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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디지털 신호 기법으로 도파민 농도 측정, 파킨슨병 조기 진단 기대
세계 최초 디지털 신호 기법으로 도파민 농도 측정, 파킨슨병 조기 진단 기대
  • 박세아 기자
  • 승인 2021.11.17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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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연-버지니아 공대 연구팀, 나노구조 기반 디지털 신호 기법으로 도파민 검출 기술 개발
실제 사람의 뇌척수액 등의 임상 시료에 바로 적용 가능
파킨슨병, 간질 등 뇌 신경 관련 질환 조기 진단 및 치료에 사용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도파민(Dopamine)은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로서, 뇌 신경세포의 흥분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에게는 보통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으며, 성취감이나 에너지, 내적 동기, 주의력, 운동 기능 조절 등을 활성화한다.

도파민은 다양한 뇌 활동 및 생리학적 상황과 관련돼 중요할 뿐만 아니라 대사활동 및 면역체계를 조절하는 면역조절과도 관련되어 있다.

뇌에 도파민이 너무 과도하거나 부족하면 ADHD, 조현병, 치매, 우울장애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퇴행성 뇌 질환의 하나인 파킨슨병은 중뇌의 흑질에서 생성되는 도파민이 소실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반면 뇌에서 도파민 분비량이 과도해지면 충동을 조절하는 뇌의 전두엽을 계속 자극해 자신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알코올·쇼핑·니코틴 등 다양한 중독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도파민의 수치 변화 확인은 다양한 뇌 신경 관련 질환의 진단뿐만 아니라 조현병·조울병 등 정신증 치료에서도 필요하다.

일반적인 의학 진료나 혈액검사를 통해서는 도파민이 얼마나 저하되어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없다. 과거에는 미세 투석법, 전류법, 고속 스캔 순환 전압전류법 등을 이용해 뇌 신경전달물질을 측정해 왔으나, 뇌 신경 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도파민의 수치 변화를 측정하려면 1 pM(피코몰, 1조 분의 1몰) 수준까지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센서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개발된 기술 중 하나인 전기 화학 센서는 고감도로 신속하게 검출할 수 있지만, 측정원리 상 전위가 비슷한 물질들은 구분이 어렵기에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갖는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 간질 등 뇌 신경 관련 질환과 관련된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농도를 정량적으로 검출해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첨부2] KRISS 소재융합측정연구소 유은아 책임연구원이 도파민 농도 분석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
KRISS 소재융합측정연구소 유은아 책임연구원이 도파민 농도 분석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표준연-버지니아 공대 연구팀, 나노구조 기반 디지털 신호 기법으로 도파민 검출 기술 개발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박현민) 소재융합측정연구소 유은아 책임연구원은 미국 버지니아 공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초고감도로 도파민을 정확하고 정량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디지털 표면증강 라만 분광(SERS) 센싱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는 세계 최초로 제시한 새로운 형태의 나노 구조 기반 디지털 센싱 플랫폼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정밀의료기술 초융합 상용화지원 플랫폼 구축 사업과 KRISS 주요 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성과는 나노분야의 세계적 전문학술지인 나노스케일(Nanoscale, IF: 7.790)에 11월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표면증강 라만 분광(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SERS)은 금이나 은과 같은 플라즈모닉 금속 표면 위에 붙은 분자들의 증폭된 라만 산란 효과를 이용해서 분자 검출 혹은 특성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번 기술은 도파민 검출 여부를 나노구조에 기반을 둔 디지털 신호 기법으로 하나씩 세는 방법을 적용했다. 기존 전체 측정 신호를 합산하여 분석하는 기술보다 훨씬 더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앞으로 뇌 신경 관련 질환의 조기 진단 및 치료를 위한 모니터링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RISS 연구팀이 공동개발한 디지털 표면증강라만분광(SERS) 센싱 플랫폼(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1) 왼쪽 이미지: 저비용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나노갭이 수직으로 적층된 3차원 나노구조 어레이(3D nanolaminated plasmonic crystals, NLPC) 2) 가운데 이미지: 3차원 나노구조 어레이(NLPC)에 도파민이 붙었을 때 이를 선택적으로 인식하는 금 나노입자가 Hotspot을 만들면서 강한 SERS 신호를 방출하게 됨3) 오른쪽 이미지: 도파민이 붙은 센서기판을 라만 측정해서 얻은 SERS mapping 결과(상단)를 디지털 신호 분석을 하게 되면 on/off 두 가지 상태의 mapping 분석결과(가운데)를 얻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농도에 따른 ‘on’ 개수를 카운트하면 극저농도에서도 정량성을 보이는 결과(하단)를 얻게됨
KRISS 연구팀이 공동개발한 디지털 표면증강라만분광(SERS) 센싱 플랫폼(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1)왼쪽 이미지: 저비용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나노갭이 수직으로 적층된 3차원 나노구조 어레이(3D nanolaminated plasmonic crystals, NLPC) (2)가운데 이미지: 3차원 나노구조 어레이(NLPC)에 도파민이 붙었을 때 이를 선택적으로 인식하는 금 나노입자가 Hotspot을 만들면서 강한 SERS 신호를 방출하게 됨 (3)오른쪽 이미지: 도파민이 붙은 센서기판을 라만 측정해서 얻은 SERS mapping 결과(상단)를 디지털 신호 분석을 하게 되면 on/off 두 가지 상태의 mapping 분석결과(가운데)를 얻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농도에 따른 ‘on’ 개수를 카운트하면 극저농도에서도 정량성을 보이는 결과(하단)를 얻게 됨

◇파킨슨병, 간질 등 뇌 신경 관련 질환 조기 진단 및 치료에 사용 기대

이번 연구성과는 버지니아 공대에서 KRISS에 3차원 나노구조 어레이를 제공했으며, KRISS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실제 검출이 가능할 수 있는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탐색하고 표면개질 가능한 인식 요소 및 검출 신호를 낼 수 있는 전략을 제안했다. 이후 미국 연구진과 이메일, 전화 미팅, 화상 미팅 등을 통해 실제 구현 가능한 실험조건을 시행착오를 통해 찾아가면서 3년 넘는 기간의 개발 노력 끝에 최종 성과를 얻게 됐다.

KRISS와 버지니아 공대 공동연구팀은 3차원 나노구조 층과 검출 대상인 도파민을 선택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분자로 개질된 금 나노입자를 이용해, 도파민이 붙게 되면 강한 라마 분광(SERS) 신호를 낼 수 있는 핫스팟(Hotspot) 구조를 만들었다.

핫스팟은 금이나 은과 같은 플라즈모닉 금속이 서로 매우 가깝게 있을 때(보통 수 나노미터 이내) 생기는 매우 강한 전자기장 영역으로, 핫스팟 안에 분자가 있을 때 매우 강한 SERS 신호를 얻을 수 있다.

나노구조 금 표면 위에 도파민이 붙은 곳을 인식하는 금 나노입자로 인해 핫스팟에서 발생한 강한 SERS 신호가 나오는 곳을 ‘on’으로 없는 곳을 ‘off’로 세는 디지털 신호 분석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정확한 검출이 어려웠던 1 pM까지 초고감도·선택성·정량성을 확보하며 도파민을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KRISS 소재융합측정연구소 유은아 책임연구원은 “이번 기술은 실제 사람의 뇌척수액 등의 임상 시료에 바로 적용할 수 있어 응용성이 크다”라며, “향후 알츠하이머, 코로나19 바이러스 등과 같은 질병 및 감염병 관련 물질을 극 저농도에서 고신뢰도로 정량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유사 뇌척수액에서 해당 센싱 플랫폼을 개발하여 유효성을 확인한 연구로, 실제 임상 시료(사람의 뇌척수액)에 적용할 수 있는 센싱 기술이다. 또한, 이 기본 원리를 이용하여 다양한 질병 관련 바이오마커를 정량 검출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바이오타임즈=박세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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