 젠큐릭스는 예후진단, 동반진단, 조기진단 등 암 전 주기에 걸쳐 필요한 진단 사업을 모두 커버하고 있다.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콜로이디엑스’는 혈액 내 대장암 특이적인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고민감도의 디지털 PCR로 대장암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법이다.

암 특이적인 돌연변이를 디지털 PCR로 검출해 암 환자에서 표적치료제 대상 환자를 매우 높은 민감도로 선별하는 동반진단 검사인 '드롭플렉스' 제품은 8개가 유럽 CE-IVD 인증을 획득했으며, 튀르키예에서도 6종이 판매 허가를 받았다.

연내 미국 FDA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진스웰BCT'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개발된 유방암 예후진단 검사로, 현재 49개의 병원에서 진단할 수 있다. 실손보험 적용이 가능해 환자들의 부담이 낮은 것도 특징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반의 액체생검 기술을 상용화한 이엠비디엑스는 현재 8개 암종에 대한 스크리닝이 가능하며 향후 20개 암종으로 확대를 진행 중이다.

서울 하나로의료재단 등에서 일반인과 고위험군 대상으로 시작된 서비스는 국내 모든 병원과 건강검진센터로 서비스 기관을 확대하기 위한 영업 및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암세포는 증식 과정에서 순환종양 DNA(ctDNA. circulating tumor DNA)를 방출하는데, 아이엠비디엑스는 혈액 속 ctDNA를 이용해 암유전자를 찾아내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주력 제품인 진행성 암의 예후/예측 진단 플랫폼 '알파리퀴드®100'은 118개의 암 관련 유전자를 탐지하는 종합 프로파일링 제품이다.

서울대병원, 삼성의료원, 국립암센터 등 국내 34개 기관 검진센터에 공급하며 실제 암 진단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암 수술 후 0.001%의 미세 잔존암을 탐지하는 '캔서디텍트'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재발 모니터링 제품으로 최대 500개의 모니터링 변이를 추적 관찰하여 암 재발 여부를 예측해 조기에 맞춤의료가 가능하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캔서파인드'는 다중 암 조기진단 플랫폼으로 정상인을 대상으로 암을 조기진단 하는 제품 특성상 유전자분석 정밀도를 극대화해 특이도를 96%까지, 민감도를 86%까지 끌어올린 제품이다.

HLB파나진은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문샷’ 멤버로 참여하는 등 미국 시장 진출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공 DNA 펩타이드 핵산(PNA) 대량생산 원천 기술을 보유한 HLB파나진은 올해부터 분자 진단 제품으로 브라질 등 남미 지역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폐암 분자 진단 신제품 2종에 대한 수출 허가 취득도 완료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전체 분석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액체생검이 암의 조기 발견 및 치료 분야에서 획기적인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GC지놈, 아이엠비디엑스, 이원다이애그노믹스 등이 보유한 플랫폼이 80% 이상의 암 진단 민감도를 나타냈지만, 아직 일부 암종에만 적용이 가능하고 100%에 근접하는 정확도를 보여주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액체생검이 암의 조기 진단과 예측 측면에서 이미 유용한 도구로의 활용 가능성을 타진했고, 여러 기업이 암 진단 시장에 도전하는 만큼, 향후 조직검사를 완벽히 대체할 액체생검 기술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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