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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치료, “알파시누클레인과 미토콘드리아 상호작용 이해에 달렸다”
파킨슨병 치료, “알파시누클레인과 미토콘드리아 상호작용 이해에 달렸다”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2.01.05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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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I 이영호 박사 연구팀·최동국 건국대 교수 연구팀, 파킨슨병의 예방․치료전략 체계화
알파시누클레인과 미토콘드리아의 상호작용 기전을 체계적으로 분석
알파시누클레인,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장애는 물론 기능 유지도 도와
신경변성질환의 이해와 새로운 파킨슨병 치료법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역할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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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전 세계 약 1,000만 명이 앓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도 모르고, 근본적 치료제도 없는 병, 바로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PD)이다.

파킨슨병은 뇌의 흑질 부위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되어 도파민 부족으로 인해 느린 동작, 떨림, 강직 및 보행 장애 등의 운동 증상과 인지기능 저하, 정신과적 증상 등의 비운동 증상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인구 10만 명당 파킨슨병 유병률은 27.8명이다. 1만 명 가운데 2~3명꼴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60세 이후 발병률은 10만 명당 166명으로 6배 가까이 치솟는다.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으로 꼽히며 매년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성 질환들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파킨슨병도 반드시 극복해야 할 질병이 되었다. 퇴행성 신경질환 중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발병률이 높은 파킨슨병 치료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까지의 파킨슨병 치료제는 대부분 운동 증상만 조절할 수 있으며, 실제로 신경세포의 퇴행을 늦추거나 멈추게 할 수 있는 치료제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현재 파킨슨병 표준치료제로 사용되는 ‘레보도파’는 증상 완화 효과는 우수하지만, 병 진행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파킨슨병은 뇌와 흑질 부위에서 만들어지는 도파민이라 불리는 신경전달 물질이 결핍되어 발생하는 질병이다. 도파민이 뇌혈관 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도파민 생성을 위해서는 레보도파를 사용해 뇌혈관 장벽을 통과하고 뇌에서 뉴런이 도파민으로 전환한다. 다만 레보도파는 처방 후 6년 이상이 지나면 약 75%의 환자에서 이상운동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현재 파킨슨병의 근본적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5조 원이 넘는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 대부분을 레보도파 관련 약물이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작용기전을 가진 신약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의 발병기전 규명 및 치료제 개발의 최신 연구 동향과 성과를 집대성함에 따라, 난치성 질환인 파킨슨병 극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알파시누클레인 응집체에 의한 뉴런에서의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 및 세포사멸 모식도(사진=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알파시누클레인 응집체에 의한 뉴런에서의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 및 세포사멸 모식도(사진=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KBSI 이영호 박사 연구팀·최동국 건국대 교수 연구팀, 파킨슨병의 예방․치료전략 체계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하 KBSI)은 바이오융합연구부 이영호 박사 연구팀과 건국대학교(이하 건국대) 생명공학과 최동국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파킨슨병의 발병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파킨슨병의 예방․치료를 위한 전략과 방법을 체계화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논문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으며, 약학 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British Journal of Pharmacology誌 2022년 1월호[논문명: Targeting α-synuclein aggregation and its role in mitochondrial dysfunction in Parkinson’s disease, IF: 8.739, JCR 상위 4.18%, 이영호(공동교신저자), 건국대 최동국(공동교신저자)]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파킨슨병의 원인으로 주목해온 알파시누클레인의 응집 현상과 세포 내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장애와 관련된 다양한 기전을 밝힌 최신 연구 결과를 총망라해 정리했다.

이 연구성과는 파킨슨병을 극복할 수 있는 치료제 후보군과 개발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파킨슨병의 정확한 원인 진단 및 관련 분야 연구에 다양하게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알파시누클레인(α-synuclein)은 140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뤄진 천연 변성 단백질로 생리학적 조건에서 특정한 구조를 갖지 않으나 생체막에 결합을 하면 헬릭스 구조를 갖게 되며, 시간 및 환경변화에 따라 올리고머나 아밀로이드 피브릴과 같은 응집체를 형성하여 파킨슨병, 치매 등 다양한 퇴행성 질환을 유발한다.

즉, 알파시누클레인은 정상일 때는 응집에 저항한다. 하지만 돌연변이 등 특정한 조건 아래에서 응집하며, 이는 신경독소로 작용하면서 다양한 경로로 파킨슨병의 진행에 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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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시누클레인,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장애는 물론 기능 유지도 도와

이번 논문은 뇌세포 사이에 신경전달을 돕는 단백질인 알파시누클레인의 이상 증상으로 인해 올리고머(단백질 응집체의 한 종류)와 같은 독성을 가진 단백질 응집체를 형성하고, 이러한 응집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장애는 물론, 뇌 신경세포의 사멸을 초래함으로써 파킨슨병을 일으킨다는 점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알파시누클레인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장애는 물론, 오히려 기능 유지를 돕는 기전도 있음을 다루고 있다. 알파시누클레인을 표적으로 하여 미토콘드리아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후보 및 임상시험 물질은 물론, 이러한 물질이 파킨슨병을 조절하는 기전과 원리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제시했다.

KBSI 이영호 박사는 “이번 논문은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 중인 알파시누클레인과 미토콘드리아에 기반한 파킨슨병 연구의 방대한 성과를 집대성한 것으로, 관련 연구자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었으면 한다”라며, “알파시누클레인과 미토콘드리아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가 파킨슨병, 나아가 치매를 극복하는 효과적인 아이디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건국대 최동국 교수는 “노인성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신경변성질환은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의 응집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라며, “본 연구는 알파시누클레인과 미토콘드리아의 상호작용 기전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신경변성질환의 이해와 새로운 파킨슨병 치료법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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