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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굿인텔리전스, “조합 최적화 기술이 신약 개발의 게임체인저 될 것”
[인터뷰] 굿인텔리전스, “조합 최적화 기술이 신약 개발의 게임체인저 될 것”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2.02.09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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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와 인공지능 활용, 신약후보물질을 도출하는 인공지능 전문 바이오 벤처
대표이사 이주영 박사, 고등과학원 교수로서 독자적인 조합 최적화 기술 개발
신약 재창출과 타깃 단백질에 대한 약물 개발 플랫폼 개발 후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
하나의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답을 제시, 게임체인저 될 수 있는 이유
이주영 굿인텔리전스 대표(사진=굿인텔리전스)
이주영 (주)굿인텔리전스 대표(사진=굿인텔리전스)

[바이오타임즈] 4차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AI) 기술과 제약·바이오 분야와의 접목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2014년까지만 해도 제약산업에서 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언급조차 되지 않았지만, 2022년 현재 신약 개발에 AI를 적용하려는 회사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AI는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혁신적 후보물질을 도출해 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을 제약산업에 접목한 대표적인 분야가 약물 재창출인데, 해외에서는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하여 빅파마들이 중소 AI 기업과 협업을 도모해가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최근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약후보물질을 도출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면서 관련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기업 중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신약후보물질을 도출하는 인공지능 전문 바이오 벤처 ‘(주)굿인텔리전스(대표 이주영)’는 자사가 지닌 세계 최고의 조합 최적화 기술(이하 CSA 기술)이 신약 개발에 있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자부한다.

굿인텔리전스 대표이사 이주영 박사는 고등과학원 교수로서, 독자적인 조합 최적화 기술을 이용하여 세계단백질구조예측대회(CASP)에 출전해 2회 연속 우승(2014년, 2016년)을 한 바 있으며, 세계인공지능바둑대회에서 2위(2017)에 입상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회사 창립 직전 자체 보유한 인공지능 수준을 공인된 세계대회에서 확인하기도 했다.

2019년 설립된 굿인텔리전스는 아직 우리에게 잘 알려진 기업은 아니지만, 핵심 기술인 CSA 기술은 신약 개발뿐만 아니라 Floor 디자인, 반도체 칩 디자인, 스텔스 비행기 표면 디자인과 같은 메타 표면(Meta-surface) 디자인, 경영 최적화, 물류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의 난제 해결에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계 최고의 조합 최적화 기술을 개발한 굿인텔리전스의 이주영 대표로부터 회사가 보유한 조합 최적화 기술은 무엇이며, 어떻게 신약 개발에 적용될 수 있는지 들어보았다.
 

(사진=굿인텔리전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신약후보물질을 도출하는 인공지능 전문 바이오 벤처 ‘굿인텔리전스’는 자사가 지닌 세계 최고의 조합 최적화 기술(이하 CSA 기술)이 신약 개발에 있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자부한다(사진=굿인텔리전스)

◇굿인텔리전스가 어떤 회사인지 소개해달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문제의 난이도, 즉 조합이 가능한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조합 최적화라는 난제에 있어 해결책을 효율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기업이다.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광역최적화 기술(CSA)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 활용하면, 여러 분야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어 낼 수 있다. 이 기술에 대한 검증은 이미 회사 창립 전, 세계단백질구조예측대회(CASP)에서 세계 최고의 성과를 얻었고(2014, 2016), 세계인공지능바둑대회에서는 최단기간, 최소인원으로 2위(2017)를 달성하면서 마친 바 있다. 현재는 신약 재창출과 타깃 단백질에 대한 약물 개발 플랫폼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물리학자로서, 또한 고등과학원 교수로서 회사를 창업한 이유는 무엇인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문제해결 기술을 실생활에 적용하면, 인류가 당면한 여러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사람들이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생활을 하는 데에 산업적으로 도움을 주는 한편, 투자자와 기업 종사자에게 충분한 보상과 더불어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싶어 창업을 결심했다.

그렇게 해서 2019년 굿인텔리전스를 설립하게 됐고, 학문적으로 완성된 광역최적화 기술을 여러 산업에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이다. 고등과학원에서 인공지능과 단백질 구조예측 분야를 연구해 온 허승룡 박사가 연구소장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KAIST 박사 출신의 윤동영 박사가 신약 재창출 및 반도체 디자인 플랫폼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는 우선 신약 재창출과 타깃 단백질에 대한 약물 개발 플랫폼을 개발한 후 Floor 디자인, 반도체 칩 디자인, 스텔스 비행기 표면 디자인과 같은 메타표면(Meta-surface) 디자인, 도시 설계, 경영 최적화, 물류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의 난제 해결에 우리가 확보한 고유 기술을 적용하려 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가장 고도화된 문제해결이 필요할 때 해결책을 제공하는 글로벌 고부가가치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고등과학원의 제 1호 계산과학부 교수로서 그동안 해온 연구의 내용은?

물리학자로서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방법과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방식의 연구 활동을 해왔다. 2000년도에 고등과학원에 부임한 이후 직접 고안한 광역최적화 방법인 CSA를 여러 난제에 적용하는 연구를 해왔는데, 특별히 단백질 구조예측 문제를 조합 최적화 문제로 변환하여 해결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세계단백질구조예측대회(CASP)에서 신약개발과 가장 관련 있는 Template-Based Modelling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으며, 이 과정에서 여러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방법을 연구하고 개발했다. 또한,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 이후로는 딥마인드의 알파고·알파고 제로 논문에 근거해서 바둑 인공지능 ‘바두기’를 개발했다. 2019년 굿인텔리전스 창업 이후로는 바둑 인공지능 ‘바두기’를 이용한 바둑 훈련 프로그램의 사업화 등을 완성했고, 신약개발, 특히 신약 재창출 분야에 CSA를 적용하는 연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신약 개발의 성공은 막대한 이윤으로 이어지는 고부가가치의 산업이기 때문에 새롭게 도전하게 됐다.
 

(사진=굿인텔리전스)
(사진=굿인텔리전스)

◇회사의 핵심 기술인 CSA 기술은 어떻게 개발하게 됐으며, 특징과 적용 가능한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CSA 기술은 주어진 함수의 최대 값을 구하는 탐색 방법이다. 예를 들어 효과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를 찾는 것이 목적이라면 서울 근처에서 찾기 시작하면 관악산이 가장 높게 탐색된다. 인근에는 더 높은 산이 없기 때문인데, 이렇게 되면 한라산이나 백두산 심지어는 히말라야 산봉우리를 찾아가기 어렵다. 즉, 근처에 높은 산을 찾는 것에만 집중하면 더 넓은 범위에서의 탐색이 어려워지게 되는데, CSA 기술은 최적의 답을 찾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최대한 다양한 답을 많이 찾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물론 이 방식을 통해 최적의 답도 부산물로 얻어지게 된다. CSA 기술의 적용 가능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모든 문제가 조합 최적화 문제인 것은 아니지만, 여러 과학 및 공학 분야에 다양한 조합 최적화 문제가 있다. 굿인텔리전스는 신약 재창출 분야뿐 아니라 반도체 칩 디자인, 도시설계 및 교통 흐름 디자인 등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회사의 사업 영역 중 바둑 인공지능과 신약 개발은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 두 개가 모두 어떻게 가능한가

지금까지 CSA를 적용하여 크게 성과를 거둔 단백질 구조예측 문제와 신물질 디자인(Materials Design) 문제도 서로 전혀 다른 영역의 문제이다. 전자는 생명과학/생물/화학 문제이고 후자는 물리/재료 분야의 문제이다. 하지만, 내 관점에서 보면 이 서로 다른 두 문제에 공통으로 조합 최적화적인 요소가 들어 있다. 레빈탈역설(Levinthal Paradox)에 의하면 1개의 아미노산에 3가지 모양이 가능하다고 가정할 때, 100개의 아미노산으로 된 작은 단백질이 가질 수 있는 모양은 무려 3^100가지 즉, 10^41개 이상이 가능하다. 단백질 구조예측 문제는 이렇게 수많은 모양 중에 하나를 찾아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풀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실리콘 격자로 이루어진 수많은 결정 모양 중에서 특정한 성질을 지닌 실리콘 격자 모양을 찾는 것도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즉 조합의 가짓수가 너무 많아서 이를 일일이 확인하면서 문제를 푸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두 문제 모두 풀기 어려운 조합 최적화 문제이지만, 이를 CSA로 풀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바둑 인공지능 개발 문제도 수많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 최적화 문제로 볼 수 있으며, 신약 개발, 특히 우리가 구상하고 있는 신약 재창출 연구에서도 여러 질병과 단백질, 그리고 약물의 관계를 분류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를 조합 최적화 문제로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보면 주어진 문제를 우리가 보유한 세계 최고의 조합 최적화 기술인 CSA를 적용하여 풀 수 있는 문제로 변환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그 해결책의 결과로부터 원래 문제를 푸는 것이 우리만의 문제해결 방법이라 볼 수 있다.

◇단백질 구조예측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단백질 구조예측은 어떤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에 관한 정보를 주면, 이로부터 이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것이다. 게놈 프로젝트 이후로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의 정보를 얻는 것은 쉬운 방면, 단백질의 구조를 얻는 작업은 많은 시간과 경비가 들어가는 어려운 작업이 됐다. 모든 질병에는 타깃이 되는 단백질이 있고, 이 타깃 단백질의 구조가 완전히 밝혀지는 시점이 각 질병이 정복되는 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타깃 단백질의 구조로부터 그 단백질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소분자를 찾는 방식의 약 개발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굿인텔리전스 사무실 모습(사진=굿인텔리전스)
굿인텔리전스 사무실 모습(사진=굿인텔리전스)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에 도전하는 회사들이 많다. 굿인텔리전스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이며, 차별점은 무엇인가

앞에서 언급한 대로 조합 최적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 자체는 굿인텔리전스의 기술이 현재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 관건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우리가 잘 풀 수 있는 조합 최적화 문제로 변환하여 이를 CSA 기술로 해결하고, 이렇게 얻어진 답이 원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도록 문제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본다. 또한, 우리 기술의 장점은 하나의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답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 이러한 장점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타깃으로 삼고 있는 신약 개발 분야가 있나. 또한 개발단계의 플랫폼 ‘repoGItion’은 어느 정도 진행됐는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사회,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받고 있다. 물리학자의 관점에서 질병, 약물, 단백질, 세포 존재론, 임상기관의 오픈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약물 재창출로 코로나19뿐만 아니라 희귀 질환, 난치병, 신생 질환에 대한 치료제를 찾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됐다. 신약 재창출 플랫폼 ‘repoGItion’의 개발은 완성 단계에 들어가 있다. 코로나19에 적용해 그 결과를 회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바 있다. 또한 약 100여 개의 질병에 적용하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

◇연구에 매진해오다 실제 창업을 하고, 회사 경영을 하면서 겪은 어려움은 없었나

어느 스타트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창업 초기 인력을 구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지금은 고등과학원에서부터 같이 일했던 허승룡 소장이 연구소에 합류하고, 직원 채용 시 맡게 될 업무 성격 등을 명확히 하면서 적극적인 과제별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운영 자금이나 연구비 조달은 세계 대회 등에서의 성과를 기반으로 엔젤 투자를 받아 해결했다. 올해 초에 추가로 브릿지 투자를 마무리한 후에 2023년 초에 시리즈A/B를 계획하고 있다.

◇굿인텔리전스가 이루고 싶은 2022년 목표와 최종 비전은 무엇인가

2019년 창업 후 지금까지 다행히도 프로젝트의 성과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핵심 프로젝트인 ‘repoGItion’ 플랫폼의 3단계 모듈이 각각 완성됐고, 바이오베터 단백질 디자인 프로젝트인 GI-0001의 1차 디자인 후 단백질 생산 및 생산된 단백질의 특성 측정을 마쳤으며, 2차 디자인된 단백질의 생산도 주문한 상태다. 또한, 초기 단계이지만 반도체 칩 디자인 및 도시 계획 디자인 등의 연구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세계 최초로 직접 반도체 특성을 지닌 실리콘 구조를 디자인해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특허 제 10-1703039호: 초격자 구조의 실리콘 결정 및 이를 포함하는 소자)

2022년에는 국내 대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우선 국내에서 굿인텔리전스의 존재를 알리고, 최종적으로는 구글 등과 같은 세계적인 회사와 대등한 위치에서 협업 및 경쟁을 하고자 한다. 회사가 가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난제를 해결하는 형태로 여러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며, 이를 통해 함께 회사를 일궈준 임직원과 믿고 투자해준 투자자에게 큰 수익을 제공하는 것이 굿인텔리전스의 최종 비전이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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