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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용 코로나19 치료제, 세계 최초 한국서 나올까
동물용 코로나19 치료제, 세계 최초 한국서 나올까
  • 박세아 기자
  • 승인 2021.04.21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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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사람에게 감염 전파한 사례 없지만, 영국 변이서 가능성 발견
동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저장고 될 수 있어...백신과 치료제 필요성 대두
씨앤팜, 코로나 중증 환자 치료용으로 개발 중인 치료제를 바이러스성 동물 전염병 범용치료제로 확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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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에 감염된 동물들이 증가하면서 동물용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는 동물과 사람이 모두 걸릴 수 있는 인수 공통감염병이다. WHO 기원조사팀은 박쥐에서 유래된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떤 동물 숙주를 거쳐 인간에게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낸 바 있다.

하지만 인간과 동물은 면역 체계가 달라 바이러스가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 도약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영국 등 19개국에서 발생한 동물의 코로나19 감염은 모두 135건이다.

개·고양이·호랑이·밍크 등 6종의 동물에서 감염이 확인됐는데, ‘인간→반려동물’ 감염 사례는 있었지만, ‘반려동물→인간’ 전파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월 처음으로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됐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와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관련 반려동물 관리지침’을 발표하고, 코로나19 확진자에 노출된 사실이 있고, 의심 증상을 보이는 반려동물(개, 고양이)은 시·도 동물위생시험소를 통해 검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진 동물은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비롯해 밍크, 호랑이, 사자, 퓨마, 고릴라까지 확대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치료제는 없는 실정이다. 개와 고양이는 대부분 코로나19 확진자 가정에서 발생했고, 호랑이와 사자, 퓨마, 고릴라 등은 코로나19에 걸린 동물원 직원이나 사육사와의 접촉으로 감염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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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이 사람에게 감염 전파한 사례 없지만, 영국 변이서 가능성 발견

아직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한 사례는 보고된 바는 없지만, 최근 영국 코로나19 변이가 반려견에서 비롯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이슈가 되었다. 만일 이 연구 결과가 사실로 입증되면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들도 백신을 맞아야 집단면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세포생물학연구소 첸루오난 교수의 영국발 변이(B117) 기원 연구팀은 그간 세계 각국 감염 샘플을 모아 조사했지만, 영국발 변이의 발자취를 추적하는 데 실패했다. 그러다 동물까지 조사 범위를 높이자, 개의 초기 감염 사례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초기 변이주는 개에서 발현했고, 급속한 변이를 거쳐 인간에게까지 퍼졌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영국발 변이주에는 이전에 인간 감염에서 거의 볼 수 없던 9개의 변이가 포함돼 있다”며 근거를 들었다. 또한 개가 아니라면 밍크나 고양이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 이번 연구결과는 동료 검증을 거치지는 않았다. 하얼빈 수의학연구소의 큐리안동(Qu Liandong) 바이러스학 교수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더욱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개와 같은 반려동물이 숙주로 밝혀지면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동물에서 사람으로의 전파 의심 사례는 또 있다. 네덜란드, 덴마크를 중심으로 모피 산업을 위해 밍크를 대량 사육하는 밍크 농장에서는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해 수많은 밍크가 살처분됐다.

이 가운데에서 밍크 간 코로나19 전파뿐만 아니라, 밍크에서 사람으로의 전파 의심 사례도 나왔다. 덴마크 밍크 농장에서는 사람 접촉으로 감염된 밍크가 다시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한 경우가 발견되기도 했으며, 밍크에게서 감염된 사람 12명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보고도 있다.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는 아직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반려동물은 주로 사람으로부터 감염되고 임상 증상이 있는 경우에도 매우 약하고 제한적인 증상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농무부(USDA) 역시 공중보건 관점에서 반려동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아직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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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용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필요성 대두...씨앤팜, 세계 최초 동물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그러나 동물용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은 지속해서 대두되고 있다. 동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저장고가 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진화해 결국 인간에게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세계 각 기업도 동물용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섰다. 러시아 연방 동식물위생감독국(Rosselkhoznadzor)은 연방동물건강보호센터가 개발한 동물용 코로나19 백신 ‘카르니백(Carnivac-Cov)’을 3월 말 세계 최초로 승인하고 양산에 들어갔다. 해당 동물 백신의 임상 결과, 항체 생성 효과는 100%, 추정 면역 보호 기간은 6개월로 나타났다.

미국의 다국적 동물용의약품 회사 조에티스(Zoetis)도 동물용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한편 국내 바이오기업인 씨앤팜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감염 동물치료제 개발에 도전한다. 현대바이오는 대주주인 씨앤팜이 코로나19 중증환자용으로 개발한 니클로사마이드 기반 주사제 ‘Poly-COV01’을 코로나19 감염동물을 비롯한 동물들의 항바이러스 범용치료제로 쓸 수 있도록 용도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씨앤팜은 적용 대상 동물 질병으로 코로나19,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돼지인플루엔자(SF) 등 이른바 RNA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4대 병종(病種)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현대바이오는 바이러스 종류별로 Poly-COV01의 투여량을 조절하면 바이러스 활성을 100% 억제하는 혈중유효농도인 ‘IC100’을 맞춤형 수준까지 최적화할 수 있어 범용성 동물치료제에 도전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RNA 바이러스성 질병을 치료하려면 혈액 속에서 IC100을 유지하는 약물농도가 장시간 유지돼야 하지만 바이러스별로 IC100 약물농도는 서로 다르다. 하지만 Poly-COV01은 전달체를 이용해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약물의 농도와 투여량을 조절할 수 있어 각종 RNA 바이러스성 질병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성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씨앤팜은 동물실험 결과를 토대로 먼저 코로나19 감염 동물치료제를 내놓기 위한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방침이다.

씨앤팜은 Poly-COV01을 코로나19를 비롯해 아직 치료제가 없는 구제역, AI, SF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유효성·독성 평가 등 여러 후속실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들 질병의 경우 예방용 백신이 있지만 치료제는 없는 상태라 가축의 집단감염 시 대부분 살처분과 매장 처리되는 실정이어서 치료제가 나오면 그 경제적 효과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씨앤팜 관계자는 “현재 구제역이나 AI 등 가축의 RNA 바이러스성 질병은 치료제가 거의 없는 가운데 전염력이 워낙 강해 감염 발생 시 대규모 살처분이 유일한 대응책”이라며 “이들 질병에 효능이 뛰어난 치료제가 개발되면 이런 경제·산업적 피해를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동물의 생명권도 한 차원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박세아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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